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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Aug 30. 2018

아프리카 지척기(10)

잠비아 편  빅토리아 폭포


■  아프리카 地跖記(10)     


잠에서 깨어나니 푸른 하늘이 열려있는데 짐바브웨 아침기온은 제법 쌀쌀하다. 아프리카 동남부 6월말 기후는 아침은 가을, 오후 초여름, 저녁은 초겨울로 모기는 보이지 않고 새벽녘에는 추워서 잠이 깰 정도이다. 이틀간 머물렀던 짐바브웨 Kingdom 호텔에서의 짐을 꾸린 뒤 국경 넘어 [잠비아] 편 빅토리아 폭포 오전투어에 나선다.


Kingdom  Hotel

잠비아로 가는 중형버스는 짐칸이 부족해 컨테이너를 매달아 운행하고 있다. [짐바브웨]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하니 쓰레기통 위에 원숭이가 올라앉아 있는데 곳곳에 야생동물들이 눈에 띈다. [09:00]경 국경검문소를 통과해 바로 [잠비아]에 위치한 폭포로 들어서면서 19℃의 편한 날씨로 하루를 시작한다.



□  잠비아 편 빅토리아 폭포 (Victoria Falls)


빅토리아 폭포 국립공원에 들어서니 현지가이드가 폭포모형 앞에서 [잠비아]에 위치한 폭포관람을 위한 상세한 설명을 해준다. [짐바브웨]쪽 빅토리아 폭포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1.7km를 한 방향으로 걸어가며 5곳의 뷰 포인트를 감상하지만, [잠비아]쪽 빅토리아 폭포는 총 4개 코스를 둘러보며 폭포의 근원지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한다.


[짐바브웨]에서 바라보는 빅토리아 폭포에서는 500∼600m의 강폭을 이루며 거센 물보라를 뿜어대는 메인폴(Main Falls; 낙폭 103m)이 가장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잠비아] 방면의 빅토리아 폭포에서는 레인보폴(Rainbow Falls)이 분당 수억ℓ 강물을 99m 아래로 떨어뜨리고 있다.



[잠비아] 빅토리아 폭포의 4개 뷰(view) 코스는 ①폭포 위쪽 잠베지 강과 무지개를 볼 수 있는 Upstream 폭포 맞은편에서 폭포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 Danger Point  여러 방면에서 흘러오는 물들이 한데 뒤섞이는 Boiling Pot  ④사진촬영 하기에 멋진 경치가 좋은 Photo Graphic Trail 있다.


빅토리아는 나이아가라와 이과수처럼 두 나라에서 폭포를 접할 수 있는데, 빅토리아 폭포는 특히 우기와 건기의 수량차이가 많다. 따라서 건기인 8~12월 중 [잠비아]쪽은 10월에 수량이 가장 적어 여행을 피하는 것이 좋고, 우기에는 물살이 너무 빠르고 낙차가 크기 때문에 폭포상류를 둘러보려면 헬기를 이용하면 된다.



빅토리아 폭포는 1904년 철도가 개통되면서 짐바브웨 쪽에 역이 설치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잠비아는 폭포주변을 동물보호구역으로 설정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는 빅토리아 폭포를 자연유산으로 지정했는데 빅토리아 폭포 중 한곳을 선택하라면 [잠비아] 방면의 빅토리아 폭포를 추천해 본다.  


[잠비아] 편 폭포는 우거진 숲길 산책부터 시작하는데 얼마동안은 고즈넉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10여분을 지나면 첫 번째 코스 산책로(Upstream)가 나타나며 물안개에 쌍무지개가 만발해 있어 걸음을 멈추고 부지런히 일곱 빛깔 무지개를 담아 넣는다. 강의 거센 물줄기는 폭포에 이르러 거대한 용트림을 일으키며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푸른 하늘아래 굉음과 함께 수직으로 낙하하는 거대한 폭포는 태양 빛을 받은 물보라가 선명하게 펼쳐진 무지개와 함께 필설(筆舌)로 형용할 수 없는 장관(壯觀)을 이루고 있다. 잠베지 강물은 잠비아 북서쪽에서 발원해 빅토리아 폭포를 거쳐 [잠비아], [짐바브웨], [나미비아]와 국경을 이루며 인도양으로 흘러들어 간다.



아프리카에서 네 번째로 긴 잠베지 강(Zambezi River)은 “위대한 강”에 의미로 [잠비아]의 이름은 잠베지 강에서 유래됐다 한다. 빅토리아 폭포는 [짐바브웨]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잠비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그 매력을 달리하며 빼어난 풍광으로 세계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리빙스턴 동상]에 이르니 다시 현지가이드 설명이 이어진다. 먼 옛날부터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엄청난 굉음을 내며 두터운 물보라를 뿜어대는 이 폭포를 “천둥치는 연기”라는 의미에 모시 오아 툰야(Mosi-Oa-Tunya)라 불렀다. 하지만 19세기 리빙스턴에 의해 발견된 빅토리아 폭포를 포함해 대다수의 아프리카 역사는 유럽에 의해 쓰여 진 것이라 한다.



폭포로 향하는 좁은 산책로가 끝날 때쯤 천둥치는 빅토리아 폭포가 나타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장엄한 폭포는 물보라의 엄청난 물줄기뿐 만 아니라 원시림에 가까운 숲과 바위 모두가 태초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폭포주변으로 흩어지는 물보라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위대함에 대한 경이로움이 절로 느껴진다.



2번째 코스(Danger Point)를 향해 다리를 건너는데 폭포수 물보라가 소나기 쏟아지듯 퍼붓는다. 나이프 에지 브리지(Knife Edge Bridge)라 불리는 다리는 가장 가까이에서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6월까지는 엄청난 물보라 파편이 쏟아져 물안개로 인해 보이는 건 없지만 사나운 폭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Knife Edge  Bridge

폭포의 굉음과 함께 무지막지하게 내리꽂는 폭포 물보라가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협곡을 경계로 왼쪽은 [짐바브웨], 오른쪽이 [잠비아]이다. 튀어 오르는 물벼락이 협곡에 가득 차 폭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리위로 튀어 오르는 물보라가 폭우처럼 변해 결국 카메라를 우비 안에 숨기고 우비 단추를 눌러 채웠다.


폭포는 차치해 두고 물보라의 물입자만 보면 그냥 샤워기 아래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 물보라 때문에 사방이 온통 뿌옇게 돼버린 폭포이지만 군데군데 뷰 포인트마다 촬영을 멈출 수 없었다. 렌즈를 닦아가며 셔터를 눌러대는데, 커다란 물방울이 밑에서 위로 솟구치고 그 물방울이 햇볕에 감싸여 반짝이는 자연현상은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물벼락을 맞으며 걷는 산책로는 바위이끼로 미끄럽기에 조심해해야 한다. Danger Point 를 바라보며 놀라운 자연의 신비에 할 말을 잃고 사나운 물보라에 온몸을 맡긴 채 웅장하고 경이로운 [빅토리아 폭포]에 빠져든다. 어느덧 멀리 빅토리아 브리지(Victoria Bridge)가 보이는데 다리아래 선명한 무지개가 곱다란 자태를 뽐내고 있다.


Victoria  Bridge

100m 아래로 떨어지며 튀어 오른 물보라가 [빅토리아 브리지]까지 날아와 무지개를 피운다. [잠비아] 령(領) 폭포의 푸른 숲 협곡 곳곳에는 물안개가 펼쳐져있는데, [빅토리아 브리지]의 조화로운 풍경이 더해져 탄성을 자아낸다. 이어 드넓게 펼쳐진 잠베지 강물들이 뒤섞여 쏟아지는 3번째 코스(Boiling Pot)를 둘러본다.



마지막 코스(Photo Graphic Trail)에서 멋진 사진을 한 컷 남긴 뒤 1시간 반가량 오전 여정을 끝내고 귀환한다. [11:00]경 리빙스턴 공항에 도착해 폭포수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요하네스버그로 1시간 40분을 날아가며 SA항공 기내식으로 점심을 드는데 아프리카 음식은 가는 곳마다 짜게 느껴지지만 리치(LITCHI) 주스는 색다른 맛이다.



요하네스버그 공항 착륙 후 케이프타운 출발지연으로 2시간을 대기하며 흡연실을 찾으니 맥주를 함께 주문해야 들어갈 수 있다한다. 잠시 망설이다 맥주대신 커피를 배달주문 한 뒤 흡연실로 들어가니 이틀 전 남아공 항공기 옆 좌석에 앉았던 일본 여성가이드가 들어와 있다.


순간 귀인(貴人)을 만난 듯 반가운 마음에 담배한대를 건네며 지루함을 달래보는데, 여행을 할 때마다 늘 좌충우돌하는 내게 아내의 걱정 어린 잔소리가 쏟아진다. [19:00] 케이프타운 행으로 갈아타고 2시간가량을 날아 공항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비가 오고 있었다. 남아공의 7월은 겨울이지만 강수량이 제일 많은 시기이다.



아프리카 여행은 각국마다 최상에 기후조건을 맞춰 떠나기가 쉽지 않다. 6월에 떠난 아프리카 케냐 등 4개국은 가을 날씨로 최상이었지만 남아공은 겨울철 우기이기에 비오는 날이 많다. 따라서 7월초 케이프 포인트 정상에서 인도양과 대서양이 합류하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이 섞여 반신반의하며 케이프타운에 도착했다.


현지가이드는 비에 대비해 우산이 필수이며 잠깐 해가 뜨는 경우에는 자외선이 강하기에 모자, 선글라스를 준비하고 겨울옷도 준비할 것을 당부한다. 남아공 면적은 대한민국 12배로 케이프타운 인구는 380만(서울 982만)이며 유럽인이 제일 선호하는 관광지이기에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물 부족으로 1일 50ℓ로 사용을 제한한다고 전한다.


특이한 것은 남아공 수도는 3곳으로 행정은 [프리토리아], 사법 [블롬폰테인], 입법은 [케이프타운]에 있으며, 남아공 영토에는 2개의 작은 나라 [레소토]와 [스와질랜드]가 둘러 쌓여있다. 비행출발 지연으로 늦은 밤 어둑한 길을 달려 22시를 넘겨 한식당에 도착해 늦은 식사를 했지만 모처럼 구수한 고향 맛에 빠져들며 쌓인 여독을 풀어낼 수 있었다.



남아공은 최근 3년간 경기침체로 외국인대상 강도발생이 빈번했고 치안이 불안하기에 절대 호텔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당부한다. 호텔입구 서너 명 직원들이 서빙을 하고 있는 [Holiday Inn Cape Town]에서 3일간을 머물게 되면서 여행 중 수시로 짐을 쌌던 번거로움에서 모처럼 해방된 느낌이었다.


어느덧 남아공 여정만을 남겨둔 여유로움에 늦은 저녁 로비 밖으로 나와 라이터를 당기는데 노숙자로 보이는 흑인이 다가오기에 옆으로 비켜서니 재떨이 통을 뒤지고 있다. 이내 호텔종업원이 달려 나와 걸인을 밖으로 밀어 내쫒는 광경에 저녁나절 케이프타운의 불안한 치안상황을 실감하며 서둘러 숙소로 들어가 하루를 정리한다.

   



Still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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