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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Aug 31. 2018

아프리카 지척기(11)

희망봉(Cape of Good Hope)


■  아프리카 地跖記(11)     


케이프반도 여행첫날은 [09:00]에 시작해 느긋한 마음으로 하루를 연다. 케이프타운은 [Mother City]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남아프리카에서 제일 오래된 도시를 의미한다. 이른 아침 내리던 비가 멈추면서 흐린 날씨지만 바람이 심하지 않기에 다음날 일정을 앞당겨 세계7대 자연경관 중 하나인 [테이블 마운틴]으로 향했다.


이곳은 바닷바람이 불면 케이블카 운행이 불가하다고 한다. 199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테이블 마운틴]은 남북으로 뻗은 줄기가 케이프반도 끝자락인 희망봉까지 연결된 회색석영 사암으로 이뤄진 산맥이다. 케이프타운의 상징인 이곳은 200㎞ 밖에서도 눈에 띄기에 옛 부터 선원들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고 한다. 



□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Table Mountain National Park)      


[테이블 마운틴]은 버스로 350m까지 올라간 뒤 케이블카로 바꿔 타면 5분 만에 정상에 오르는데 전면이 통유리인 케이블카는 360도를 회전하며 올라간다. 케이블카가 오르는 동안 케이프타운 시내의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케이프타운을 상징하는  산정상은 1,087m 고지에 식탁모양의 평지를 이루고 있다. 


Table Mountain

정면에는 대서양이 펼쳐지고 멋진 캠스 베이(Camps Bay)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데 비 내리는 궂은 날씨로 시야가 확보되질 않았다. 거센 바람으로 케이블카운행이 정지돼 정상조차 밟지 못한 것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칼로 절단한 듯 편평한 정상은 애틀랜타 스톤 마운틴(Stone Mountain)과 흡사해 보인다. 



케이프타운 [희망봉]에서 북쪽으로 약50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는 [테이블 마운틴]은 양쪽으로 깎아지는 절벽이 자리하며 좌우 3km의 고원이 있다. 테이블 마운틴은 동쪽에 원뿔모양의 악마의 봉우리(Devil's peak)와 서쪽으로 사자 머리(Lions head) 봉우리가 솟아있어 절경을 이룬다.



맑은 날에는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서 케이프타운을 조망하며 시야가 좋을 때는 [희망봉]도 보인다고 한다. 가이드의 말로는 연중 ⅓은 산 정상에 오를 수 없거나 올라와도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한다. 테이블 마운틴 정상은 케이프타운의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탁 트인 경치를 조망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날씨가 맑았다가도 갑자기 구름이 끼는 경우도 많고 바닷바람이 불면 즉시 케이블카 운행을 멈춰 세운다. 테이블 마운틴은 1시간 관람코스인데 비바람이 시야를 가리고 손이 시릴 정도에 추운날씨를 보여 20분만 둘러보고 내려와 대서양 해안도로를 끼고[피시 호크] 해변을 향해 달려간다.


  아름다운 해안, 피시 호크(Fish Hoek Beach)     


케이프타운 시내에는 아프리카 명문대인 케이프타운 대학도 보인다. 남아공은 화폐가치와 학비가 낮아 유학생들이 많으며 이곳 거주 한국인 1,200명의 절반이 유학관련 거주자라고 한다. 남아공에는 네덜란드인이 제일먼저 들어왔기에 지명(地名) 끝에 버그(burg)라는 철자가 많이 붙어있는데 그 의미는 산을 뜻하는 네덜란드어라고 한다.



케이프타운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돼 있지 않아 봉고 미니버스와 지상전철이 대부분이라 한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도로는 매끄러운 길을 따라 인도양으로 향하는데 흐린 날에도 바다에는 서핑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1시간을 달려오니 어느덧 비바람이 멈춘 채 눈앞에 멋진 해안가 마을이 나타난다.


[테이블 마운틴]에서 약 40km에 위치한 [피시 호크]는 바다나 호수를 끼고 있는 유럽의 한적한 마을처럼 앞은 푸르른 바다를 향해있고 뒤로는 낮은 산중턱 전망 좋은 곳에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해변과 산기슭아래 주택사이에 철길이 놓여있는 [피시 호크]는 낭만적인 해안과 옛스러운 철로가 어우러져 빈티지한 멋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곳이다.



비바람으로 [테이블 마운틴] 조망시간이 당겨진 덕분에 멋진 해변에서 30여분 자유 시간을 갖는다. 파란하늘을 드리운 화색구름 아래 평화로운 [피시 호크] 해변은 푸른 바다와 고운 흰모래가 어우러져 지중해의 낭만을 떠올리게 한다. 인도양 겨울바다에는 갈매기 무리들이 수영을 즐기는 피서객을 대신하고 있었다.   



한적한 해변과 산등성이 집들이 아름다운 풍광을 분주히 담아 넣고 남아공의 유명한 랍스터 Galley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남아공은 바다가재가 풍부한 곳이지만 최근 관광객들의 소비량이 너무 많아져 여름철인 12월과 1월에는 1인당 하루 3마리만 잡을 수 있도록 통제한다고 한다. 


랍스터

또한 11월과 2월에는 주말에만 어획이 가능하기에 랍스터는 더 이상 남아공에서도 흔하고 값싼 요리가 아닌 듯싶다. 해변에 위치한 식당에서는 인도양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랍스터 코스를 시식하는데 메인요리인 바다가재와 생선꼬치에 삶은 야채와 감자튀김을 들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과 커피까지 곁들인다.



예약 방문객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빈방을 들어가 보니 창밖에 내걸린 바닷가 풍경이 이색적인 낭만을 가득 담아내고 있다. 창밖 해안을 배경으로 지나가는 과객(過客)조차 멋진 영상으로 비춰지는데, 가는 곳마다 색다른 볼거리가 펼쳐지는 아프리카는 잠시라도 셔터를 멈출 수 없어 풍경을 담는 즐거움이 배가(倍加) 된다.   



랍스터 전문 레스토랑은 케이프타운을 찾는 세계여행객들의 필수코스인 듯 넘치는 식객들로 왁자지껄 소란스러워 한산한 창밖 바닷가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식사를 마친 뒤 백인 매니저와 기념사진을 찍으려 하니 너무 바쁜듯하여 젊은 흑인 종업원과 함께 [피시 호크]의 추억을 남겨본다.  



  볼더스 비치(Boulders Beach)     


이어 케이프반도 동쪽 시몬스 타운(Simon's Town)에 자리한 [볼더스 비치]로 향해 남반구 작은 체형의 자카스(Jackass) 펭귄 서식지를 둘러본다. 이곳은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작은 해안으로 아프리카의 유일한 펭귄 자연서식지로 유명한 곳이다. 



화강암 바위와 고운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볼더스 비치] 공원 안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산책로와 펭귄 집이 있어, 해변을 자유롭게 오가는 펭귄무리를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자카스 펭귄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근접관찰이 가능하기에 볼더스 비치에는 많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10∼20℃ 따뜻한 해류에서 서식하는 자카스 펭귄은 아프리카 남단 케이프 섬에 분포하기에 케이프 펭귄이라고도 부른다. 아담한 60cm 키에 귀여운 모습을 한 자카스 펭귄 개체수가 줄어들자 최근 남아공정부는 적극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하면서 현재 3천여 마리의 펭귄이 살고 있다고 한다. 



□  인도양과 대서양 물결이 만나는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     


차에 올라 케이프 포인트 국립공원을 통과한 뒤 20분을 더 달려 케이프타운 서남단인 [케이프 포인트]에 도착했다. [테이블 마운틴]에서 시작한 케이프반도는 남쪽으로 뻗어 바람 부는 해변과 하늘높이 솟은 절벽에서 끝이 난다. [테이블 마운틴] 줄기에서 뻗어 내린 [희망봉]은 봉우리가 아니라 대서양 해변 땅 끝 암석으로 이루어진 곶(串)이다.


케이프 포인트 국립공원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이 속해 있는 케이프반도 남부지역은 드넓은 자연보호구역이다. [케이프 포인트]는 아프리카 남서쪽 대서양 해안에서 약 50km 길이로 뻗은 케이프반도 끝에 위치해 있으며, [희망봉]에서 동쪽으로 2㎞쯤 떨어져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해안절벽에 있다.



[희망봉]은 아프리카 최남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희망봉 남동쪽 150km에 위치한 케이프 아굴라스(Cape Agulhas)가 최남단이며, [희망봉]은 서쪽의 최남단 곶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해안의 남동풍이 희망봉에서부터 잦아들기 시작해 많은 항해사들이 이곳을 이정표로 삼으면서 최남단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남아공에서는 앞쪽으로 튀어나온 뾰족한 지점을 포인트라 부르기에 바다로 튀어나온 케이프의 가장 끝 부분을 [케이프 포인트]로 부른다. 따라서 [희망봉]과 [케이프 포인트]는 케이프반도 남단에 자리한 두개의 꼭짓점이다. 케이프반도 끝은 [케이프 포인트]이지만, 위도 상으로는 [희망봉]이 조금 더 남쪽에 있다고 한다. 


케이프 포인트에서 바라본 희망봉

희망봉에서 인도양 바다 쪽으로 더 나아가 송곳처럼 쭉 뻗어나간 끝이 바로 [케이프 포인트]이다. 동쪽을 가리키는 발가락처럼 생겼다하는 [케이프 포인트]는 영국 BBC 프로듀서 마이클 브라이트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절경 1001”로 꼽은 곳으로, 발가락 부분의 가파른 절벽과 거친 바람을 드리운 멋스런 풍광을 자랑하고 있었다.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

희망봉을 또렷이 볼 수 있는 [케이프 포인트]에 오르기 위해 먼저 산악전차(Tram)를 타고 오른 뒤 나머지 구간은 걸어 올라간다. 트램을 내려 계단을 오르기 전 오른쪽 대서양 방면으로 고개를 돌리니 바로 눈앞에 [희망봉]이 보인다. 찰나, 더는 앞으로 나갈 곳이 없는 아프리카 대륙의 끝에 서있다는 감동에 사로잡혀 절로 발길이 멈춰진다.


트램(Tram)

남극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대서양과 인도양의 물결이 맞닿는 끝없는 수평선 바다를 만나는 순간의 감격을 어찌 말로 쏟아낼 수 있으리오 만은 [희망봉]의 머리끝이 한눈에 들어오는 [케이프 포인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조망이 뛰어난 곳임에 틀림없었다. 강수량이 가장 많은 7월의 케이프타운은 모자 끈을 묶을 정도로 드센 바람이 불고 있었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 

15세기 후반 아프리카 서남해안을 지나 인도항로를 찾아 나선 포르투갈 엔리케가 사망한 뒤, 이어 1487년 디아스(Bartolomeu Diaz)가 큰 규모의 수송선과 2척 범선을 이끌고 리스본을 출항했다. 능숙한 항해사인 디아스는 향신료를 확보하기 위한 인도양 항로를 개척하고자 출항해 1488년 최초로 아프리카 남단에 도착했다. 


디아스는 선원들과 함께 아프리카 남서쪽 해안 여러 곳을 항해하며 안전한 지역에 수송선을 정박시켜 놓고 2척의 범선으로 편서풍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더 깊은 바다로 나갔으나 갑자기 바람이 폭풍으로 변해갔다. 아프리카대륙 최남단을 항해하던 디아스는 바람이 잦아들자 뱃머리를 동쪽으로 돌려 아프리카 서해안에 상륙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폭풍우에 가려 시야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문득 자신이 아프리카 대륙의 끝을 지나지 않았을까 의심을 갖게 된 디아스는 북쪽으로 항해를 시도해 1488년 2월 희망봉 서쪽 400㎞ 떨어진 아프리카 남쪽해안에 도달하였다. 아프리카 대륙 남쪽 끝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디아스는 계속해 동쪽으로 나가고자 했다. 


하지만 범선이 수송선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하던 선원들의 동요로 뱃머리를 되돌렸다.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앞서 항해할 때 보지 못했던 독특한 곶에 닿았다. 이곳은 인도양의 아굴라스 난류와 남극해에서 오는 벵겔라 한류가 만나는 조경수역(潮境水域)으로, 디아스는 이곳에 석주를 세우고 [Cape of Storms]란 이름을 붙였다. 



당시 거센 폭풍우 속에서 발견했다하여 “폭풍의 곶”으로 부른 것이다. 10년 뒤인 1498년 바스코 다가마(Vasco da Gama)가 이 곶을 통과해 인도항로를 개척 중 풍랑을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었는데, 이에 포르투갈 국왕 주앙2세는 아프리카 최남단 곶을 미래의 희망이라며 희망봉(The Cape of Good Hope)이라 명명하였다. 



포르투갈이 희망봉을 돌아 극동항로를 개척한 것은 세계를 잇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식민지 개척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계단을 따라 등대가 있는 전망대를 오르는 동안에도 푸른 바다에 맞닿은 [희망봉]이 계속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등대를 올려다 볼 수 있는 뷰 포인트가 많아 힘들지 않다.


 케이프 포인트


드디어 무술년(戊戌年) 희망을 가득 담고 찾아온 정상을 밟기 위해 [케이프 포인트]를 향해 걸어 오른다. 하얀 등대가 있는 정상(해발 238m)에서는 케이프반도의 최남단인 [케이프 포인트]가 내려다보인다. 룩아웃 등대(Lookout Lighthouse)가 있는 포인트 정상은 푸른빛의 대서양과 에메랄드빛 인도양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정상에는 뉴욕과 파리 등 세계 주요도시의 방향과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정상에 오르는 동안 보이는 원숭이들은 사람을 피하지 않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다고 한다. 오전에 [테이블 마운틴]은 비바람으로 시야가 확보돼지 않았지만 오후 여정은 고마울 만큼 맑은 날씨를 맞아 [케이프 포인트]의 절경을 마음껏 가슴에 담을 수 있었다. 



□  희망봉(Cape of Good Hope)

    

다시 차에 올라 희망봉으로 가는 길은 해안까지 관광용 자동차도로가 연결돼 있는데 바다에 맞닿은 작은 산등성이에는 타조무리가 서식하고 있다. [희망봉]과 [케이프 포인트]가 포함된 케이프 식물보호지구에는 멸종위기 식물과 희귀동물들이 발견되고 있어 2004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희망봉에 이르니 억센 바람에 성난 파도가 흰 거품을 토해내는 듯 거칠게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희망봉]은 학창시절부터 세계사를 통해 익혀왔기에 오랜 세월동안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희망봉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고는 많은 실망을 했는데 아마도 반세기를 기다려왔던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밑에서 올려다본 희망봉은 높은 봉우리가 아니고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낮은 암석덩어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관광지다보니 사람들은 희망봉 표지판 앞에서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최초 발견했던 포르투갈 항해사가 “폭풍의 곶”이라 불렀듯이 머무는 동안에도 쉴 새 없이 바람이 불고 있었다. 

 

희망봉의 거센 바람으로 대서양과 인도양을 가르는 드넓은 바다의 높고 거센 파도가 암벽을 몰아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았다. 2018년 초 우연치 않게 TV프로 “뭉쳐야 뜬다”에서 희망봉을 본 뒤, 그 꿈을 이뤄 지금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에 서있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그 옛날 선인(先人)들이 이곳을 항해하기 허접한 범선을 이끌며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 모습을 연상해본다. 당시 모진 폭풍과 거센 파도에 지친 선원들은 침몰할지 모를 절망과 두려움에 빠졌을 것이다. 순간 장대 같은 빗줄기 속에서 높다란 봉우리를 발견하고는 살아야겠다는 희망 하나로 육지에 도달하기 위해 사력(死力)을 다했을 것이다.  

   

에메랄드빛을 품고 있는 인도양과 푸른 대서양 물빛이 강풍과 어우러져 심연(深淵)의 향기가 느껴진다. 짧은 시간, 드센 바람을 맞으며 100여m 희망봉 정상을 오르는 것이 불가능해보여 포기하고 말았지만, 거친 바람이 멈추지 않는 [희망봉]은 역사의 소중한 의미와 함께 이곳이 “폭풍의 곶”임을 느끼게 하는 언덕이었다.  



4시경 차에 올라 해안도로를 달리며 좌측차창에 펼쳐지는 인도양 드넓은 바다를 감상해본다. 대서양을 향해 시간 반을 달리는 해안도로에는 야자수 정원이 딸린 유럽풍의 단층 주택들이 이어진다. 재밌는 것은 도로우측에는 비가 오고 있는데 좌측에는 검은 구름사이로 파란하늘이 빼곡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어둑해지는 하늘에는 빗줄기가 굵어지는데 그나마 희망봉을 사진에 담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온종일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하는 케이프타운의 7월 날씨는 정말 심술궂어 보였다. [17:30] 식당에 들어서니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경기가 4대 2를 이루고 있었다. 



모두들 축구경기에 몰입하며 식사는 뒷전이다. 저녁은 스테이크인데 아프리카 소는 풀만 먹기에 마블이 없는 순 살코기이며 미디엄으로 익히면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이 최고라고 한다. 온종일 비바람과 함께 희비가 엇갈리는 하루였지만 다행히 크게 기대했던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을 볼 수 있었기에 감사한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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