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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Mar 20. 2019

간략 삼국지(35)

읍참마속(泣斬馬謖)


☐  중원으로 다시 나온 사마의 


당시 서강(西羌)은 지금에 청해성(靑海省)인 [티베트] 지역으로, 조조 때부터 교역을 하며 위에 조공을 바치고 있었다. [서강]은 터키, 이집트 및 유럽과 교역이 빈번해 이미 철로 무장한 전차를  갖고 있었는데, 쇠판대기에 못을 거꾸로 박은 수레였다. 


촉의 국경지대인 [서평관]으로 강병(羌兵)이 밀려오자, 공명은 [서량] 출신인 마대를 길잡이로 내세워 관흥과 장포로 하여금 [서평관]으로 나아가게 했다. 촉의 세 장수는 빗발치는 화살과 쇠수레로 공격해오는 강병에 포위돼 크게 패하며  달아났다. 


마대(馬岱)

가까스로 혈로를 뚫은 관흥은 산길을 헤매다 서강(西羌)의 대장 월길을 만나 달아나다, 그가 후려친 철퇴가 말에 맞아 골짜기 벼랑 밑으로 떨어졌으나 관우의 혼령이 나타나 위기를 모면케 해주었다. 


패전소식을 전해들은 공명은 위연과 조운을 어디엔가 매복시킨 후 몸소 강유와 장익을 거느리고 [서평관]으로 나아갔다. 때는 섣달그믐 무렵이어서 큰 눈이 내리자, 강유는 군사를 이끌고 나아가 공명이 이른 대로 싸우다가 적이 가까이 몰려오면 달아나며 영채로 끌어들였다. 


월길(越吉)

이때 수레에 오른 공명이 거문고를 뜯으며 숲속으로 유인하자, 강병(羌兵)들은 눈밭을 헤치며 공명을 뒤쫓았다. 기세가 오른 강병은 숲길을 빠져나와 눈에 덮인 늪지를 건너다가 쇠수레가 송두리째 구덩이 속으로 떨어졌다. 


구덩이에 빠진 강병들은 철거에 깔리며 짓밟히고 말았다. 순간 사방에서 관흥, 장포, 강유, 마대, 장익이 일제히 공격해 들어오니 강병들은 당해낼 수가 없었다. 월길은 황망히 달아나다 관흥이 후려치는 청룡도에 맞아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공명은 사로잡은 [서강]의 재상 아단을 위로하여 풀어주고, 포로들도 본국으로 돌려보낸 후 삼군을 이끌고 [기산]의 본진으로 돌아갔다. 그 무렵 서강병의 승전소식을 기다리던 조진은 촉군이 영채를 거두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조준 주찬으로 하여금 촉병을 뒤쫓게 했다. 


하지만 조준은 위연을 맞아 한칼에 말 아래로 굴러 떨어져 죽었고, 주찬 역시 조운의 창에 목이 떨어지고 말았다. 또한 관흥과 장포가 [위수]에 있는 위의 영채를 거두어들이자, 조진은 [낙양]으로 구원병을 청했다.


아단(雅丹) / 주찬(朱讚)

이에 위주(魏主) 조예는 지난날 고향으로 내쫓았던 사마의를 불러들여 [평서]도독으로 임명하고, [장안]으로 보내 공명과 대적하게 했다. 한편 [기산]에 머물던 공명은 위(魏)에 투항했던 맹달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맹달은 지난날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군사를 일으켜 [낙양]으로 쳐들어가, [장안]을 노리는 공명을 돕겠다고 했다. 공명이 크게 기뻐할 때쯤 사마의가 군사를 이끌어 [장안]으로 온다는 전갈이 왔다. 


공명은 크게 걱정하며 맹달에게 급히 편지를 보내, 사마의를 경계하며 섣불리 움직이지 말 것을 간곡히 당부했지만 맹달은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한편 고향에 머물던 사마의는 위군이 연이어 패했다는 소식에 탄식하고 있었다. 


맹달(孟達)

사마의에게는 사마사와 사마소 두 아들이 있었는데, 담대하고 지혜로우며 병서에 통달해 있었다. 조예의 조서를 받은 사마의가 각처에서 군마를 모을 무렵, 금성태수 신의맹달이 모반을 꾀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사마의는 천자가 있는 [낙양]으로 향하는 대신 서둘러 맹달이 있는 산성(방릉)으로 출병하며, 맹달이 자신에게 의심을 품지 않도록 공명을 칠 채비를 하도록 전하게 했다. 


군사를 이끌던 사마의는 뜻밖에 서황을 만나 그를 선봉으로 삼고 두 아들은 후군을 거느리게 했다. 한편 맹달은 신의신탐 형제와 함께 내응키로 했으나, 그들은 기회가 되면 맹달을 사로잡을 속셈이었다. 


신의(申儀) / 신탐(申耽)

그 무렵 사마의 전령이 맹달에게 군령을 전하며, 사마의가 [장안]으로 향하고 있다고 거짓을 알렸다. 맹달이 [낙양]을 칠 채비를 하고 있을 무렵 서황의 군마가 몰려왔다. 


어리둥절한 상황에 당황한 맹달이 시위를 당기니, 서황은 이마에 화살이 꽂혀 위의 맹장답지 않게 허망한 죽음을 맞았다. 다음날 신의신탐이 군사를 이끌어 오자, 맹달은 성 밖으로 나와 그들을 맞았다. 


이때 등현이 성문을 닫아버리니 크게 놀란 맹달은 죽기 살기로 달아나다 신탐의 칼에 목이 베이고 말았다. 사마의가 [장안]으로 돌아오자, 조예장합을 선봉으로 삼아 사마의와 함께 촉(蜀)을 치게 했다.


서황(徐晃)

☐  공명의 거문고 책략        


사마의는 20만 대군을 이끌어 [한중]에 이르는 요지이자, 군량 보급로인 [가정]과 [열류성]을 치기로 하고 장합으로 하여금 공명이 [한중]으로 달아날 때 길목을 막아 사로잡도록 했다. 그 무렵 [가산]에 머물던 공명 맹달의 죽음과 함께 사마의에 진군 소식을 전해 들었다. 


사마의가 [가정]으로 진군할 것을 공명이 예견하자, 마속이 분연히 나서 [가정]을 지키겠다고 청했다. 지난날 유비마속을 중요한 일에 쓰지 말라 당부했지만, 공명마속을 아끼고 있었기에 출진을 허락하며 왕평을 딸려 보냈다. 


하지만 공명은 끝내 마속이 미덥지 못해, 고상 [열류성] 부근에 머물게 하고 위연은 [가정] 뒤편에 매복하여 마속을 돕게 했다. 또한 조운 불러 기곡(사곡구)으로 나가 적을 교란토록 하고, 자신은 [장안]을 치기위해 강유를 선봉에 세워 미성(미현)으로 향했다. 


촉(蜀) 장수 왕평(王平) / 고상(高翔)

그 무렵 [가정]에 도착한 마속은 지형과 지세를 살펴보고 있었다. 왕평은 평지에 진을 치고자 했지만, 마속은 제 뜻대로 산꼭대기에 진을 치게 했다. 이에 왕평은 5천 군사를 이끌고 산기슭에 진을 쳐 의각지세를 취한 후, 양쪽의 영채를 그림으로 그려 공명에게 보내며 마속이 막무가내로 산위에 진을 친 사실을 알리게 했다. 


한편 산꼭대기의 영채를 둘러본 사마의는 어이가 없는 듯 마속을 비웃으며, 신의 신탐에게 산을 에워싸도록 하고 장합으로 하여금 물을 길어오는 길을 끊도록 했다.


사마의가 산기슭을 에워싸니 산위에 촉군들은 마실 물마저 없어 두려운 나머지, 산 아래로 달려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장합과 맞서 싸우던 왕평마저 영채로 돌아가 버리니, 마속 군사들은 굶주림과 목마름에 산 아래로 도망쳐 투항했다. 


마속(馬謖)

때를 기다리던 사마의가 산기슭에 불을 놓아 공격하자 마속은 겨우 서쪽 혈로를 뚫어 달아났다. 마속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위연 사마의사마소 장합의 세 갈래 군마에 휩싸였으나, 왕평의 구원으로 위급한 형세를 벗어났다. 


위연과 왕평은 고상과 합류한 후 밤을 기다려 [가정]을 짓쳐들었으나 매복한 위병에 패하며 [열류성]으로 향하다, 조진과 곽회의 군사를 만나게 되자 양평관(한중 초입)으로 달아나고 말았다. 


그사이 [열류성]을 점령한 사마의는 장합을 기곡(사곡구)으로 보내고, 자신은 서성(서현)으로 나아가기 위해 군사를 몰았다. 한편 왕평이 보낸 영채의 그림을 받아본 공명이 통분해할 무렵, [가정]과 [열류성]이 점령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합(張合)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던 공명은 관흥과 장포를 [무공산]으로 보내 싸우지 말고 다만 북을 치며 함성을 질러 대군이 숨어 있는 척하도록 했다. 또한 장익에게는 [검각]의 산길을 정비해 돌아갈 길을 확보토록 했다. 


공명은 이어 마대와 강유에게 후군을 맡겨 적의 추격을 막게 하고, 그사이 [천수], [남안], [안정]의 병력과 백성을 [한중]으로 옮기도록 조치했다. 퇴각준비를 마친 공명이 5천 군사를 내어 서성(서현)의 군량미를 [한중]으로 옮기고 있을 때쯤, 사마의가 15만 대군을 거느리고 몰려온다는 전갈이 왔다.


제갈량 1차 북벌 진로

믿을 만한 장수 모두가 각처로 나가 있고 성안에 군사들이 2천5백 명에 불과했던 공명은 암담했다. 하지만 공명은 성위에 깃발을 치우게 하고 성문을 활짝 열어 놓은 다음, 군사를 백성으로 변장시켜 길을 쓸고 물을 뿌려 귀인을 맞이하는 것처럼 하도록 일렀다. 


이어 공명은 성위 망루에 올라 향을 사르며 거문고를 타기 시작했다. 성벽의 위아래를 바라보던 사마의는 덜컥 의심이 일어나, 전군을 북산 쪽으로 물러나게 했다. 실로 위급한 때에 15만 적군을 거문고 하나로 물리친 공명은 서성(西城)을 경유해 [한중]으로 옮겨갔다.



한편 사마의 군사가 [무공산]으로 접어드는데 홀연 산 뒤쪽에서 함성과 북소리가 울리며 관흥과 장포의 군사가 쏟아져 나오자, 위병들은 대군들이 매복한 것으로 여겨 창칼을 내던지며 달아났다. 하는 수 없이 사마의는 [가정]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때 마대와 강유는 매복병을 거느리고 [기산]에 있던 조진의 추격을 물리치고 [한중]으로 돌아가고, 기곡(사곡구)에 매복해있던 조운과 등지도 곽회 휘하 장수의 목을 베고 [한중]으로 돌아갔다. 뒤늦게 공명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된 사마의는 부끄러운 마음에 길게 탄식하며 [장안]을 향해 승리의 개선 길에 올랐다.  

   

사마사(司馬師)

☐  읍참마속(泣斬馬謖)      


사마의가 [장안]으로 돌아오자 위제(魏帝) 조예는 곽회와 장합에게 [장안]의 수비를 맡기고 [낙양]으로 돌아갔다. [한중]으로 돌아온 공명은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패배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때 마지막으로 퇴각한 조자룡이 뒤쫓는 적장들을 베며 군마를 하나도 잃지 않고 돌아왔다. 공명은 조운의 공을 치하해 황금을 내렸으나, 이를 사양하는 조운을 더욱 우러르게 되었다. 


하지만 마속의 일로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던 공명이 그를 불러들이자, 마속은 스스로 몸을 묶은 채 나타나 죽기를 청하며 가솔만은 살려 달라 간청했다. 마속을 형제처럼 여기던 공명은 눈물을 흘리더니 마침내 그의 목을 베게 한 후, 목 놓아 서럽게 울었다.



공명마속의 장사를 후히 지내주고 가솔을 위로한 뒤, 그가 받던 봉록을 변함없이 내려주었다. 이어 [성도]의 황제에게 표문을 올려 패전의 책임을 물어 달라 청하자, 유선은 싸움의 승패가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임을 들어, 공명의 벼슬을 깎되 승상업무는 계속 관장토록 했다. 


공명의 읍참마속(泣斬馬謖)으로 군율이 더욱 엄정해진 가운데, [한중]에 머물던 공명은 군사조련에 힘을 쏟고 병장기와 군량을 비축하면서 출진을 위한 뒷일을 준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조예는 [서촉]에 대한 방비를 위해 사마 의견을 따라, 학소로 하여금 [진창] 어귀를 지키게 했다. 



이때 [량주]의 대도독 조휴로 부터 표문이 올라왔다. 동오의 [파양]태수 주방이 [동오]를 깨뜨릴 계책과 함께 급히 군사를 내기를 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조예는 오(吳)를 치기로 한 뒤, 조휴를 [환성]으로 보내고 가규로 하여금 [형양성]을 빼앗게 하고, 사마의는 [강릉]을 치게 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동오]에 알려지자 손권은 육손에게 병권을 맡기고, 주환과 전종을 좌우도독에 삼아 위군에 맞섰다. 육손이 제갈근을 [강릉]으로 보내 사마의를 막게 할 때쯤, 주방은 [환성]에 도착한 조휴를 맞아들였다. 


오(吳) 장수 주환(朱桓) / 전종(全琮)

조휴가 주방을 의심하듯 떠보자, 주방은 머리카락을 잘라 진심을 알렸다. 조휴는 계속해 주방을 믿지 못하는 가규를 꾸짖으며 군사를 이끌어 [동관]으로 향했다. 한편 육손은 서성을 선봉에 세워 [석정] 산길에 군사를 매복시켰다. 


주방(周魴)

[동관]으로 가던 조휴는 주방의 안내로 [석정]에서 하루 머물고자 진을 쳤는데, 다음날 앞쪽 산기슭에 동오군을 발견했다. 더군다나 주방은 오간데 없이 보이질 않았다. 


주방의 계교를 눈치 챈 조휴는 산기슭으로 내려가 양 갈래에 군사를 매복시켰으나, 주환 전종이 조휴 진영 후방으로 들어가 짓쳐드니, 위군은 혼란에 빠져 크게 패하고 말았다. 


석정전투 진로

가규의 도움으로 목숨을 보존해 [낙양]으로 돌아온 조휴는 울화병에 등창을 앓다 죽고 말았다. 한편 [강릉]으로 향하던 사마의는 위의 패전을 틈타 공명이 쳐들어올 것을 대비해 군사를 거두어 돌아왔으나, 이를 두고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사마의를 겁쟁이라 비웃고 있었다. 


위(魏) 장수 조휴(曹休)


▶ 이미지 출처: 코에이(Koei) 삼국지 (위 이미지는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전편 다시보기  https://brunch.co.kr/@jangkm2000#magaz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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