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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Aug 14. 2019

이탈리아 기행(11)

카프리 섬 / 나폴리

카프리(Capri) 섬



카프리 섬은 [나폴리] 주변 섬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손꼽히고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나폴리 만(灣) 남쪽부근에 있으며 소렌토 반도와 마주보고 있다. [소렌토] 앞바다에 떠있는 이 섬은 온난한 기후와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휴양지이다. 



새하얀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과 파란 하늘, 그리고 하늘보다 더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또 다른 이국적인 정취를 만들어 내며, 특히 바닷물이 햇빛에 비쳐 신비한 푸른빛을 내는 [푸른 동굴]은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고대 로마초기 황제였던 아우구스투스티베리우스도 이 섬에 매료되어 별장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는데, 황제도 사랑에 빠질 만큼 아름다운 섬의 모습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 보인다. 카프리 섬은 [나폴리] 또는 [소렌토]에서 페리(Ferry)를 타고 들어간다.


소렌토 여객터미널

[소렌토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20분간 달려 마리나 그란데 카프리(Marina Grande Capri) 항구에 도착한 후, 동서로 길게 늘어진 모양의 [카프리 섬]을 올라갈 때는 승합차로 이동한다. 



차를 기다리는 동안 [카프리 항구]의 풍경을 담아보기도 하고 항구초입에 자리한 상점들을 둘러보는데, 고급 휴양지답게 가게에 진열돼 있는 시원한 여름 의상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카프리 상점 

승합차에 올라 좁은 도로를 따라 마을이 형성돼 있는 섬 정상으로 올라가니 자그마한 광장 안에 예쁜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만남의 장소로 불리는 소(小)광장 시계탑 앞에서 모이기로 하고 주변풍경을 둘러보며 서둘러 [전망대]로 향한다. 


카프리 소광장

카프리 섬은 10.4㎢ 면적(▶홍도 6.5㎢)으로 크지 않지만 올리브 과일을 재배하며, 연중 온화한 기후와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품고 있어 유럽인들이 휴가로 많이 온다는 곳이다. 전체가 용암으로 뒤엎여 있는 섬이지만 서쪽의 높이가 600m 고지를 이루고 있다. 



[카프리 섬 전망대]로 가는 길목 곳곳에는 고급 진 호텔과 각종 명품가게들이 즐비해 있다. 이곳의 호텔들은 숙박비가 무척 비싸며 성수기에는 하룻밤에 수백만 원이라고 하는데, 우측에 박지성이 신혼여행 때 머물렀다는 오비시사나(Ovisisana)호텔도 보인다. 


Ovisisana  Hotel(우측)

거리에 펼쳐져 있는 카페 파라솔은 예쁜 가게들의 간판과 분홍빛 꽃들로 조화를 이루며 카프리 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소 광장]을 기점으로 호텔과 카페거리를 빠져나와 15분쯤 걷다보면 아우구스토 황제 정원이 나온다.



고대 로마의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의 이름을 딴 아우구스토 정원(Giardini di Augusto)은 조각상과 함께 다양한 관상용 식물과 열대 꽃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전망대에 이른다. 


아우구스토 황제 정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멋진 풍광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웅장함과 푸른 파도의 시원함이 잘 어우러져 있다. 해안절벽 위에는 세계 부호들의 별장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데, 그중에는 이탈리아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소유했다던 빨간 별장도 보인다. 


전망대

옛날부터 카프리 섬은 사랑의 도피처라는 설화가 전해지는데,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부모의 반대에 부딪쳐 이곳으로 도망쳤다는 이야기다. 이곳은 특히 영국 찰스 왕세자다이애나 왕비가 다녀갔던 곳이기에 더욱 로맨틱한 장소로 각광받는 듯 보인다.



해안절벽 우측으로는 등대 바위라는 뜻의 파라글리오니(Faraglioni) 섬이 보이는데, 3개의 큰 바위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가운데에 있는 섬에는 “행운의 문”이라 불리는 말발굽 모양의 아치(arch)문이 보인다. 


파라글리오니 섬

정상에 머물며 사방전망을 따라가며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시원한 풍경을 담아보지만, 강렬한 햇살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뒤돌아 광장으로 향한다. 돌아가는 길목에 [노상카페]를 찾아 [레몬 슬러시]를 주문해 잠시 더위를 식힌다. 


노상카페

[광장] 초입에 도착해 상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예쁜 유리병의 레몬주(酒) 하나를 챙겨 넣는다. 술을 잘 못하지만 예쁜 병 모양과 노란 레몬 빛깔이 구미(口味)를 당기게 한다. 



남는 자유시간에 [광장 테라스] 앞에서 드넓은 지중해를 바라보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비탈길로 오르는 계단에 걸터앉아 쌓인 피로를 달래보기도 한다. 



부두로 내려갈 때는 경사가 심한 푸니쿨라(Funicular; 산악기차)를 타고 내려가는데 또 다른 여행의 맛이 느껴진다. 2시간가량 머물렀던 카프리 섬에서의 좋은 추억을 가슴에 담아 넣고 [나폴리]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푸니쿨라

수백 명의 여행객을 실은 여객선은 [나폴리]를 향해 지중해의 물살을 가르며 40분간 달려 나간다. 배를 타고 가는 도중 [폼페이]를 멸망시켰던 베수비오 산이 보이고 나폴리가 가까워지자 남쪽 해안선을 따라 여러 도시들이 눈에 들어온다.


베수비오 산

계 3대 미항 나폴리(Napoli)


나폴리 항은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항과 더불어 세계 3대 미항(美港)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이다. 이 항구들은 옛 부터 배를 타고 드나드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쳤다고 하여 세계 미항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나폴리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곳에 정착하며 식민지 네아폴리스(Neapolis)를 세웠다하여 신도시라는 의미라 한다. 산타루치아는 아름다운 해안이 펼쳐져 있는 곳으로 [나폴리] 수호신인 성녀 루치아에서 따온 이름이다. [산타루치아 해안]은 특히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See Naple and die)”라는 옛 속담이 전해온다는 나폴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산타루치아 모래 해안]과 [베수비오 산] 배경이 잘 어우러져 지중해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특히 [나폴리]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로, 최저 평균기온이 8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따뜻한 도시다. 이곳의 오래된 가옥들과 선착장이 소박한 멋을 지니며 지중해의 낭만을 간직하고 있다.



항구로 들어서니 고풍스러운 낡은 성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나폴리의 상징인 누오보 성(Castel Nuovo)은 오래된 성과 구분하기 위해 “New Castle'이란 의미를 붙였다고 한다. 1282년 세워진 이 성은 나폴리 핵심 건축물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하지만 부두에 내려 둘러본 [나폴리 항]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항구답게 매우 낡아 보이는 모습이 왠지 초라해 보인다. 나폴리 시내 또한 낙후된 도시풍경이 슬럼화가 진행되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기대했던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배안 멀리서 바라봤을 때 낭만적으로 다가오던 풍경과 달리, 가까이에서의 도시풍경은 페인트칠이 벗겨진 지저분한 모습이다. 이탈리아는 새집에서 살고 싶어 하는 수요가 거의 없기에 부동산투기라는 개념조차 없다고 한다.


옛 것을 잘 관리해온 [이탈리아] 관광지는 고색창연(古色蒼然)의 풍치를 자랑할 만큼 잘 관리해오고 있는데, 유독 [나폴리]는 그 유명세만큼 멋진 도시를 기대했기 때문인지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여러 나라를 거치지 않고, [이탈리아] 한곳만 다녀본 것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 좀 더 상세히 살펴보려면 열흘도 부족할 만큼 이탈리아는 역사 유적지가 많고 감동적인 장소들도 많았다. 


긴 거리를 이동해야하는 특성상 [이탈리아] 여행은 많은 시간을 버스로 이동해야 했지만, 과하지 않은 비용으로 이곳저곳 놓치지 않고 코스를 짜준 여행사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비용추가가 있었지만 옵션투어인 [곤돌라] 덕분에 독특한 수상저택들을 여유롭게 볼 수 있었다.



또한 로마 [미니밴 투어]는 여행자가 요구한 대로 빠짐없이 이동하며 로마의 구석구석을 보여주었다. 폼페이에서 소렌토로 가는 열차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었고, [카프리 섬 투어] 역시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여행 중 숙소는 좋은 곳과 불편한 곳도 있었지만, 그 중 호텔식사는 빵과 커피뿐이어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무더위에 타이트한 일정도 힘들었지만 알차게 잘 짜여 진 코스는 가성비(價性比) 면에서 최고였기에 힘들고 불편했던 모든 것이 용서되었다.


디자이너 아울렛 카스텔로마노(Castel Romano) 


여행 마지막 날 찾아간 곳은 로마시내를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카스텔로마노 아울렛이다. 이곳은 예쁘게 조성된 건물 안의 명품가게와 카페, 레스토랑, 어린이 놀이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Castel  Romano

Valentino, Hugo Boss, Burberry, Coach 같은 럭셔리한 브랜드부터 Nike, adidas 등의 스포츠 브랜드와 Guess, Diesel 등의 캐주얼 브랜드까지 150개가 넘는 폭넓고 다양한 매장들이 최고 70% 할인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Coach 매장에 들어가 보니 가죽제품을 40% 특별세일을 하고 있다. 특히 지갑과 가방은 정가의 55%에 판매하고 있는데, 10% 할인쿠폰을 추가로 사용하고 세금환급(Tax Rebate)까지 챙기면 판매가의 40% 가격으로 구입하는 셈이다. 



[15:15] 귀국 행 항공편에 올라 고달팠던 여정을 돌아본다. 이번 여행은 이천년 역사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은 고대 로마유적의 경이로움을 직접 확인하고, 중세유럽 중심에 서있던 [이탈리아]의 수많은 예술품을 둘러보며 중세시대로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Still Image


Extra Shooting

Capri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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