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연재 기행

이탈리아 기행(11)

카프리 섬 / 나폴리

by 한주
카프리(Capri) 섬


10_01(카프리섬).jpg


카프리 섬은 [나폴리] 주변 섬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손꼽히고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나폴리 만(灣) 남쪽부근에 있으며 소렌토 반도와 마주보고 있다. [소렌토] 앞바다에 떠있는 이 섬은 온난한 기후와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휴양지이다.


10_02(카프리섬).jpg


새하얀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과 파란 하늘, 그리고 하늘보다 더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또 다른 이국적인 정취를 만들어 내며, 특히 바닷물이 햇빛에 비쳐 신비한 푸른빛을 내는 [푸른 동굴]은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10_03(카프리섬).jpg


고대 로마초기 황제였던 아우구스투스티베리우스도 이 섬에 매료되어 별장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는데, 황제도 사랑에 빠질 만큼 아름다운 섬의 모습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 보인다. 카프리 섬은 [나폴리] 또는 [소렌토]에서 페리(Ferry)를 타고 들어간다.


10_04(카프리섬).jpg 소렌토 여객터미널

[소렌토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20분간 달려 마리나 그란데 카프리(Marina Grande Capri) 항구에 도착한 후, 동서로 길게 늘어진 모양의 [카프리 섬]을 올라갈 때는 승합차로 이동한다.


10_04(카프리섬).jpg


차를 기다리는 동안 [카프리 항구]의 풍경을 담아보기도 하고 항구초입에 자리한 상점들을 둘러보는데, 고급 휴양지답게 가게에 진열돼 있는 시원한 여름 의상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10_06(카프리섬) (1).jpg 카프리 상점

승합차에 올라 좁은 도로를 따라 마을이 형성돼 있는 섬 정상으로 올라가니 자그마한 광장 안에 예쁜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만남의 장소로 불리는 소(小)광장 시계탑 앞에서 모이기로 하고 주변풍경을 둘러보며 서둘러 [전망대]로 향한다.


10_07(카프리섬).jpg 카프리 소광장

카프리 섬은 10.4㎢ 면적(▶홍도 6.5㎢)으로 크지 않지만 올리브 과일을 재배하며, 연중 온화한 기후와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품고 있어 유럽인들이 휴가로 많이 온다는 곳이다. 전체가 용암으로 뒤엎여 있는 섬이지만 서쪽의 높이가 600m 고지를 이루고 있다.


10_08(카프리섬).jpg


[카프리 섬 전망대]로 가는 길목 곳곳에는 고급 진 호텔과 각종 명품가게들이 즐비해 있다. 이곳의 호텔들은 숙박비가 무척 비싸며 성수기에는 하룻밤에 수백만 원이라고 하는데, 우측에 박지성이 신혼여행 때 머물렀다는 오비시사나(Ovisisana)호텔도 보인다.


10_09(카프리섬).jpg Ovisisana Hotel(우측)

거리에 펼쳐져 있는 카페 파라솔은 예쁜 가게들의 간판과 분홍빛 꽃들로 조화를 이루며 카프리 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소 광장]을 기점으로 호텔과 카페거리를 빠져나와 15분쯤 걷다보면 아우구스토 황제 정원이 나온다.


10_10(카프리섬).jpg


고대 로마의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의 이름을 딴 아우구스토 정원(Giardini di Augusto)은 조각상과 함께 다양한 관상용 식물과 열대 꽃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전망대에 이른다.


10_10(카프리섬).jpg 아우구스토 황제 정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멋진 풍광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웅장함과 푸른 파도의 시원함이 잘 어우러져 있다. 해안절벽 위에는 세계 부호들의 별장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데, 그중에는 이탈리아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소유했다던 빨간 별장도 보인다.


10_13(카프리섬).jpg 전망대

옛날부터 카프리 섬은 사랑의 도피처라는 설화가 전해지는데,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부모의 반대에 부딪쳐 이곳으로 도망쳤다는 이야기다. 이곳은 특히 영국 찰스 왕세자다이애나 왕비가 다녀갔던 곳이기에 더욱 로맨틱한 장소로 각광받는 듯 보인다.


10_13(카프리섬).jpg


해안절벽 우측으로는 등대 바위라는 뜻의 파라글리오니(Faraglioni) 섬이 보이는데, 3개의 큰 바위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가운데에 있는 섬에는 “행운의 문”이라 불리는 말발굽 모양의 아치(arch)문이 보인다.


10_12(카프리섬).jpg 파라글리오니 섬

정상에 머물며 사방전망을 따라가며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시원한 풍경을 담아보지만, 강렬한 햇살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뒤돌아 광장으로 향한다. 돌아가는 길목에 [노상카페]를 찾아 [레몬 슬러시]를 주문해 잠시 더위를 식힌다.


10_15(카프리섬).jpg 노상카페

[광장] 초입에 도착해 상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예쁜 유리병의 레몬주(酒) 하나를 챙겨 넣는다. 술을 잘 못하지만 예쁜 병 모양과 노란 레몬 빛깔이 구미(口味)를 당기게 한다.


10_17(카프리섬).jpg


남는 자유시간에 [광장 테라스] 앞에서 드넓은 지중해를 바라보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비탈길로 오르는 계단에 걸터앉아 쌓인 피로를 달래보기도 한다.


10_16(카프리섬).jpg


부두로 내려갈 때는 경사가 심한 푸니쿨라(Funicular; 산악기차)를 타고 내려가는데 또 다른 여행의 맛이 느껴진다. 2시간가량 머물렀던 카프리 섬에서의 좋은 추억을 가슴에 담아 넣고 [나폴리]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10_17_1(카프리섬).jpg 푸니쿨라

수백 명의 여행객을 실은 여객선은 [나폴리]를 향해 지중해의 물살을 가르며 40분간 달려 나간다. 배를 타고 가는 도중 [폼페이]를 멸망시켰던 베수비오 산이 보이고 나폴리가 가까워지자 남쪽 해안선을 따라 여러 도시들이 눈에 들어온다.


10_23(나폴리).jpg 베수비오 산

계 3대 미항 나폴리(Napoli)


나폴리 항은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항과 더불어 세계 3대 미항(美港)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이다. 이 항구들은 옛 부터 배를 타고 드나드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쳤다고 하여 세계 미항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10_21(나폴리).jpg


나폴리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곳에 정착하며 식민지 네아폴리스(Neapolis)를 세웠다하여 신도시라는 의미라 한다. 산타루치아는 아름다운 해안이 펼쳐져 있는 곳으로 [나폴리] 수호신인 성녀 루치아에서 따온 이름이다. [산타루치아 해안]은 특히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10_22(나폴리).jpg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See Naple and die)”라는 옛 속담이 전해온다는 나폴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산타루치아 모래 해안]과 [베수비오 산] 배경이 잘 어우러져 지중해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특히 [나폴리]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로, 최저 평균기온이 8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따뜻한 도시다. 이곳의 오래된 가옥들과 선착장이 소박한 멋을 지니며 지중해의 낭만을 간직하고 있다.


10_24(나폴리).jpg


항구로 들어서니 고풍스러운 낡은 성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나폴리의 상징인 누오보 성(Castel Nuovo)은 오래된 성과 구분하기 위해 “New Castle'이란 의미를 붙였다고 한다. 1282년 세워진 이 성은 나폴리 핵심 건축물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하지만 부두에 내려 둘러본 [나폴리 항]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항구답게 매우 낡아 보이는 모습이 왠지 초라해 보인다. 나폴리 시내 또한 낙후된 도시풍경이 슬럼화가 진행되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기대했던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10_25(나폴리).jpg


배안 멀리서 바라봤을 때 낭만적으로 다가오던 풍경과 달리, 가까이에서의 도시풍경은 페인트칠이 벗겨진 지저분한 모습이다. 이탈리아는 새집에서 살고 싶어 하는 수요가 거의 없기에 부동산투기라는 개념조차 없다고 한다.


옛 것을 잘 관리해온 [이탈리아] 관광지는 고색창연(古色蒼然)의 풍치를 자랑할 만큼 잘 관리해오고 있는데, 유독 [나폴리]는 그 유명세만큼 멋진 도시를 기대했기 때문인지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10_26(나폴리).jpg


이번 여행은 여러 나라를 거치지 않고, [이탈리아] 한곳만 다녀본 것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 좀 더 상세히 살펴보려면 열흘도 부족할 만큼 이탈리아는 역사 유적지가 많고 감동적인 장소들도 많았다.


긴 거리를 이동해야하는 특성상 [이탈리아] 여행은 많은 시간을 버스로 이동해야 했지만, 과하지 않은 비용으로 이곳저곳 놓치지 않고 코스를 짜준 여행사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비용추가가 있었지만 옵션투어인 [곤돌라] 덕분에 독특한 수상저택들을 여유롭게 볼 수 있었다.


10_27(나폴리).jpg


또한 로마 [미니밴 투어]는 여행자가 요구한 대로 빠짐없이 이동하며 로마의 구석구석을 보여주었다. 폼페이에서 소렌토로 가는 열차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었고, [카프리 섬 투어] 역시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10_28(나폴리).jpg


여행 중 숙소는 좋은 곳과 불편한 곳도 있었지만, 그 중 호텔식사는 빵과 커피뿐이어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무더위에 타이트한 일정도 힘들었지만 알차게 잘 짜여 진 코스는 가성비(價性比) 면에서 최고였기에 힘들고 불편했던 모든 것이 용서되었다.


디자이너 아울렛 카스텔로마노(Castel Romano)


여행 마지막 날 찾아간 곳은 로마시내를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카스텔로마노 아울렛이다. 이곳은 예쁘게 조성된 건물 안의 명품가게와 카페, 레스토랑, 어린이 놀이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10_31(아울렛).jpg Castel Romano

Valentino, Hugo Boss, Burberry, Coach 같은 럭셔리한 브랜드부터 Nike, adidas 등의 스포츠 브랜드와 Guess, Diesel 등의 캐주얼 브랜드까지 150개가 넘는 폭넓고 다양한 매장들이 최고 70% 할인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Coach 매장에 들어가 보니 가죽제품을 40% 특별세일을 하고 있다. 특히 지갑과 가방은 정가의 55%에 판매하고 있는데, 10% 할인쿠폰을 추가로 사용하고 세금환급(Tax Rebate)까지 챙기면 판매가의 40% 가격으로 구입하는 셈이다.


10_32(아울렛).jpg


[15:15] 귀국 행 항공편에 올라 고달팠던 여정을 돌아본다. 이번 여행은 이천년 역사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은 고대 로마유적의 경이로움을 직접 확인하고, 중세유럽 중심에 서있던 [이탈리아]의 수많은 예술품을 둘러보며 중세시대로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Still Image

10_33(카프리섬).jpg


Extra Shooting

10_34(카프리섬).jpg Capri Island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