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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Sep 06. 2021

동유럽 여행기(02)

폴란드


폴란드(Poland)


아우슈비츠에서 1시간을 넘게 달려 크라쿠프에 당도해 그곳에서 하루를 머문 뒤, 여행 사흗날 [크라쿠프]에서 남동쪽으로 13㎞쯤 떨어진 비엘리치카로 향했다. 


비엘리치카(Wieliczka)에는 197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소금광산(Salt Mines)이 있는데, 1,500만 년 전에 바다가 지형변화를 일으켜 지금의 소금광산이 되었다고 한다. 



  비엘리치카 소금광산


이곳은 13세기 이후 70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땅 밑에 형성된 소금을 파내고 있는 바위소금 현장으로, 약 2,600㎦의 암염이 채굴되며 폴란드 왕국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 구실을 했다. 소금광맥은 지하 9층까지 개발돼 327m까지 내려간다. 


광산 내부에는 180개 이상의 갱이 있고 채굴이 끝난 2,000여개의 공간이 있는데, 갱도의 연장길이가 총 320㎞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 2.5㎞만이 관광객에게 공개되고 있다. (서울~부산거리 420㎞) 


소금광산 출입건물

17세기부터 소금 채굴량이 줄면서 소금광산으로서 의미는 퇴색했으나, 수백 년 동안의 굴착작업 과정이 완벽하게 드러날 뿐만 아니라 채굴과정에서 형성된 독특한 광산의 내부와 소금터널의 멋진 조각품들로 연간 8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소금광산 입구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의 관광수익이 하루에 1억 원이라 하니 관광산업이 주는 부가가치가 얼마나 큰지 짐작케 한다. 이곳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광산노동자들이 채굴을 하며 다양한 빈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예술작품 남겼기 때문이다.


광산입구 방문흔적

[소금광산]은 지하 64m지점까지 378개의 통나무 계단을 걸어 내려가야 한다. 깊은 땅속은 바닥, 천장, 벽 모두가 소금이다. 1493년 이곳을 방문했었던 코페르니쿠스 소금 조각상이 있는데 왼손에 지구를 들고 있는 조각상 모습이 독특하다. 


코페르니쿠스 조각상

통로 곳곳에 수백 년 동안에 만들어 놓은 각종 소금 조각상을 보노라면 황홀경에 빠진다. 또한 17세기 광부들에 의해 만들어진 제단이 있고,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이 조각돼 있는 성 십자가 성당과 가장 오래된 성 안토니우스 성당도 있다.


성 안토니우스 성당

이곳 광산지하에는 소금으로 지어진 성당이 3곳이나 있는데 이는 광부들이 하루일과를 시작하며 그날그날 무사히 살아 갱도를 나가게 해 달라 기도했던 곳이라고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지하 100m지점에 있는 축복받은 킹가 대성당(Chapel of blessed Kinga)이라는 예배당이다. 


킹카 대성당

헝가리의 [킹카 공주]가 폴란드로 시집오면서 소금광산을 지참금으로 가져왔다하여 이곳 광부들이 마을의 수호신처럼 숭배되는 킹가 공주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한다. 길이 55m, 폭 18m, 높이 12m의 공간은 여느 지상의 예배당과 다를 것이 없다.


킹카 공주 소금조각상

특히 샹들리에까지 소금으로 만들어진 [킹가 대성당]은 비엘리치카 소금광산 투어의 하이라이트이다. 제단과 촛대는 물론, 성서의 중요 장면들을 묘사한 부조(浮彫)와 기독교 성인들의 조각상까지 갖추고 있다. 


소금광산 갱도 

채굴작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엄청나게 큰 공간에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놓은 대성당의 발코니는 물론 팔각형으로 고르게 새겨진 바닥타일이 모두가 소금이며 천장에도 소금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대형 샹들리에가 걸려있다.


킹가 대성당 소금 크리스탈

성당 벽에는 최후의 만찬, 예수탄생의 장면 등 무려 1백여 점의 정교한 소금 조각상이 전시돼 있어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킹가 대성당]의 명물로 꼽히는 음각형태의 최후의 만찬은 다양한 각도에서 달리 바라보이는 신비감에 그 절정을 이룬다.


최후의 만찬

광산탐방 끝자락에 작업 광부들의 밀납인형을 전시해 놓은 방이 있는데, 관람도중 조명이 꺼지면서 캄캄한 어둠속에 쇼팽의 『이별의 곡』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은 이곳에서 작업 중 숨져간 광부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듯 엄숙하게 들려온다.


광부 밀납인형
이별의 곡(Etudes Op.10) 감상하기 (3분 37초)
https://www.youtube.com/watch?v=LoulSI54-Qw


  크라쿠프(크라카우: Krakow) 


비엘리치카를 떠나 오전 10시경 다시 찾은 크라쿠프는 교황 바오로2세의 고향으로 14~15세기 유럽대륙에서 크게 번성했던 폴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다. 17세기 초 바르샤바로 수도를 옮길 때까지는 폴란드 왕국의 수도였으며, 도심의 왕궁과 많은 중세 유적들이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바르샤바]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크라쿠프]에는 남쪽 비스와(Wisła) 상류둔치에 로마네스크(11세기), 고딕(13세기), 르네상스(15세기), 바로크(17세기) 등에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합된 바벨성이 있다. 


바벨성

[바벨성]은 크라쿠프 주교에 의해 1000년 건설된 성으로, 알렉산드르 왕(1504년)부터 지기스문트 1세(1535년)까지 개조되며 르네상스 양식이 가미되었고 이때 비로소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1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초까지 폴란드 통치자들의 거주지로 사용되었던 [바벨성]은 르네상스 양식의 성격이 강하며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스와 강에서 바라볼 때 정면으로 멀리보이는 붉은색 지붕 건물이 바벨성이고, 성 왼쪽 앞에 2개 첨탑이 솟은 건물이 바벨대성당이다. 성 주위에는 아름드리나무가 늘어서 성을 에워싸고 있다.



[크라쿠프] 도심지 [중앙광장]에는 이 나라의 문화를 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 곳곳에 건재해 있다. 중앙광장은 총 4만㎡ 규모로 유럽 중세시대 도시의 광장으로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에 이어 2번째로 큰 광장이라 한다. 


중앙광장

따라서 인근에 많은 역사유적과 옛 건축물들이 남아있어 폴란드를 대표하는 관광지이다. [중앙광장]에는 13세기 건립된 고딕 양식의 웅장한 성 마리아 성당이 있는데, 일반 성당과 달리 두개의 첨탑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세워져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 


성 마리아 성당 첨탑(좌측)

[첨탑]의 한쪽은 종이 달려있지만, 다른 쪽은 시가지를 관찰하기 위한 감시대 역할을 하도록 세워져 있다. 구(舊) 시가지를 보기위해 탑 전망대에 오를 수 있는데 인원이 제한돼 있다한다. [중앙광장] 가운데에는 고딕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옅은 미색의 직물(織物)회관이 있다. 


직물회관(우측)

그 길이가 무려 100m에 이르는데, [직물회관] 안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민속인형, 가죽제품, 목조각, 테이블보 등 다양한 기념품 가게들이 빼곡히 들어있으며 폴란드 특산물인 호박보석 가계가 즐비하다.



광장주위에는 [성 마리아 성당]과 옛 크라쿠프 귀족들이 살던 [저택]이 늘어서있기에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광장 안에는 중세 검투사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데, 중앙시장은 북적거리는 세계여행객들 자체가 큰 볼거리인 듯하다.


점심을 마친 뒤 투어버스에 올라 폴란드 국경을 넘어 3시간을 달려 오후 5시경 슬로바키아 [타트라 국립공원]에 들어서니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한가롭고 평화로운 느낌에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지친 하루를 마감한다. 




Extra Shoo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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