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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Oct 18. 2015

울릉도 입도기(04)

해안산책길 


■  행남등대로 이어지는 해안산책길


여행 마지막 날, 전복죽으로 아침을 마친 후 8시경 울릉도 [B코스]인 내수전 전망대와  봉래폭포, [저동항]의 촛대바위와 저동 해안산책길 여행에 나선다.



제일먼저 찾은 내수전 일출전망대로 가는 길은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집단을 이룬 완만한 오르막 숲길이다. 내수전(內水田) 지명은 울릉도 개척민이었던 김내수라는 사람이 화전(火田)을 일구고 살았다하여 붙여졌다 한다.



▷ 내수전 전망대


내수전에 있는 [일출전망대]는 울릉도 전망대 중 가장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해발 440m 산봉우리 정상에 있다. 입구에서 목재계단을 거쳐 20분간 걸어 사방이 트인 전망대에 올라서니, 넓게 뻗은 수평선과 청정바다 위에 때 묻지 않은 단아한 작은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관음도(좌)와 죽도(우) 

바다 오른쪽으로 부자(父子)가 살고 있다는 죽도가 보인다. 죽도는 울릉도 동북면에 딸린 작은 섬으로 수직에 가까운 절벽(116m) 위에 평평하게 수평을 이룬 직육면체 모양(6만여 평)이며 1가구 3명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곳 전망대 망원경을 통해 [죽도]에 세워진 3채의 작은집을 확인할 수 있다.



죽도(竹島) 지킴이 김씨의 부모님이 50여 년 전에 죽도로 이사 온 뒤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면서 살았으나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지금은 노총각 김씨 혼자서 섬을 지키고 있으며, 한겨울에는 울릉도에 들어와 살고 있다 한다. [죽도]는 여름철에만 도동항에서 유람선을 운항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줌으로 확대한 죽도 전경

섬 안에는 쉼터와 전망대, 야영장, 향토식당, 낚시터 등 편의시설을 갖춰놓고 [죽도] 관광객들에게 초지(草地)에서 방생해 키운 약소(藥牛) 고기와 울릉도에서만 나는 명이나물, 더덕 등을 판매하거나 울릉도에 내다팔아 연간 1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한다. 



전망대 왼쪽에는 [관음도]와 [섬목]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관음도]는 울릉도에서 독도, 죽도에 이어 3번째로 큰 부속 섬으로, 섬 전체의 형태가 사람의 왼쪽 발바닥 모양과 비슷하게 생겼다 한다. 10월부터 11월까지 [내수전 전망대]에 올라 밤바다의 어화(漁火;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를 바라보는 풍경 또한 장관이라 한다. 



▷ 봉래폭포


전망대를 내려와 봉래폭포로 향하는 길목에는 봉래폭포 관리소부터 봉래폭포까지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으며, 찬바람이 불어나와 "천연에어컨"이라 불리는 풍혈(風穴) 얼음골이 있고 폭포를 오르는 길은 울창한 삼림욕장으로 이뤄져 있다. 봉래폭포(蓬萊瀑布)는 30여m 낙차와 3단에 이르는 장대한 목포수이다.


풍혈 얼음골

이곳은 울릉도 [도동]과 [저동]을 비롯한 남부일대에 중요한 상수원으로, 이곳 물은 북서쪽의 [나리분지]에 모인 강수가 지하로 스며들며 지하에서 지압수가 돼 지표로 용출하기 때문에 울릉도 주민에게는 용출수(湧出水)라 불리고 있다. 지표로 솟은 다량의 물이 지형의 기복을 따라 흘러내림으로서 폭포가 형성됐다 한다. 


봉래폭포(蓬萊瀑布)

이어 울릉도에서 제일 큰 항구마을인 [저동항]으로 향하는데 이곳은 울릉도 오징어의 대부분을 취급하는 항(港)이라 한다. 한때 태풍 피해를 슬기롭게 극복한 견고한 항구로 거듭난 곳으로, [죽도]를 마주하며 솟아오르는 동해일출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 해안산책길


[저동항]에는 촛대바위와 우측 해안을 따라 [행남등대]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안산책길이 있다. 울릉읍 저동리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촛대바위는] 원래 바위섬이었으나 방파제 공사를 하면서 방파제와 맞붙게 되었다고 한다.  


촛대바위

저동항에 우뚝 서있는 [촛대바위]는 전설에 의하면 "효녀바위"라고도 하는데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간 아버지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딸이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울릉도 해안산책길은 [도동산책길], [행남산책길]을 거쳐 [저동산책길]로 접어든다. 저동 해안산책길은 "무지개다리"로 연결된 너무도 아름다운 길이다. 마치 다른 나라에 와있는 듯한 착각 속에 눈부신 태양과 연푸른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가 환상적이디. 


무지개다리

자연동굴과 기암괴석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사이로 펼쳐지는 해안의 비경(祕境)과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이 길은 [저동항]에서 [행남등대]까지 약 1.4km로 천혜의 절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해안산책길이다. 



회오리처럼 감아 올라간 철 계단이 절벽 아래로 이어져 있고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몽돌 구르는 소리를 전한다. 바람에 살랑이는 바위틈 야생화와 푸르른 물결에 취한 발걸음이 마음속 행복함으로 채워지며 울릉도 여행의 백미로 다가온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오늘은 작은 바람의 영향으로 오전 독도로 출항한 여행객의 독도 접안이 어려워 보인다며 어제 독도를 다녀온 우리 일행이 행운아라 치켜세운다. 



이번 울릉도 여행을 통해 섬사람들의 일상에서 바람의 영향이 생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지만, 행운을 얘기하는 가이드 말이 내겐 울릉도 특산물을 많이 구입하라는 얘기로 들려오기도 한다. 



오전 여행을 마친 후 저동항에서 오징어를 구입하고 울릉도 호박엿을 사기위해 다시 사동직판장을 찾았다. 몇 가지 특산물을 주워 담고는 오후 승선을 위해 이른 시각 홍합밥으로 점심을 마치고 썬플라워호를 타고 3시간 반을 달려 묵호에 도착해 잠실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예정보다 늦춰진 일정으로 급하게 둘러본 여정이었지만, 울릉도는 구석구석 자전거 여행을 하며 성인봉에 오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이번 여행은 울릉도가 독도를 관할하며 아름다운 山水를 간직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섬임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 癸巳年 시월 초엿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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