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인도, 나는 왜 이곳에 머물고 싶은가

나는 왜 여행의 흥미를 잃었는가

by 장건호

세 번째 인도 여행이다.

처음 인도에 왔을 땐, 모든 게 새로웠다. 향신료 냄새, 삐삐거리는 오토릭샤 소리, 사람들의 지나친 호기심.
두 번째엔 익숙해졌고, 어느 정도 나만의 여행 루틴도 생겼다.
그리고 지금, 세 번째 인도.

나는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더 이상 새로운 도시에 가도 두근거리지 않는다.
바뀐 건 도시가 아니라 내 감정이었고, 낯섦에 반응하던 감각들이 무뎌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무뎌짐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머물고 싶다'는 감정을 느꼈다.

한 여자를 만났다.
대단한 로맨스도, 드라마도 없었다. 그냥 일상적인 감정의 교류였는데 이상하게 따뜻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 사람과 같이 살면, 그냥 커피 내리고 밥 해 먹고 일하고,
그 평범한 인도에서의 삶이,
한국에서 버티는 삶보다 훨씬 덜 고통스럽겠다.”

흥미는 사라졌지만,
정착에 대한 마음은 자라났다.

나는 이제 다시 떠날 이유보다,
남을 이유를 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