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면 변할 줄 알았다.
새로운 하늘,
처음 걷는 거리,
낯선 언어와 공기 속에 있으면
내 마음도 새로워질 줄 알았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느끼던 설렘,
낯선 도시의 골목에 서 있을 때 느끼던 두근거림.
그 감정에 기대어 나는 여러 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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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떠날수록
나는 알게 됐다.
어디로 가도,
결국 나는 나를 데려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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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시에서도
내 안의 질문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엔 다를까?”
“이번엔 조금은 행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밤이 되면
낯선 곳에서도
익숙한 외로움과 불안이
다시 나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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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은 처음엔 해답 같았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건
달라진 풍경 속의 나 자신이었다.
장소가 아니라
내 안의 감정이
내 여행의 진짜 목적지였다는 걸
조금씩 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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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안다.
떠남은 중요했다.
그 길 위에서 나는
내 마음과 솔직히 마주하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그 어떤 곳도
내 문제를 대신 풀어주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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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도 결국 나를 데려간다.
그래서 이제는
떠나는 대신
내가 나와 조금 더 잘 살아보는 법을
배워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