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하는 게 무섭다고 느낀 적이 있다.
아무 말 없이 밥을 먹고,
낯선 도시에서 길을 찾고,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안 하고 침대에 누워 있을 때면
“이게 뭘까, 왜 나는 여기에 있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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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나는 공항에 앉아
라다크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세 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 도시로 향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마음이 갑자기 뻗쳤다.
이유도 계획도 없이, 그냥
“떠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표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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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즉흥을 불안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감정이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감’ 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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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이제는 나 혼자서도
시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예전엔
혼자는 외로움의 시작이었고,
누군가 없으면
내 하루도 의미 없다고 느껴졌는데,
지금은
혼자라는 상태를
‘나를 돌보는 시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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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마,
이건 ‘설렘’과도 조금 다르다.
무언가 거창한 걸 기대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나와 함께 있어도 괜찮다고 느끼는 감정.
그게 지금의 나에게는
무척 소중하고 건강한 감정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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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혼자지만 괜찮다.
그게 이 여행의 시작이기도 하고,
지금 내 삶의 변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