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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노아 Noah Jang Nov 06. 2018

늑대는 돌아오지 않는다

  일본늑대와 아베노하루카스, 300m, 일본 오사카

일본에서 늑대는 산의 수호자이자 여행자를 보호하는 영적 존재로 여겨졌다. 예부터 늑대 두개골이 액막이와 부적으로 이용되었고 멧돼지로부터 농작물을 지키는 신으로 숭배되기도 했다. 사이타마, 시즈오카, 도쿄에 신사가 있지만 일본에 서식했던 두 종의 늑대인 일본늑대와 홋카이도늑대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멸종동물 일본늑대, 종이에 연필, 2018, 장노아


1615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군사적 승리로 유력 가문들끼리의 오랜 전쟁이 막을 내렸다. 평화와 번영이 이어진 1600년대에 인구와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570년부터 1650년까지 건축, 연료, 가축 사료 등으로 목재 소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광범위한 산림 벌채가 이루어졌다. 늑대 서식지가 파괴되었고 먹이인 사슴 수가 줄었다.


늑대는 먹이가 부족해지자 가축을 습격했고 유해조수로 지정되어 죽임을 당했다. 1732년 처음 보고된 이후 광견병도 널리 퍼졌다. 체고 56~58㎝의 가장 작은 늑대인 일본늑대는 1905년 나라현에서 포획된 개체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회색늑대와 크기가 비슷한 홋카이도늑대는 홋카이도 개척시대를 거치며 개체 수가 감소했다. 현상금까지 걸린 포획 정책과 전염병 등으로 1889년 멸종했다.

일본늑대와 아베노하루카스, 300m, 일본 오사카, 102x65cm, 종이에수채, 2018, 장노아


1600년대 후반부터 무분별한 삼림 파괴가 야기한 토양 침식, 지진 발생, 저지대 범람 등으로 농작물 수확량이 줄었고 자원 분쟁과 식량 부족 사태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쇼군과 다이묘, 농부들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숲을 관리하고 보호한 결과, 1800년경 산림 위기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400년 전부터 산림을 철저하게 관리한 일본은 높은 인구밀도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토면적 대비 산림 비율이 68.5%에 이른다. 73.1%인 핀란드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다.


일본의 숲은 회복되었지만 멸종된 늑대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현실적인 이익이 없었다면 숲도 보호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의 필요와 유익에 따라 죽이고 살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생명 그 자체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당면한 환경 문제도 현명하게 극복해낼 수 있지 않을까.



원문보기: 한겨레 애니멀피플

멸종동물, 일본늑대, 홋카이도늑대, 일본 최고층빌딩 아베노하루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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