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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쌤 Oct 22. 2021

일 좀 그만해

"일 좀 그만해라, 안 힘들어?"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듣고 나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하는 말이다.


인공지능(AI) 교육 선도학교 운영을 하면서 창의융합형 정보 교육실을 구축하고

인공지능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원을 받아서 AI-SW 교육 학생동아리를 운영하고,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지원받은 목적사업비와 보조금으로 스마트기기도 산다.


10월이 AI-SW교육 체험주간이라 생각해 둔 여러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학생들이 돌아다니며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학생이 있는 교실로 내가 직접 뛰어다니기로 했다.


메타버스 모델 개발 운영학교가 되어서 이제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들과 메타버스를 가르쳐보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정보보안감사를 무사히 마쳤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대학원 수업을 듣고

감사하게도 몇몇 자료 개발에 참여도 해보았다.


수업은 뭐 숨 쉬듯이 당연히 하고 있고


일은 곁가지처럼 늘어나고, 늘어나고, 늘어난다.


게다가

이번 주 월요일부터 오늘까지는 정말 1분도 못 쉰 것 같이 일만 했다.


감사 준비에 선생님들과 함께 자료를 확인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두고

감사장에 서류를 정리해서 우리의 흠이 없음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감사를 받으며 궁금한 점에 답변하고


스마트기기를 사기 위해 물품선정위원회도 열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업체들과 학교에서, 퇴근 이후에 연락을 주고받으며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어느 곳이 나은지, 단가는 어떻게 되는지, 이 기기만의 장점과 회사들의 각각의 장점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사이사이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께서 정보보안감사를 준비하느라 수고하셨다며 간담회를 열자고 하셔서

간식을 주문하고, 학교 특색 교육인 인공지능 교육을 하느라 고생하고 있으니 간담회를 열자고 하셔서 간식을 주문했다.


중간중간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대학원 수업도 들었다.

멍하니 웹 크롤링과 버블 정렬에 대한 수업을 듣고 있다가 눈이 감기는 것에 스스로가 놀라서 커피를 더 주문해 급히 마시고 다시 수업을 들었다. 다음 주에는 중간고사가 있어서 카페에서 조금 더 공부를 할 요량이다.


갑자기 내가 사는 지역에 코로나 확진자들이 급증했다. 그것도 학생들이 많아서 우리 반 아이들에게 더더욱 조심을 할 것을 당부하고, 형제가 검사를 받고, 혹시나 밀접접촉자가 되면 학습결손을 막기 위해 원격수업을 제공해야 하니 그 수업들을 따로 준비했다. 그렇게 갑자기 자율 격리가 된 친구들이 우리 반에 꽤 있었다.


동아리 성과와 활동 발표를 메타버스로 하기 위해 보고서와 영상을 찍었다. 아이들과 함께 한 활동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고, 사진을 사용하기 위해 학부모 개인정보제공 동의를 받고, 일련의 과정들을 거쳤다.

 

금요일 오후 5시까지 정말 욕이 나오게 바빴다.

배달 주문을 한 음료를 교문 앞으로 받으러 나가야 했는데, 그 순간이 어떻게 보면 제일 여유로웠다.

멍하니 걸을 수 있었으니까.


금요일 오후 5시.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보안감 사는 끝났고,

기기 선정이 끝나서 주문만 올리면 되는 상황이고,

동아리 성과 발표 자료도 보냈다.


당장 목요일까지는 카페에서 일만 하면서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라고 되뇌었지만

오늘은 카페에 와서 할 일을 생각해보니, 아이들 수업만 올려주면 된다. 일단은.


여유가 넘친다.

그래서 브런치에 들어와 이렇게 글도 써본다.


누구는 일은 좀 덜고, 네 인생을 살라고 하지만

이것 또한 내 인생이다.

그리고 올해가 아니면 이렇게 할 수 있는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인정 받든, 인정받지 않든 일들을 닥치는 대로 다 받고,

내 업무와 관련해서 공모할 수 있는 사업은 다 공모했는데,

웬만한 공모들은 다 통과가 되어서 나의 일이 되었다.


대학원 수업도 올 9월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다니던 대학원을 1년 전 자퇴하고 나서

한동안 대학원 생각을 하지 않다가

올해 다시 시작해보자 하는 마음에 대학원에 지원하게 되었다.


몸은 힘들다.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도 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은 뭔가 설레고 즐겁다.

스스로 뭔가 해냈다는 마음은 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할 수 있는 일거리들이 있나 찾아본다.

그러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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