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짱쌤 Jul 19. 2023

미안해요.

갑작스런 소식을 듣고.

 선생님, 그곳은 선생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존경받으며, 선생님이 뜻하고자 하는 바를 펼 수 있는 그런, 곳이기를 바랍니다.


 1월, 합격통보를 받고 얼마나 기뻤을지 눈에 선합니다.

 2월, 부푼 꿈을 안고 교직 생활을 하기 위해 여러모로 준비했을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려집니다.

 3월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지만,

 아이들 하나만 보고 이 교직생활을 버텨내기에, 이곳은, 선생님께 너무나 큰 짐을 지게 했을 거라 감히 미루어 생각해 봅니다.


 선생님, 미안해요.

 말 한마디 건넬 수 있었어야 했는데

 고민을 토로할 한 줄기 창구라도 될 수 있어야 했는데

 힘이 될 수 있어야 했는데

 그래도, 선생님은 잘못하지 않았다고,

 방패가 되어줄 수 있었어야 했는데.

 

 부디, 그곳에서는,

 편히 쉬기를 기도할게요.



 한 사람의 교사를 길러내기 위해

 초 중 고 대  총 16년이 걸렸지만,

 그 교사가 꿈이 꺾이는 데는 네 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누가 이 교사의 사그라듦에 책임지는가,

 누가 이 교사를 책망할 수 있는가,

 누가, 대체 누가 이 교사를 절망의 끝으로 밀어냈는가.


 언제까지, 대체 언제까지

 사명감과 성직관만을 강요하며

 권리와 권한은 없이 의무와 책임만을 강조하는,

 

 신규교사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주어야 함에도

 그 이상을 강제하는,


 한 명의 교사도 지키지 못하는,


 교육을 그저 서비스로 취급하는,

 

 교육의 주체에 중요한 축임에도 무엇 하나 의견도 내지 못하는,

 

 이 시대상황만을 탓해야 하는가.

 

 

작가의 이전글 나는 왜 글을 쓰지 못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