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 교사의 사그러듦을 추도하며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그냥, 아이들에게
잘못한 건 잘못된거라고
규칙은 이런거라고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래서 적어도 아이들 모두가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고
서로에게 피해는 주지 않는 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소수를 존중하자는 건
소수만 존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변질되고
"마음"을 알아줘야 한다는 건
"마음대로"해도 된다는 것으로 변질되어버렸다.
그 과정에서
교사는
감정의 쓰레기통에 지나지 않게 되어버렸다.
더 큰 문제는
적어도 쓰레기통은 비울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지만
교사는 가득차면
비울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 사회는
쓰레기통이 아닌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을 보고도 지나치고
쓰레기통에게 쓰레기를 예방할 방법을 찾아내라고 한다.
한 명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다.
아흔 아홉명을 살리자는 것이다.
한 명에게 쏟을 시간을
아흔 아홉명에게 나누어 주자는 것이다.
다만,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