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가 과일을 깎아 내 오시면
언니와 나의 포크는 싸우듯이
바쁘게 움직였다.
참..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몰랐고 관심도 없었더라.
'엄마가... 과일을 드시고 싶은 만큼 드셨었나..?'
몇 년 전 임신 중에 직장 동료 언니가
이런 말을 했었다.
"나는 자식 입에 들어가는 딸기만 봐도
배부르다"
뱃속에 자식을 품고 있는 나로서는
전혀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당시 나는
엄마의 행복과 권리를 운운하며
나는 그렇게 살지 않을 거라고
자식과 공평하게(?) 먹고 살리라
당당히 얘기했더랬다.
어느 날은 딸기를 씻어 내 왔는데
딸은 와구와구 먹기 바쁜데
나는 딸기에 손이 가지 않았다.
입 한가득 딸기를 물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데
신기하게 배가 부르더라..
그 순간 몇 년 전 언니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고
나는 혼자 피식 웃었다.
그 희생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었구나..
마음이 이렇게 행복으로 가득 차
배부를 수가 있는 거였구나..
그리고 나는
어릴 적 기억이 함께 떠올랐다.
엄마는 과일을 먹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엄마로서 느끼는 마음을
똑같이 느끼고 계셨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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