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다려왔어. 열음아 나 씐나.
손열음 공연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몇 년을 기다려온 공연이라서 두 배 더 재미있고 세 배 더 감동을 느끼고 싶다. 연주될 곡의 아주 생기본 정도는 공부해야 한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연주될 곡은 두 곡 중 하나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다.
유튜브 영상으로 어떤 곡인지 찾아봤다. 나에게도 익숙한 멜로디다. 누구에게나 익숙할 유명한 곡이다.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 2라운드에서 연주한 곡인 것 같다 (유튜브 영상). 이 콩쿠르에서 2등을 했다 (원래 차이코프스키 콩쿠르가 좀 그렇다... 나의 마음 너의 마음에서는 물론 1등). 13년 전에도 이렇게 엄청나게 잘 쳤는데, 요즘은 얼마나 더 잘 칠까? 기대가 많이 된다. 2020년 토요 예술무대에서 협연한 연주도 찾았다 (유튜브 영상). 전자가 더 짜랑짜랑하게 들리게 녹음이 잘 된 것 같다. 앞 영상에서는 콩쿠르 연주라 그런지 기합이 들어가서 또박또박 열심히 치는 느낌이라면, 뒤 영상에서는 훨씬 더 편안하고 여유롭게 즐기며 치고 있다. 4월 공연에서는 뒤 영상과 비슷하게 연주할지, 다니면 다른 해석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참고로 손열음은 2011년 그 콩쿠르에서 이 곡 연주로 특별상까지 받았다.
이 곡은 화해의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곡을 계기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와 회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방식대로 음악 하고 싶어 했지만 그의 아버지는 반대했다고. 모차르트와 콘스탄체와의 결혼도 반대했고 (결국 강행해서 결혼했다.) 모차르트는 마음이 여린 청년이었다. 어머니의 부재와 상실로 가슴 아픈 그를 아버지가 더 힘들게 했을까? 원래 힘들 때 잔소리하고 반대하면 쉽게 맘 상하니까.
모차르트의 아버지도 음악가였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와의 화해의 뜻으로 아버지의 곡을 오마주 했다. 존경과 사랑을 그렇게 표현했다. 그의 협주곡을 아버지가 듣고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노여움을 풀었다 한다. 모차르트가 나름 센스가 있었나?
이 곡은 그가 빈 음악가 시절 최고 절정기에 작곡한 곡이라 한다. 20번, 21번, 22번 모두 짧은 기간에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21번은 유난히 우아하고 서정적이며 꿈결 같고 아름답다. 특히 2악장은 영화 '엘비라 마디간'이란 애칭이 있는데, 그 영화에 쓰였기 때문이다. 난 본 적 없는 1967년 영화다. 인기가 엄청 많았다고.
손열음 공연에서 연주될 또 다른 곡은 표도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이다. 이 곡에 대한 이야기는 더 재미있다. 1악장부터 4악장까지의 구성도 재미있고, '비창'이란 이름이 붙여질 만하다고 느껴진다. 러시아어로의 본래 뜻으로는 '열정적', '감정적'에 더 가깝다고. 일단 첫마디 시작부터 분위기 잡는 게 장난이 아니다. 마지막 4악장 피날레는 우울한 분위기가 심하게 난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