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했던 수학] 1.프롤로그

by 이 율

그렇다, 나는 수학을 포기한 자 일명 수포자다. 언제부터 수포자였을까. 교과서에 문자가 나올 때 즈음일 거다. 그렇다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포기한 셈이다. 왜 포기했을까 고민해보면 왜?에 답을 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분수 나누기다. 2 ÷ 1/2을 하면 왜 곱하기로 바뀌는지 스스로 답을 할 수 없었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면 되는 일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릴 때 뭔가 질문을 하기도 좀 쑥스럽고 다른 친구들은 다 잘 푸는 거 같은데 나만 모르고 질문하는 건 아닐까 부끄러움에 선생님에게 물어보지 못했다.


그럼 친구에게 물어보면 되는 일 아닌가? 맞다. 그래서 물어봤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부분을 친구가 긁어주지 못했다. 고등학교 야자 시간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수학을 포기했으니 고등학교 수학을 봐도 눈 앞이 컴컴했다. 수와 문자들이 뒤죽박죽 섞이며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중학교 수학책을 구했다. 문제를 풀려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다가갔다. 친구에게 물었다. 친구야, 왜 이 공식으로 풀어야 돼? 답은 간단했다. "그냥 공식이야 외워야 돼." 난 외우고 싶지 않았다. 이해하고 싶었다. 그러나 친구는 계산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지 뭔가 원리를 이해해 푸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중학교 때도 그랬다. 왜 x를 쓰는거지. 그리고 알파벳 중에 왜 하필 x인거지? 아마 친구도 황당했으리라. 그렇게 수학은 나에게 있어 이유는 없고 질문만 남긴 학문이 되었다.


수학에 있어서 나는 한 가지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수학하는 사람, 즉 수를 다루는 사람은 글을 잘 못 쓸거야." 단순한 논리였다. 글자와 수는 다르니까. 그런데 내 바보같은 관점이 깨지는 순간이 발생했다.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수학자의 서울대 졸업식 축사 영상이 그 순간이었다. 축사 내용을 듣는데 깜짝 놀랬다. 분명 내 생각에 수학자는 글을 잘 못 쓸텐데 그의 축사는 명료하고 따뜻했다. 충격적이었다. 무언가 문학적인 느낌은 소설 이나 시를 쓰는 사람이 더 잘 할 거라 생각했는데 ! 그리고 또 다른 사건으로는 책의 추천사다. "한 권으로 끝내는 중학 수학" 추천사를 수학자가 썼다. 그 글도 기승전결이 확실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비유를 통해 울림을 주었다. 물론 두 수학자의 말과 글을 본 게 다지만, 내 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꿈틀댔다. "수학을 공부하면 글을 잘 쓸 수 있겠구나" 그렇다. 나는 글을 잘 쓰기 위해 수학을 공부할 생각이다.


수학 공부는 나에게 험난한 여정이다. 일단 사칙연산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없다. 게다가 수학을 이해해보려 했으나 다양한 이유 때문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어린 나는 지능이 부족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다른 아이들 보다 배우는 속도가 느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수학이 세상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내 속도대로 수학을 공부해보려고 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 그래서 독서 계획을 세웠다. 아래 책들을 다 읽을 예정이다.

1. 판타지 수학대전 전권

2. 수학 귀신

3. 박사가 사랑한 귀신

4. 틀리지 않는 법


위 책들을 읽으며 브런치에 글도 쓸거다. 최종 목표는 미적분 이해하기다. 왜 하필 미적분인가? 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뭔가 고등학교때 미적분 얘기를 하면 수학을 잘해보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렇다, 목표는 미적분 이해하기다. 미적분을 온전히 이해할때까지 포기했던 수학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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