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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성 Jan 02. 2025

세계 최강 자본주의 국가

전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에 집착하는 나라

한국은 자본주의가 가장 강하게 뿌리내린 나라 중 하나다. 어쩌면 전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에 집착하는 나라일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도 제일 강하다. 우리는 돈과 성공에 대한 집착을 일종의 미덕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한국 사회의 역사적 배경과 환경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결과다.

경제 급성장의 기억은 우리 사회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한국은 짧은 시간 안에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자본과 경제의 힘이 곧 생존과 발전을 의미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경제적 성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나은 삶을 위해 쉼 없이 달렸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룬 사람들에게는 존경과 부러움이 따랐다.

IMF 외환위기의 충격은 자본주의에 대한 우리의 집착을 더욱 강화시켰다. 경제 붕괴의 위기 속에서 돈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 우리는 절실히 깨달았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온 국민을 지배했다. 그 이후로 우리는 더 열심히, 더 빠르게,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게 되었다. 그때부터 자본주의는 우리의 생존 본능과도 같은 것이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외국인의 눈에도 뚜렷이 보인다. 한 외국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살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만 할 것 같아.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 행복하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인식되는 것 같아." 이 말은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의 강렬한 영향을 얼마나 받았는지를 보여준다. 돈과 성공이 곧 사람의 가치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리는 자본의 힘을 믿고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를 오직 경제적 결과로만 판단하고,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평가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인간관계, 건강, 행복을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느끼는 경쟁의 압박과 피로감은 자본주의의 그림자일지도 모른다. 자본주의의 성공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게 만들기도 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하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끝에는 진정한 만족보다는 끝없는 허전함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이 자본주의의 굴레 속에서 이렇게 달려가는 이유는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가난, IMF의 공포, 경제적 성공의 단맛은 우리의 선택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멈춰 서서 질문해야 할 때다.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준 것들은 무엇이고, 빼앗아간 것들은 무엇일까? 우리가 돈과 성공을 위해 포기한 것들, 놓쳐버린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돈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만, 삶의 모든 답이 될 수는 없다. 자본주의는 강력한 도구일 뿐,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한국은 자본주의의 힘으로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 속도와 방향을 조정해야 할 때다. 우리는 물질적 풍요를 넘어, 관계와 행복, 그리고 인간다움을 찾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돈은 중요하다. 돈이 안 중요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인생에는 돈 외에도 다양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들, 그리고 그 가치를 통해 만들어가는 더 따뜻하고 인간다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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