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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성 Jan 01. 2025

이유가 있겠지

"이유가 있겠지." 이 한마디는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준 중요한 생각이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를 더 깊고 평화롭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의 행동을 보고 곧바로 판단을 내리곤 한다. 하지만 그 판단이 꼭 옳은 건 아니다.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일하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 처음에는 화가 나거나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왜 저렇게 행동했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그런데 어느 날, 후임이 뜨거운 솥을 옮기다 그만 바닥에 재료를 쏟아버리는 일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왜 이걸 제대로 못했지?”라는 생각 대신 “어쩌면 무거워서 실수했을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유를 물었을 때, 후임은 그날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았고, 뜨거운 솥을 옮기는 데 힘이 부족했다고 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모든 행동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이해하면 상황을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타인의 행동을 보고 곧바로 화를 내거나 판단을 내리기보다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면, 상대방의 입장을 한 번 더 헤아릴 수 있다. 어쩌면 누군가의 짜증 섞인 말은 단순히 피곤함의 표현일 수 있고, 어색한 행동은 자신감 부족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대화와 소통의 문을 연다.

이 생각은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더 이성적으로 바꿔줬다. 무조건 상대를 탓하거나 문제를 비난하기 전에, 먼저 이유를 상상하고 물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 작은 변화는 관계를 크게 변화시켰다. 내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려는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도 나를 더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서로가 조금씩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면, 대화는 더 부드러워지고 관계는 더 단단해진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타인의 이유를 전부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상대의 이유를 끝내 알 수 없거나, 그 이유가 타당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유가 있겠지"라는 마음은 내게 여유와 평화를 준다. 상대를 몰아세우기보다, 나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삶은 복잡하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우리는 누군가의 행동 뒤에 숨겨진 이유를 모두 알 수 없지만,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은 이해와 공감을 위한 출발점이 된다. 그 한마디는 우리가 서로를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오늘도 누군가의 행동에 의문이 들 때, 나는 "이유가 있겠지"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나를 더 나은 대화와 관계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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