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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니정 May 11. 2021

색다른 경험을 주는
파리의 특별한 식료품 가게

[Paris #9] Inspired By Market


프랑스에 재봉쇄령이 시작된 이후 새로 생긴 취미가 있는데, 그건 바로 마트에 가는 거야. 어차피 필수품이 아닌 일반품목의 매장들이 문을 닫은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먹는 것, 마시는 것, 몸에 쓰는 모든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게 되었어. 예전에는 퇴근하면서 집 앞 슈퍼마켓에 잠깐 들러 그날 먹을 거를 대충 사는 거에 그쳤다면, 이제는 조금 더 좋은 재료들을 파는 식료품점이 있는지, 매장에서 보내는 시간이나 경험이 즐거움을 선사해주는지 등등 많은 것을 신경 쓰게 된 것 같아. 


사실 우리가 유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치즈나 여러 과일 채소들이 싱싱하게 쌓여있는 시장이나 식료품점 아니겠어? 그래서 오늘은 파리에서 조금 특별하게 장을 볼 수 있는 몇몇 식료품 매장을 소개하려고 해.







Eataly


잇탈리(Eataly)는 한국 판교에서도 지점을 찾아볼 수 있는 이탈리아 전문 식료품점이야. 이탈리아의 모든 식문화를 한 지붕 안에 모아보자라는 철학으로 시작된 공간이지. 우리나라의 성수, 연남, 송리단길 같은 곳에서 정갈한 고급 일식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듯, 프랑스에서도 고급스러운 이탈리아 식당과 문화를 즐기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있어. 그리고 그런 문화를 각 가정의 주방까지 쉽게 소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잇탈리지. 토마토소스, 파스타, 치즈와 육류 등 이탈리아 향이 물씬 느껴지는 퀄리티 높은 재료들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전에는) 매장 내부에서 음식과 술을 같이 즐길 수 있는 다이닝 서비스까지 제공되고 있어. 잘 정제된 시장을 구경하는 기분처럼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보면 오늘 하루 식사 메뉴를 조금 더 세심히 고민하게 될 거야.





Marks & Spencer

영국의 상류층을 겨냥한 마트인 막스 앤 스펜서(Marks & Spencer)는 외부 품목 없이 전부 내부 PB제품으로 이루어진 곳이야. (이마트의 노브랜드처럼) 그래서 이곳을 구경하다 보면 마치 막스 앤 스펜서 왕국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심플하지만 감각적으로 디자인된 패키징과 자체적으로 나오는 간편식들이 퀄리티가 꽤나 높고, 특히 영국 느낌이 물씬 나는 제품들로 영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구매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어. 파리에선 매장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고, 영국과 달리 푸드제품만 팔고 있지만 (영국에서는 의류, 생활용품 등 백화점 같은 느낌) 한번 막스 앤 스펜서의 매력에 빠지면 단골 고객이 되기가 쉽지. 일러스트 제품을 보는듯한 패키징의 특별 에디션 상품과 자체적으로 내세우는 퍼시 피그 같은 캐릭터 상품도 있어서 확실히 디테일한 브랜딩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게 느껴져. 프랑스에 살면서 색다른 소비가 끌릴 때, 한 번쯤 날 잡아 이것저것 사재기를 많이 하게 되는 마트 중 하나야.





La Grande Epicerie de Paris

파리의 마트를 얘기하면서 너무 다른 나라 브랜드들만 얘기했지? 파리에서 뭔가 제대로 마트를 플렉스하고 싶다 하면 이곳을 빼놓을 수 없지. 파리의 가장 유명한 백화점 중 하나인, 르 봉 마르셰(Le Bon Marché)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식료품점이야. 그만큼 제품들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일지 감이 오지? 유럽에서 웬만큼 프리미엄의 위치에 있는 제품들은 다 모여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거기에 맞게 제품의 디스플레이도 너무 세심하게 잘 정돈되어있어. (심지어 이곳에는 한국 매대도 따로 존재해. 문경오미자나 참나무통 소주 같은 지역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어.) 특히 이곳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지하에 있는 주류관인데, 전 세계의 대표적인 주류 제품을 만나볼 수 있기도 하지만, 역시 프랑스인만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와인 코너지. 프랑스의 지역별로 깔끔하게 나눠져 있는 대표 격 와인들과 요즘 유행하는 내추럴 와인도 찾아볼 수 있어. 전반적인 판매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것저것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뭔가 마음이 풍족해지는 그런 곳이야.





Chez Fred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은 집 근처의 동네 식료품점인데, 프랑스는 앞서 소개한 대형마트 외에도 동네마다 잘 꾸며진 구멍가게 느낌의 식료품점 (Epicerie)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 공산품에 질린 사람들이 집 근처에서 조금 더 세심하게 자연주의 재료들을 구매하고 싶을 때 찾아가는 곳들이지. 마치 대형 백화점의 비슷비슷한 제품 라인보다 오너의 주관적인 셀렉 감각이 더 세심하게 묻어있는 편집샵을 찾고 싶은 느낌이랄까? 이 가게도 주인의 세심한 감각과 디테일이 매장 구석구석에 묻어나는 곳이야. 이국적인 매장 분위기와 제품들, 마치 어릴 적 문방구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의 무질서하고 투박한 제품 진열들이 더욱더 정감이 가는 그런 가게야.





유럽인들에게 있어 식문화란 삶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고 그만큼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와 테이블 문화가 그 어떤 나라보다도 잘 발전되어 있어. 아마 프랑스의 마트들, 그리고 구멍가게에서 느껴지는 세심하고 진중한 디테일들도 그러한 문화에서 묻어난 것이라고 생각해. 우리나라에서도 현대백화점의 현대식품관 등, 식재료를 조금 더 진중하게 다루고 소개하려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지? 한국의 여러 가지 관련 서비스들을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아.


2021.05.04 

Paris




� 더 생생하게 파리의 영감을 얻고 싶다면?

https://www.youtube.com/watch?v=hS-qDChGxiA&t=1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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