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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덕후들의 성지순례길
BMW 박물관

[#21 Paris] Inspired By BMW Museum

by 재니정

난 저번 주말 휴가를 내서 독일 뮌헨에 여행을 갔다왔어.

뮌헨은 독일에서도 조금 재미있는 도시야. 독일에서 베를린 다음으로 큰 도시이지만 조금 외곽인 바이에른 주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자신들을 독일인이라기보단 독립적인 바이에른 사람으로 생각하고, 다른 독일인들도 이곳을 독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 뭐 그런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곳이지. (마치 파리와 마르세유 사람들이 서로 싫어하듯이)


아무튼 이곳 뮌헨은 특히 맥주와 자동차로 유명한 도시야. 마침 뮌헨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 같이 지내게 되어서, 뮌헨에 오면 꼭 들려야하는 장소 중 하나인 BMW 박물관을 방문해보기로 했어.


BMW박물관은 뮌헨 올림픽 공원 근처에 위치한 BMW본사 옆에 붙어 있어.

엔진 모양의 본사 건물과, 샐러드 볼 모양같은 박물관의 독특한 건축물로도 유명해. 깔끔한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마치 시간여행의 길을 걷 듯, 쭉 이어진 일방향의 길을 따라 BMW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게 되지.


BMW-museum-exterior-Munich-1000x667.jpg (BMW 박물관의 외관, 출처: blog.parkinn.com)


BMW의 약자가 ‘바이에른 모터 웍스’( 독일 표기명: Bayerische Motoren Werke) 라는 거 알고 있었어? 결국은 바이에른의 모터 회사라는 뜻이지. (생각보다 의미가 초라하지?) 처음 비행기용 엔진 제작 회사에서 시작한 BMW는 스포츠카 제작으로 이름을 날리며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어. 그래서 BMW의 엠블럼의 모양이 비행기의 프로펠러의 모양에서 착안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어.


자동차 덕후를 위한 공간같지만 차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몇가지 있어.

우선 BMW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키드니 그릴 (차 앞쪽에 달려있는 신장처럼 달려있는 두개의 그릴)이 과거에서 현대로 오면서 베리에이션 되는 과정 (점점 크기가 가로로 넓어지다가 최근에는 다시 좁아진 디자인이 나오는 추세다.)이라던지, 헤드라이트 속에 항상 자리잡고있는 두개의 원형 전구 등, BMW의 상징과도 같은 두 요소가 지금까지 어떻게 변화해오면서 디자인 되었는지, 그리고 각 모델에 따라 그 용도에 최적화 시키기 위해 차체의 형태가 어떻게 다르게 디자인 되었는지 등 자동차에 대해 잘 몰라도 디자인적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아. 특히 나도 전에는 몰랐던 1:1 비율의 클레이 모델 (차량이 실제로 제작되었을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정확히 알기위해 실제 크기대로 제작해본 차량 점토 모형)이나, 차량 내부 디자인을 위한 수많은 가죽, 시트 샘플 무드보드 등, 한 분야의 명가(名家)라고 불리는 곳에서 어떻게 디테일에 집착하고 그것을 구현하는지를 볼 수 있는 점이 좋았어.


P90089474_highRes_bmw-george-v-kidney-.jpg (시대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BMW의 상징, 키드니 그릴)


Capture d’écran 2021-07-26 à 22.45.06.png (1:1 비율의 클레이 모델)


Capture d’écran 2021-07-26 à 22.38.58.png (차량 내부를 위한 패브릭, 머터리얼 디자인)


특히 최근 전기차 모델이 대중화되면서 자동차의 전체적인 인터페이스가 더 미래지향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전시의 볼거리중 하나야. 겉으로 보면 이게 BMW야? 싶을정도로 파격적인 디자인이지만 앞에 언급한 키드니 그릴이나, 헤드라이트같은 BMW의 상징요소들이 여전히 유지되어있는 걸 볼 수 있지. 그 뒤에는 생각보다 많은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어서 먼 타지에서 자긍심도 느끼게 되더라고.


Capture d’écran 2021-07-26 à 22.48.19.png (한국인 디자이너 Richard Kim이 디자인안 i시리즈 콘셉트카)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내 친구말에 따르면 BMW는 오랜 역사를 통해 쌓아온 헤리티지를 잘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벤츠, 아우디같은 브랜드와는 또 다르게 크리에이티브함과 젊은 감각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브랜드라고 해. 또한 세계적인 회사인 만큼 전세계에서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일을 하는 환경이라고도 하지.


전자제품의 애플, IT회사의 구글, 럭셔리 패션계의 LVMH처럼 각 분야의 탑을 찍는 상징과도 같은 빅브랜드들이 있잖아? 역사를 만들어가는 이런 회사들이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고, 또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프로페셔널한 작업 과정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고, 존경스러워지기도 한 기분이 들었어.

뮌헨이 사랑하는, 그리고 뮌헨의 상징과도 같은 브랜드인 BMW 차량을 길거리에서 보게된다면 지금까지 얘기했던 내용들을 되새기면서 그들이 쌓아올린 디테일들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아마 지금과는 다른 시각으로 그들의 '작품'을 바라보게 될거야.


요즘 한국에서 너가 받은 영감은 뭐야?


2021.07.27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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