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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눈으로 본
오징어게임이 남긴 인상들

[#30 Seoul] Inspired By Squid Game

by 재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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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Squid Game)이 예상치 못한 성공이야.

넷플릭스에 떴을 때까지만 해도 상당히 비판을 많이 받았었는데 어느샌가 점점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더라고. 전 세계 넷플릭스 1위, 넷플릭스 주가 최고치 기록, 글로벌 셀럽들의 Shout out 등 입이 아플 정도로 해외에 극찬 소식이 이어졌어. 이제는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의 인기작이자. 한국에서는 핑크퐁, BTS에 이어 K-Culture를 이끄는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어. 아마 파리에 있는 너가 더 느끼지 않을까 싶어. 파리에 있는 오징어 게임 팝업스토어가 그렇게 인기가 많았다며?


사실 오징어 게임이 작품으로 봤을 때 좋은 드라마가 아니라는 의견도 많아. 일본의 유명 데스 게임 장르 영화와 비슷하다거나 개연성의 부족, 한국의 고질적인 신파 등 한국 네티즌과 평론가들이 집어낸 단점들이 어느 정도 공감은 가. 이렇게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영화, 드라마도 오랜만인 것 같아. 나도 이런 한국 영화, 드라마의 클리셰를 싫어하는 편이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하더라고.


그럼에도 왜 성공했을까?


한국보다 왜 해외에서 더 재밌다고들 난리일까? 나는 이 질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어쩌면 한국 콘텐츠가 더더욱 세계로 뻗어나갈 핵심 비결이라 보거든.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었지. ‘한국에서 성공해야 해외에서 성공한다.’는 공식을 아주 보기 좋게 깨버린 콘텐츠가 이 오징어 게임이었어. 물론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자체가 성공 요인이긴 하나 미디어, 마케팅적인 부분으로 귀결시키킨 싫었어. 기획자, 콘텐츠 제작자의 입장이라면 콘텐츠에 어떤 재미 요소가 있었는지를 찾는게 스스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지.


가장 좋은 부분은 한국만의 독특한 게임을 부각한 점이었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게임’은 한국인한테는 어렸을 때 하던 알던 게임이지만 해외 팬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 달고나 게임 모양에 수많은 밈(Meme)이 생긴 이 문화적 파급력을 보면 오징어 게임의 흥행 요소의 절반은 게임(특히 달고나)에서 나왔다고 무방해. 지금 뉴욕에서도 달고나를 팔기 시작했다고 기사에서 봤어.

그 다음은 기억에 남는 오브제들이야.

참가자, 관리자들의 복장이라거나 네모, 세모, 동그라미 모양 그리고 공간 구조와 색감은 스토리를 떠나 드라마가 관객의 머리 속에 각인되는 시각적 요소였어. 이는 수많은 패러디로 확산되어 오징어게임이 흥행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지. 관리자의 옷은 이미 10월 31일 할로윈 파티용으로 불티나게 팔린다고 해.

이 밖에 다른 요소들도 있겠지만 내가 이 2가지를 뽑은 이유는 ‘참여의 재미'에 있다고 봐.


대부분 콘텐츠는 관객의 참여가 존재해. 보고 난 소감을 글, 동영상으로 만들거나 관련 굿즈를 사면서 애정을 표현하고 마음 속에 남기지. 그런데 오징어 게임은 이 참여 방법을 참 재미있게 만들어놨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수한 짤을 만들고 달고나 뽑기를 하고 관리자 복장을 입는 등 관객의 2차 창작이 다채로워. 나는 이 참여의 재미가 콘텐츠의 인기를 지속시키는 힘이라고 생각해. 내가 말한 게임과 오브제가 만약 이런 의도가 있었다면 오징어 게임의 감독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오징어 게임 이후의 한국 콘텐츠는 어떻게 나올까?

넷플릭스는 앞으로 해외 팬을 타겟팅한 드라마 제작에 더욱 박차를 가할거야. 이번에 오징어게임의 ROE가 좋아 넷플릭스 주가가 올랐다는 결과를 봐서 말이지. 앞으로 더 규모가 큰 제작비가 들어갈 것이고 이 제작비는 제작자의 표현력을 극대화해줄 거야. 그러면 자연스레 각본에도 작가의 상상력이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싶어. 국내 작가들의 상상력 리미트를 해제시켜주는 거지. 이미 넷플릭스의 투자 자본과 제작력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콘텐츠들이 많기도 하고.


물론 운칠기삼이라고 오징어 게임이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

하지만 나는 그래도 운이 좋았다면 왜 좋았는지까지 이유를 찾는게 기획자의 태도라고 생각해. 앞으로 오징어 게임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볼꺼야. 고민만으로도 참 나에게 영감을 많이 주는 드라마니까.


이번 주에 너는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았어?


2021.10.12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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