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Paris] Inspired By Parisian Cafes
한국은 이제 슬슬 겨울 날씨가 찾아왔다고 들었어. 파리도 요즘 날씨는 무척 화창하고 좋지만 아침저녁으로 공기의 온도는 으슬으슬 해. 저번 주말에는 친구와 함께 파리 3구를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카페들을 방문하고 왔어.
3구는 파리에서도 내가 가장 자주 산책을 즐기는 동네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티스틱하고 힙하다고 생각하는 동네야. 마레 지구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카페나 브런치 레스토랑, 팝업 스토어 등 전반적으로 쿨한 분위기가 있지. 한국으로 치면 가로수길 같은 느낌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오늘 페이퍼에서는 파리 3구에서 내가 둘러본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들을 소개해보려고 해.
(40 Rue des Gravilliers, 75003 Paris)
비교적 최근에 새로 오픈한 THE COFFEE는 일본 커피 문화에 영향을 받은 브라질 출신의 창업자가 오픈한 카페야. 잠시 한 박자 쉬어가는 개념이 큰 서양과는 달리 바쁘게 돌아가는 도쿄의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 그래서인지 매장은 테이크 아웃만 가능한 굉장히 작은 규모이지만 유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현대적 음료 메뉴들을 즐길 수 있어. (바닐라 라떼, 민트 초코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의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탓인지 매장 전체의 브랜딩에서 궁극적인 미니멀리즘을 찾아볼 수 있어. 비슷한 느낌의 블루보틀 커피가 애플에 자주 비교된다면, 이 카페는 궁극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무인양품이나 헬무트 랑 (Helmut Lang) 같은 브랜드가 연상되는 그런 카페야.
(18 Rue Chapon, 75003 Paris)
파리 마레 지구 길가에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는 이 카페는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한국 디저트 카페야.
한국에서 제빵을 하시고 프랑스에서 쇼콜라띠에로 있었던 만큼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프랄린 초콜릿과
핫초코 메뉴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쑥 초콜릿, 옥수수 크런키 초콜릿 등 한국의 특색을 잘 살린 퓨전 메뉴들이 특징이며 직접 제작하신 케이크들도 맛이 수준급이라 디저트 왕국인 프랑스에서도 좋은 평을 얻고 있는 곳이야. 아늑하고 따듯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와 호불호 없는 메뉴들로 특히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프랑스인들로 늘 북적북적해. 요즘 한국 문화가 프랑스 내에서 워낙 붐이라 우후죽순 한국 관련 요식업들이 생겨나는 추세지만 그중에서도 근본이 있는 맛들로 가끔씩 한국적인 케이크나 디저트, 음료들이 생각날 때 찾아가고 싶은 곳이야.
(36 Rue de Turbigo, 75003 Paris)
사실 이 카페를 소개하고 싶어서 이 주제를 결정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내가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 중 하나야. Partisan이라는 불어 단어는 사실 우리나라 말로 빨치산이라는 뜻이야. 뜻을 알면 이름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지? 이곳은 전반적으로 인테리어, 분위기, 커피 맛 삼박자가 모두 완벽하게 이루어진 카페라고 볼 수 있어. 감각적인 블랙톤으로 꾸며진 내추럴한 내부 공간은 이곳에 머물러있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기분이 들게 만들고 자체 로스터링으로 추출한 커피맛은 파리에서도 탑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어. 야외에는 긴 테라스 공간이 있어 날씨가 좋을 때면 파리의 힙스터들이 몰려나와 햇볕을 쬐며 커피타임을 만끽하곤 하지.
유럽의 모던하고 멋들어진 카페를 상상할 때 우리가 갖는 이미지와 기대를 정확하게 제공하고 있는 완벽한 공간이야.
(1 Rue Charles-Francois Dupuis, 75003 Paris)
이 카페는 아마 파리 여행을 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수도 있는 곳이야. 3구에서도 가장 핫한 길인 ‘Dupetit-Thouars 가’ 근처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인 season은 낮에는 브런치 맛집으로, 저녁에는 스타일리쉬한 파리지앙들이 모여 한잔하며 시간을 보내는 유명한 곳이지. 특히 팬케익으로 유명한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트로피컬한 느낌의 음료들을 즐길 수 있어. 사실 이곳에서 내가 마셔본 음료들이 우와 할 정도의 맛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세련된 느낌과 핫한 분위기 때문에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아. 한국에도 유명한 Ofr서점과 Broken Arms 편집샵도 바로 이 근처이니 3구를 구경하다 잠시 들러 목을 축이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야.
소개할 카페가 너무 많지만 파리에 와서 꼭 들러봐야 할 카페를 소개한다면 이 정도가 될 것 같아.
몇 년 전만 해도 아이스커피를 찾기 힘들 정도로 커피와 차에 보수적이었던 유럽에서도 요즘 버블티나 디저트 음료 등 아시아에서 영향을 받은 현대적인 카페들이 계속 생겨나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많이 느껴.
다음에도 파리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카페들을 찾아서 소개해줄게.
넌 요즘 뭐에 영감을 얻고 있어?
2021.10.19
Paris
� 더 생생하게 파리의 영감을 얻고 싶다면?
✔ 뉴스레터로 이 글을 '1주일 더 빨리'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하러가기 https://bit.ly/3aD9nRq
✔ 어바노이즈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kOdR3o_nIEo05nC_p4APDg
✔ 어바노이즈 인스타그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