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브랜드의 게임 페스티벌 도전기 #2

부산인디커넥트 BIC: 본격적으로 시작된 3일간의 전시

by 재니정

*아직 끝나지 않은 전시 준비

BIC의 첫째 날이 되었다. 이 날은 컨퍼런스 데이로, 돌아다니며 다양한 컨퍼런스를 듣고, 오후에는 미디어 데이라고 하여 기자, 퍼블리셔, 게임 이해관계자들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또한, 사전에 신청한 여러 광고 플랫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비즈 매칭의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기본인 전시 부스를 완성하지 못했다. 폐전선을 한올한올 배치하고, RCA 케이블 설치와 씨름했던 탓이었다. 다른 부스의 개발자들은 자신이 필요한 컨퍼런스를 들으러 갔을 때, 나는 오후 4시 30분 미디어 데이를 위한 부스 전시를 모두 끝내려 아등바등하였다. 아침, 점심은 먹을 시간도 없었고, 결국 내가 신청했던 비즈 매칭도 모두 포기해야만 했다. (결국에는 담당자분들이 다 찾아와 주셨는데, 너무 감사했다.)


*관심 있게 봐준 여러 이해관계자들

'진짜 네트워크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진다.' 인디 게임 네트워크에 돌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BIC 자체의 목적은 게임 유저가 많이 방문하여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었지만, 전시자들은 우리 게임을 눈여겨보고 같이 수익을 창출할 이해관계자들을 만나는 게 우선이었다. 첫째 날은 내가 돌지 못하고 DP 때문에 부스에서 꼼짝 못 하였었다. 비즈 매칭과 컨퍼런스에 참여하지 못해 분했고, 나중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게임을 어떻게 보여주겠어'하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체념하기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다행히 많은 이해관계자 분들이 우리 부스를 찾아와 주었고, 명함을 먼저 내밀었다. 이 모습이 내가 인디 게임 시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특징 중 하나이다. 작고 작은 인디 게임 시장에서 서로의 가능성과 역량을 확인하고, 협업의 기회를 찾는 사람들의 눈빛은 어느 분야에서도 볼 수 없는 복합적인 열정이 느껴졌다. '너희 게임 상당히 재밌는데?' '같이 해볼래?' '우리 같이 돈 좀 벌어보자' '우리가 도와줄게' 하는 눈빛과 표정은 우리에게 용기를 충분히 불어넣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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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밀듯 밀려오기 시작한 게임 유저들

둘째, 셋째 날은 일반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 날이었다. 막노동을 처음에 너무 해버리면 몸살이 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첫째 날은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해운대 밤바다가 보기 귀찮을 정도였다.) 그래서 여유롭게 전시장에 가기로 했었다. 여태까지 우리가 경험해온 전시회에서는 오전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어슬렁어슬렁 늦게 나오는 전시자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게임 페스티벌은 달랐다. 10시가 되자마자 부스들 사이에 많은 게임 유저들이 쏟아져 들어왔다.(뉴스 기사로는 오전 7시부터 유저들이 줄을 섰다고 한다.) 우리는 부스를 천천히 준비하는 도중에 '이거 해볼 수 있어요?''언제부터 할 수 있어요?'라는 속사포 질문을 받으며 진땀을 뺐다. 조용했던 BIC부스들 속 세어 뿅뿅뿅 소리가 나기 까지는 1분도 걸리지 않았었다.


*호객 행위, 영업 멘트의 정점

우리가 다른 부스와 차별화하려던 점은 부스 DP와 또 하나가 있었다. 바로 '호객 행위'였다. (뭔가 단어가 저렴해 보이지만, 굳이 바꾼다면 영업) 사실, 일부러 하려는 건 아니었다. 작년 서울/부산 디자인페스티벌 때 우리 브랜드에 대해 난해해하던 관객들에게 도슨트를 해주다 보니까 '한 번 보고 가세요~'라는 호객용 멘트가 생겼다. (호객용 멘트 때문에 우리는 다른 부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전시회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전시자들이 하지 말아야 할 짓 중 하나가 '앉아서 멍 때리고' 있는 행동이라고 이야기한다.) 호객 행위의 효과를 100% 봤던 우리 브랜드이기에, BIC에서도 이 방법을 역시 써먹었다. 휴대용 확성기를 들고 '모바일게임 어바노이즈 공화국입니다. 한번 플레이해보세요~'라는 말을 계속했다. 먹혔을까? 내 생각엔 호객 행위는 효과가 없지는 않았다. 게임을 해보겠다는 목적을 지니고 들어온 유저들이기에 우리의 권유를 거절할 확률도 낮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멘트에 게임을 해본 유저는 전체 과반수는 넘었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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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위험

이맘때쯤이면 일본 부근에서 태풍이 올라와 한반도 남부를 깔짝댄다고 한다. 부산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몽골 텐트가 펄럭펄럭했고, 설치했던 여러 쇼케이스, 유인물이 쓰러지고 날아갔다. 그래서 사무국에서는 매일 전시 시간이 끝나면 짐을 모두 실내로 들여놓으라고 알려줬다. 우리 브랜드는 미리 절반을 배송했을 정도로 짐이 너무 많았다. 매일 짐을 들락날락하느냐 고생했다. 누가 보면 하나의 기업체가 온 줄 알 정도였다.


*하루하루 전시회가 끝난 후의 피드백

전시회가 끝난 밤이면 내일을 위해 푹 쉬어주는 게 좋지만 좀처럼 바로 쉴 수는 없었다. 밥을 먹다가, 술로 회포를 풀다가 계속 오늘의 성과에 대한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오늘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어떤 퍼블리셔가 왔다 가고, 게임에는 버그가 없었는지 등 서로 역할에서의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그 후, 여러 게임 부스를 돌아보고 어떤 게임이 재밌었고 어떤 부분을 레퍼런스 했으면 좋겠는지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끔 발끈하며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업무 외 시간에 업무 이야기를 하는 무서운 행동이었지만 부산에 온 이상 전시회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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