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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Jan Oct 06. 2021

보통의 사람들이 모여 보통의 글을 씁니다

온라인 글쓰기 모임 '보통의 글쓰기'

 우리는 매일 글을 나눈다. 누가 시킨 것도 돈이 되는 일도 아니지만 쓰고 또 읽는다. 보통의 사람들이 쓰는 보통의 이야기, 언제부턴가 나는 그 이야기들이 특별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서로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우리가 이토록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타인의 글을 읽고 내 일처럼 마음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또 누군가 남긴 글에 위로를 받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지만 문자로 주고받는 일상적인 대화 이외에 글로 각자의 생각을 나눴던 적은 없었다. 성급한 말로 서로에게 상처 주고 후회했던 기억만 떠오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대화는 조금 특별하다. 타인의 표정을 의식할 필요도, 괜한 말을 한 것이 아닌가 자책할 필요도 없이 온전히 내 생각과 감정에 충실할 수 있다. 이렇게 쓰인 글은 자신뿐만 아니라 읽는 이의 마음까지 움직인다.

출처 : pexels

 각자의 진솔한 이야기만큼이나 댓글들도 흥미롭다. 우리는 직접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대답 없는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일반적인 대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서로의 글과 글 사이에 긴 시간 차가 존재한다는 것뿐이다. 나는 이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렵게 느꼈던 관계들을 되돌아보면 불완전한 나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의 진짜 모습을 숨기기에 급급했고 그런 관계는 피상적인 대화만 나누다 결국 끝이 났다.


대화를 하는 중에도 온전히 상대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대로 오해하고 평가하며 선을 그었다. 만일 그때 내가 조금만 느긋했더라면, 말과 말 사이에 쉼표를 더할 여유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처럼 천천히 말하고 천천히 들을 수 있었다면, 이 관계 속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을 온전히 나눌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쉽고 또 부끄러운 마음이다.

출처 : pexels

 무엇보다 글쓰기와 글쓰기로 맺어진 인연 덕분에 나는 지금 내 에 있는 사람들을 더 소중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함께 배우고 성장해나가는 건강한 관계들로 내 삶을 채우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그러려면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솔직하고 매력 있는 사람, 함께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 경청하고 배려하는 사람, 누군가 나를 떠올렸을 때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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