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쓰레기통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107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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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다고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다. 위로를 받고 싶어 하거나 아니면 기분을 좋지 않게 한 대상에 대해서 같이 비난해주길 원한다. 그런 경우야 얼마든지 감싸줄 수 있고 함께 욕해줄 수 있다.


하지만 좋지 않은 방법으로 감정을 처리할 때도 있다.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나에게 버리듯 돌려주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잘못한 건 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준 대상인데 잘못한 것도 없는 내가 그 스트레스를 이어받는다. 한순간에 나는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어버린다.


아무데서나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면 벌금형인데, 사람에게 감정을 투기하면 아무런 대가도 없으니 쉽게 버린다. 감정을 버리는 사람이야 상대방이 편해 보여서 말하는 거겠지만 듣는 사람도 똑같은 감정 소모를 겪는다.


대체적으로 잘 보듬어주는 따뜻한 사람이나 화를 잘 내지 않는 무딘 사람들이 감정을 받아줄 때가 많다. 따뜻하고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은 행복할 권리에 포함되는 것들이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치워줘야 할 의무에 포함되는 건 아니다.


누군가 나에게 쓰레기 같은 감정을 버리려 한다면 대신 받아주고 버려주는 봉사는 하지 않아도 된다. 야박해 보인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버리는 사람은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받아줄 버릇하면 자연스레 쓰레기 처리반만 될 뿐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감정의 위로를 청한다면 받아주되 무단투기범들은 처벌하는 게 답이다. 참고 보듬어준다고 좋은 사람이 되지 않는다.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 중 진심으로 지구에게 미안하고 고맙단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쓰레기를 버리면 버릴수록 환경만 오염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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