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108
몇 달 전 핸드폰을 떨어트려 액정이 깨진 적이 있다. 살면서 액정이 깨진 적이 처음이라 적잖이 당황했었다. 카톡은 커녕 전화도 못 하면서 몇 시간을 단절된 상태로 살았다. 당장 약속도 있었고 핸드폰으로 할 것도 많아서 답답해 견딜 수가 없었다.
하필 그런 일이 서비스 센터가 열지 않는 주말에 일어난 바람에 검색을 하다 하다가 동네 사설 센터를 찾았다. 한순간 핸드폰을 떨어트렸다기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불편함을 더는 참을 수 없어 당장 가서 수리했다.
파손보험을 들어놔서 더 싸게 했을 수도 있고, 사설에서 수리해서 추후에 제대로 된 정식 서비스를 못 받을 수도 있었다. 짧으면 이틀 길어봤자 며칠 기다리면 더 경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나는 내 편의와 답답함의 해소가 먼저였다.
이 밖에도 돈과 편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일은 많다. 직장까지 거리가 애매해서 자취를 할지 통근을 할지 고민하는 것, 세일을 하는 조금 먼 마트에 갈지 그냥 가까운 마트를 갈지 고민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선택의 순간은 언제든 찾아온다.
핸드폰 며칠 포기하고, 몇 시간 통근하고, 조금 더 가서 세일하는 마트를 찾아가면 돈은 조금 아낄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감내해야 하는 불편함, 시간, 체력 같은 것들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심지어 파손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택시비가 더 나온다거나, 세일 상품이 품절 됐다면 절약은 커녕 스트레스만 얻는다.
편의를 버리면 돈은 절약할 수 있지만 그 외의 것들은 낭비된다. 만약 돈을 더 쓰는 일을 택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면 차라리 시간과 정신건강을 돈으로 샀다고 생각하자. 돈보다 값진 것들을 포기하지 않는 건 낭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