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아가지 말고 찾아오게 살자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109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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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도 날 환영해줄 곳은 없을 것 같은 깊은 우울감에 빠질 때가 있다. 취직도 안 되고, 함께 하는 사람들은 나 빼고 다 잘나 보이고, 모임에 나가도 자신이 한마디 섞을 틈도 없어 보인다. 그렇게 무기력한 순간들이 모든 자신감들을 빼내간다.


그래도 옷을 좋아해서 이쁜 옷을 많이 입고 다니면 누구든 찾아와 어디서 샀냐고 물어본 적, 사진을 잘 찍어서 SNS에 올려놓으면 댓글로 퍼가도 되냐고 찾아와 물어보는 것처럼 우쭐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어서 신나게 답해줬던 경험 하나쯤은 있었을 것이다.


좋아하고 잘하는 걸 맘껏 하고 살았을 때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사회에 나와서 회사를 안 다니거나 뭔가가 돼있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받아주지 않을 것처럼만 느낀다. 그렇게 어깨가 축 처진 채로 뒤쫓느라 좋은 감정을 느꼈던 기억들을 잊어버린다.


계속 안 좋은 감정만 느끼는 것을 쫓아가려 하지 않아도 된다. 쫓으려 하면 쫓기 위한 것들만 하게 되고 그 일들엔 좋아하고 잘하는 일들이 없다. 옷을 좋아하던 사람이 양복 입고 다닐 준비, 사진을 잘 찍던 사람이 복사기 돌릴 준비만 하면 당연히 힘이 빠진다.


맞지 않는 것을 쫓아가려 하지 말고 남들이 나를 찾아왔던 일들을 하고 살자. 뒤따라가던 사람이 뒤돌아 "뒷일 걱정 안 돼?"라고 물을 수도 있다. 뒷일이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뒷일을 물어보는 사람은 자신을 따라오던 사람이 사라져 아까울 뿐인 거다.


뭘 쫓지 말고 자신이 걷고 싶은 길을 걸어도 된다. 그리고 가끔 누군가 찾아왔을 때 나왔던 으쓱거림도 다시 느껴보자. 재수 없어 보여도 내 잘난 맛에 사는 게 제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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