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116
창의적인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어가며, 고정관념을 깨란 말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의 채용공고부터 대학교 과제, 일상 속 대화 등 어딜 가나 고정관념을 깨라고 한다. 개인의 생각을 펼칠 수 있고 케케묵은 발상들을 부수는 좋은 말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라는 사람들 중 와닿는 사람은 몇 없었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법을 가르치고, 겉으로만 깨어있는 흉내를 냈다. 남녀가 다를 게 없다면서 여자 택시 기사를 답답해하고, 상사 신경 쓰지 말고 너만의 방법으로 일하라면서 술만 들어가면 훈계를 늘어놓는다.
누구나 은연중에 고정관념은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당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살아온 것을 한순간에 바꾸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부셔야 요즘 세상에 어울린다며 겉으로 노력한다.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가 남자는 주방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시는 것, 10년 넘게 학교에서 똑같이 지식과 사회생활을 배워온 것들은 고정관념을 쌓으려고 노력해서 쌓은 게 아니라 자연스레 배어든 것이다. 그런데 그 고정관념을 깨는 건 한순간에 하려고 한다.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억지로 하는 건 뭐든 간에 부자연스럽다.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깬다고 억지 눈물을 짜내는 것처럼 어색한 것은 없다. 진심으로 감정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리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머릿속이 새하얀 것처럼 생각되는 대로 생각하고, 어디선가 들어오는 시선이나 압박을 다 무시해도 좋다.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이 고정관념을 깰 때까지 생각의 날 것을 표현하며 있는 그대로 느끼자. 어설프게 깨어있는 척 노력하는 것보단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