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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주 Oct 21. 2023

낭만주의자들

술 먹고 좀 넘어지면 어때

 요즘 SNS를 하다 보면 ‘위험해 보이는데? 당장 하자.’라는 댓글이 많이 보인다. 비슷한 결로 ‘낭만 뒤졌잖아.’, '간지 뒤졌잖아.'라는 글 또한 많이 보인다. 낭만이 있다면 비효율적이고 안전하지 않더라도 즐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생에서 낭만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항상 같은 내일의 걱정에 마시고 싶은 술을 힘겹게 조절하는 나와, 술을 실컷 마시며 즐기는 나 중 어떤 게 낭만적인지는 답을 내리기 쉽다. 낭만을 즐기는 데 객관적인 이유는 그리 큰 비중이 아니다. 내일이 중요한 만큼 당장 앞에 있는 낭만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다.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화창한 날 나들이를 나가고, 친구들과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곳에서 행복을 느낀다. 아무도 그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별이 쏟아지는 펜션의 바베큐장에서 소주를 마시는 것, 한적한 해변의 산책길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거니는 것. 이것들에서도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행복은 낭만으로 이어진다.

 펜션에서 취해 마당을 뛰어다녀도, 해변에서 취해 모래사장에 퍼질러 앉아 술자리를 이어가도 그 장면에서는 위험이라는 단어보다 낭만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정말 안전하고 싶다면 술도 입에 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술을 즐기고 있다면 순간순간의 낭만을 맘껏 즐겨보았으면 좋겠다.



 뛰어다니다 넘어져서 조금 까지면 어떻고, 모래가 바지 속으로 한 움큼 들어가도 어떤가 싶다. 비효율적이고 안전하지 않더라도 인생 안에서 낭만을 즐겼는데. 비를 흠뻑 맞고 놀다가 코를 훌쩍거려도 그 순간의 낭만은 며칠의 훌쩍거림보다 값지다.


 맨정신에 축구를 하다가도 다치고, 멀쩡하게 길을 걷다가도 넘어진다. 그렇다고 우리는 운동을 포기하거나 걷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민폐를 끼치거나 인생에 중대한 기로에 해가 되는 게 아니라면 낭만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알콜라이프가 됐으면 한다. 그 낭만은 우리의 인생을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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