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8/ 드러나야만 제자인 것은 아니다
요즘 우리 교회에선 목사님들이 주일마다 예수님의 제자 한 명씩에 대해 설교하신다. 각 제자에 대해 집중하며 배울 것을 살펴본다. 올해 우리 교회 표어가 '나를 따르라'기 때문에 예수님의 제자로서 갖출 태도들에 대해 계속 배우고 있다.
1. 베드로: 우선순위의 재편
2. 안드레: 연결하는 제자
3. 야고보: 세상을 깨우는 우레의 아들
4. 요한: 사랑의 머무름
5. 빌립: 계산을 뛰어넘는 믿음
6. 나다나엘: 편견을 깨는 진실함
7. 마태: 과거로부터의 자유
8. 도마: 질문하는 신앙
그리고 오늘은 아홉 번째다.
9. 작은 야고보: 이름 없는 헌신
10. 시몬: 칼을 버리고 십자가를 들다.
11. 다대오 유다: 세상을 향한 진정한 사랑
12. 가룟 유다: 그가 나가니 밤이러라.
오늘 설교 본문은 아래와 같다.
[막 3:13-19, 우리말성경]
13 예수께서 산으로 올라가셔서 원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셨습니다. 그러자 그들이 예수께로 나아왔습니다.
14 예수께서는 12명을 따로 뽑아 (이들을 사도라 부르시고) 자기와 함께 있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내보내셔서 전도도 하게 하시며
15 그들에게 귀신을 쫓는 권세도 주셨습니다.
16 예수께서 세우신 12 사람들은 베드로라 이름 지어 준 시몬,
17 '우레의 아들들'이라는 뜻으로 '보아너게'라 이름 지어 준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 동생 요한,
18 안드레, 빌립, 바돌로매, 마태, 도마,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다대오, 열심당원 시몬과
19 예수를 배반한 가룟 유다였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대부분 성령이 가르쳐주신 신앙고백을 하거나,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물 위를 걷는 등 인상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작은 야고보라 불리는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는 12제자에 들어있긴 하지만 별다른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예수님과 가까이에서 얼마나 많은 걸 배웠겠는가. 하지만 거의 이름만 남아있을 뿐이다.
설교를 들으면 항상 나를 돌아보게 된다.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님을 닮아야 한다고 그렇게 성경을 읽어놓고도 나는 조용히 묻히는 건 싫어한다. 내가 한 일은 꼭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하고, 내가 도전한 건 성공했으면 하고 바란다. 박수받고 싶고, 드러나고 싶어 한다. 겨울에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금을 몰래 전달하고 이름을 감추는 어떤 분들, 도로 위 교통사고가 났을 때 묵묵히 다가와 도와주고는 사라져 버리는 분들이 참 대단하시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멀었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나의 본능스런 교만과 자랑들을 제어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 말씀과 기도로 쉼 없이 나아갈 때는 조금 겸손했다가도 잠시만 틈이 생기면 나의 교만은 곧바로 자라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의 말과 행동, 결정이 더욱 조심스럽다. 전에는 무언가 '잘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다면, 최근에는 '잘못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더 크다. 가족이나 학교 학생들에게도 무언가 잘하기보다는 상처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한다. 마음의 상처는 너무 오래가니까.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로 사는 것이면 되었다. 내가 드러나봐야 무엇하겠는가. 나는 이 땅에 살지만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늘의 상급, 하늘의 인정이면 되었다. 이 땅에서 상처받지만 하나님이 치유해 주시고, 이곳에서 힘들지만 눈물이 없는 하늘에선 기쁨이 가득할 것이다.
오늘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