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5/ 좁은 문 좁은 길
우리 교회에는 1년 내내 새벽기도회가 있다.
월, 화, 수, 목, 금요일마다 새벽 5:30!(토요일과 주일에는 예배가 있어서, 새벽기도회는 주 5일 드린다.)
며칠 전 새벽기도회 때 외국에서 살다 오셨다는 김태광 목사님이 그러셨다.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깊게 배웠던 것은 바로 기도였습니다. 역시 한국 교회는 기도가 뜨겁다. 열정적이다. 힘차게 '주여'를 외치는 통성기도, 첫 시간을 주께 올려드리며 그 새벽기도, 그리고 문화충격을 받았던 것은 원래 특별새벽기도회를 할 때 1주일 동안을 하게 되는데 여기는 40일을 하더라고요(우리 모두 공감의 웃음). 너무 감격하고 정말 성도님들의 열정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목사님 말씀처럼 특별새벽기도회는 정말 여러가지로 특별하다. 새벽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울부짖으며 기도한다. 특히 올해는 매일 설교 후 3가지 기도 제목을 부르며 기도하는데 마지막에 나라를 위한 기도를 할 때는 꼭 일어나서 한다. 기도할 게 많은 우리 나라다.
내가 40세 정도까지 다녔던 예전 신문로교회는 회사들만 가득한 광화문 상가에 있어서, 교인들은 다 30분 이상씩은 차를 타고 와야 하는 교회였다. 나는 그 근처에 살았기에 걸어 다녔지만 말이다. 그래서 교회에 새벽기도회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아쉬움이 있었고, 교회를 옮길 때, 예배도 그렇지만 새벽기도회가 있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을 기준으로 삼고 온누리교회로 정했다. 온누리교회는 특별 새벽기도회가 정말 40일!!!이다. 예수님의 40일 금식을 의미하는 건지, 40년 광야를 떠올리는 건지, 이제는 사순절 기간과 같이 하는데 바뀌기 전에도 40일이었으니, 어쨌든 한 달이 넘는 40일은 결코 짧지 않다.
4년 전 2022년에 간절한 기도 제목(그 당시 76세였던 엄마의 세례 등)을 들고 '1년간 새벽기도회를 가야지.' 생각하고 다닌 적이 있었다. 그해에만 코로나에 두 번 걸리고, 대상포진도 걸리고, 결국 11월엔 실신까지 하고... 심장수술을 하는 등 몸 컨디션은 최악이었고 새벽기도회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의사 선생님이 '수면의 양과 질이 심장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에게 1년 새벽기도는 무리였나 보다 생각하며 다음 해부터는 특별새벽기도회만 참석하기로 했다.
특별새벽기도회가 예전에는 연말연시를 포함해서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였다. 그런데 작년부터인가는 부활주일 앞 40일, 사순절 기간으로 바뀌었다. 올해는 그래서 2/23~4/3이다.
'날씨가 일단 전보다 따뜻할 때로 바뀌어서 더 좋다.'는 생각과 함께
'4/3은 아들 복무 마치는 날인데, 어쩜 이렇게 날짜가 딱 맞지. 아들 위한 기도를 더 해야겠다.'
'3월은 학교가 가장 바쁘고 힘들 때라 좀 어려울 수도 있겠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제 총 6주 중 절반인 3주가 지났다.
지금 특새(특별새벽기도회 줄임말^^) 절반을 지나면서 보니, 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일단 봄에 하는 특새가 더 좋았다. 일단 오가는 길 날씨도 편했고, 학교에서 새로 아이들을 만나면서 기도를 드리니 기도할 내용도 많았고 구체적이어서 좋았다.
매일 4시 반 알람이 울리면 조금 꼼지락 거리다가 간단히 스트레칭하고 씻고 5:15전까지는 출발해야 한다. 교회까지 걸어가도 되지만 새벽에는 너무 어둡고 사람도 없어서 안전을 위해 보통은 차를 타고 간다. 그렇게 매일 새벽, 빠지지 않고 3주를 다니면서 좋은 것은
- 매일 두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 것, 특히 이재훈 위임목사님의 말씀이 이번 특새에 유난히 좋다.
'예수님이 웃으셨다는 성경 기록이 없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맞아, 정말 그렇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시는 말씀이 그날 하루 가득해서 좋다.
-찬양과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 집에서도 매일 큐티를 하고는 있지만 가족들 깰까 봐 아주 조그맣게 부르는 찬양 말고 특새에 와서 크~게 부르는 찬양도 좋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공동체가 왕만두를 준비해 주셔서 또 얼마나 행복한지^^ 만두를 받는 날은 출근 전 바쁜 아침에 따로 식사 준비할 필요 없이 바로 먹고 갈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어느 요일에 준비되는지는 탑시크릿~이다. 내가 만두를 가지고 돌아와 자고 있는 남편 얼굴에 대면 찡그리다가도 좋아한다. 다음 주 만두가 나오는 요일을 살짝 알았는데 남편더러 같이 가자고 하는 중이다.(남편은 만두를 좋아한다. 그래서 만두를 준다면 새벽기도회도 갈 수도 있는 남편! 만두도 전도를 한다^^)
-기도회를 마치고 6:50쯤, 정수기에서 종이컵으로 물을 세 번 정도 마시고 교회 창밖을 내다보는 그 몇 초간의 루틴이 너무 기분 좋다. 말씀과 찬양과 기도로 오늘을 시작한다는 마음, 하나님이 함께 하실 하루에 대한 기대가 참 좋다.
내일은 우리 공동체가 안내를 서는 날이다. 기도회는 5:30 시작이지만 안내를 하려면 4:55까지 가야 한다.
'음, 30분은 더 일찍, 4시에는 일어나야겠다.'
보통은 고양이 세수랑 양치, 옷만 겨우 입고 가는 새벽기도회지만, 안내를 서려면 출근하듯 준비를 해야 한다. '내일 잘 일어날 수 있을까? 8시간은 자야 하니까 오늘은 8시엔 자야 하는데, 딸 기숙사 차로 데려다주고 오면 어쩔 수 없이 9시 반에나 잘 수 있네.'
요즘은 잠들 시간과 깰 시간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속에서 하루하루 이어져 가고 있다. 알람이 울리고도 5분만 더 자고 싶어 하는 나와의 싸움도 연일 계속이다. 그래도 특새 첫 주 이재훈 목사님 말씀을 들으며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라고 혼자 생각할 정도로 이 새벽의 시간이 좋다.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는 특새 40일간 매일 주는 보석, 또는 스티커를 모아 상품을 받는 게 있었고, 그래서 매일 가야 한다는 아이 성화에 일어나서 갈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가고 싶은 특별 새벽기도회가 되었다. 내일의 말씀을 또 기대하며, 오늘도 일찍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