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진행해보는 피터 브뤼헬 (부)의 <네덜란드 속담들>
아래 작품은 수많은 네덜란드 속담들을 묘사해 놓은 작품인데요. 이 시리즈를 통해서 하나씩 그 의미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Pieter Bruegel the Elder (1526/1530–1569), Netherlandish Proverbs (1559)
오늘 처음 이 작품을 보시는 분은 제가 올렸던 포스팅을 읽고 오시면 더 좋으실거에요~ 이전의 1편과 2편은 아래를 참고하세요~
오늘도 화면 가득히 가득찬 군상이 다 네덜란드 속담의 묘사로 이뤄져 있는 피터 브뤼헬 (부)의 <네덜란드 속담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딱! 보면 뜻을 바로 알만한 속담을 살펴볼까한다.
예전에 살펴본 맨땅에 헤딩, 아니 벽돌벽에 머리 박고 계신 분 바로 앞쪽을 보면 갑옷을 입은 채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고 계신분이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다'라는 속담은 '위험하거나 실효성이 없는 일을 하다'라는 뜻이다. 그 밖에도 이 갑옷 입은 분에 대한 해석이 두가지 더 있다고 한다. '치아까지 갑옷을 입다'는 '완전무장을 하다'라는 뜻이고, '갑옷을 챙겨 입다'는 '화를 내다'라는 뜻도 된다고 한다. 이는 너무 화가 나서 싸울 태세가 되었다는데서 온 표현일까? 이 대목은 잘 모르겠다.
이전에 살펴본 벽돌벽에 머리를 박고 계신분의 오른 쪽으로 '한명은 양털을 깎고 한명은 돼지털을 깎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이건 '한명이 이익을 독차지한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된다. 돼지털은 음~ 양털보다 이익이 나지 않을테니까. 그리고 다른 해석으로는 '양털을 깎지 가죽을 벗기지는 마라'라고 한다. 그렇다. 이익을 취하더라도 정도껏해야지, 가죽까지 벗기면 양의 건강에 좋을리가 없다. 가죽 벗기고 난 다음엔 양털을 깎을 기회가 다시는 안오리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말라' 이런 의미와 상통하는 것 같다.
위에 돼지털 깎던 분 위로 두 여인이 '하나는 실을 풀고 하나는 스핀들 (장대모양의 실패)에 실을 감는다'는 속담은 '둘다 가십을 퍼뜨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예전 우리나라 소문의 원천은 우물가였다고들 하는데.... 그거랑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면서 얘기하다보면 퍼지는게 소문일테니까.
그렇다면 다음은 무슨뜻일까?
'한번 쏟은 죽은 되담을 수 없다.'라고 한다. 이 장면 역시 직관적으로 이해가 될 것이다. 영어에 비슷한 속담으로 'Don't cry over spilled milk.'라는 속담이 있다. 어차피 한번 쏟긴 죽은 솥에 되담아도 막 지지 묻고 그래서 먹을 수 없으니까. 이런 액체는 3초룰도 안통한다. (땅에 떨어진 까까는 3초 이내 주워 먹으면 세균에 감염되지 않아서 괜찮다는 속설은 다 아시겠죠?)
이번엔 죽을 쏟아버린 사람의 옆으로 눈을 돌려보자.
먼저 긴 널판지 위에 팔을 쭉 펴고 엎드린 인물이 보인다. 이 사람의 양손에 닿아 있는 것이 빵이다. 그러니까 '빵과 빵사이 겨우 닿는다.'는 속담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영어에는 비슷한 의미로 'hand to mouth'라는 표현이 있는데 비슷한듯 아닌듯 하다. 우리말에는 '입에 풀칠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죠. 만약 이 표현을 브뤼헬이 알았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그 남자의 얼굴 앞쪽에 '손잡이가 없는 호미'가 있는데요. 이것 '쓸모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추측한다. 우리나라의 '어처구니 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데 뜻은 조금 다르다. 반대로 '손잡이 달린 손도끼'는 '완전체, 완전한 상태'를 의미가 아닐까 추측한다고. 뭐 말할 필요도 없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