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브뤼헬 (부)의 <네덜란드 속담>4

by 민윤정

시리즈로 진행하는 피터 브뤼헬 (부)의 <네덜란드 속담들> 속의 네덜란드 속담 이야기. 오늘 처음 이 작품을 보시는 분은 제가 올렸던 포스팅을 읽고 오시면 더 좋으실거에요~



Pieter Bruegel the Elder (1526/1530–1569), Netherlandish Proverbs (1559)

Pieter Bruegel the Elder (1526/1530–1569), Netherlandish Proverbs (1559) oil on oak wood ; 117 x 163 cm, Berlin State Museums


'피터 브뤼헬'이라는 이름 뒤에 (부)가 붙는 이유를 위시해서 기본적 배경 내용은 1편에 있고요. 2편과 3편은 각기 다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어요. 이전의 1편부터 3편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시리즈로 진행하는 피터 브뤼헬 (부)의 <네덜란드 속담들> 속의 네덜란드 속담 이야기. 오늘 처음 이 작품을 보시는 분은 제가 올렸던 포스팅을 읽고 오시면 더 좋으실거에요~


'피터 브뤼헬'이라는 이름 뒤에 (부)가 붙는 이유를 위시해서 기본적 배경 내용은 1편에 있고요. 2편과 3편은 각기 다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어요. 이전의 1편부터 3편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오늘은 화면의 중앙 부분의 바로 아래 장면부터 시작하도록 하자. 오늘 살펴볼 내용은 다소 낯설기도 한 장면도 많고 맨 엉덩이 씬이 많은 편이라, 독자의 양해를 구하며 시작하고자 한다.



Pieter Bruegel the Elder, Netherlandish Proverbs (1559) 세부 확대, 화면 중간 부분

창을 내다보고 있는 두 명의 사람이 후드가 달린 옷 하나에 머리를 같이 넣고 있다. '한 후드 안에 두 바보'라는 속담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속담의 뜻은 'Stupidity loves company.'라고. 셰익스피어 시대 희곡 중 닥터 파우스트에 나오는 문구 중에서 'Misery loves company.'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때에는 우리 말로 '동병상련'이라고 해석되곤 한다. 동병상련이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잘 이해한다.'는 뜻이다. 좀더 확대해서 해석해보자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옆에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으면 견디기가 쉽다'라는 의미로도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Stupidity loves company.'는 정확히 어떤 뜻일까? '어리석은 사람들은 비슷하게 어리석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잘 어울린다.'는 정도의 뜻이 되지 않을까 한다. '유유상종' '끼리끼리 뭉친다.' 그 정도? 의미도 의미지만, 바보스럽게 표현한 얼굴 표정이 압권이라 저절로 웃음이 나는 장면이다. 그 아래 두명은 한명은 칼을 들고 한명은 그에게 몸을 맡기고 있다. 이것은 '거품없이 바보를 면도한다'라는 속담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상상만 해도 아픈 이 장면의 뜻은 '누군가를 속인다'리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도 그렇지만 어느 나라건 속담에는 다소 과격하고 속된 표현이 많다. 그게 더 직접적이고 팍팍 와닿으니까 그런가보다. 그 속에 풍자와 해학도 담겨 있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브뤼헬의 이 그림 속에도 엉덩이를 까고 있는 인물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Pieter Bruegel the Elder, Netherlandish Proverbs (1559) 세부 확대, 화면 중간 부분

위 그림에서 동그란 구멍에 나와 있는 부분....


그렇다. 두 인물이 벌거벗고 동그란 구멍에 엉덩이를 나란히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속담으로 해석가능하다.


첫번째로는 '도랑에 매달린 궁둥이같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그건 누가봐도 명백한 일에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한다. 까서 내민 엉덩이는 감출 수 없으니 명명백백하겠지. 두번째로는 '둘이 같은 구멍에 똥을 싼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두 사람이 절친'일 경우에 사용하는 속담이라고...


난 속담의 의미도 낯설긴 했지만, 저런 식으로 화장실이 생겨 먹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 나중에 유튜브 역사 채널 등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실제로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이 위생 관념이 없어서 배설물이나 집안의 오물을 저렇게 막 바깥으로 버렸다고 한다. 비오는 날 옆을 지나던 차 때문에 물 웅덩이의 물이 튀어도 기분이 나쁜데, 만약 오물을 버리는 집 아래를 지나다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두 사람이 엉덩이를 까고 있던 말던 그 옆에서 돈을 물에다 버리고 있는 남자분이 그려져 있는데, 이건 알기 쉽다. 돈을 낭비하는 경우를 나타내는거다.



1280px-Pieter_Brueghel_the_Elder_-_right.jpg

위의 두 엉덩이 돌출 화면이랑 유사하게 커다란 바구니에 몸이 끼여서 엉덩이가 삐져나온 인물이 보인다. 이것은 '바구니 사이로 빠지다.'란 속담으로 '속임수가 들키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오른쪽 화면은 위에서부터 살펴보자면 강물의 흐름을 거슬러 가는 인물도 보이고, 장어의 꼬리를 잡으려는 인물도 보이는데, 이 표현 둘다 어려운 일을 하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경험에서 나온 표현일테고 우리도 겪어봄직한 일들이라 이해가 어렵지 않다.

맨 아래쪽엔 오리알을 버리고 달걀을 취하는 인물이 보인다. 이는 "달걀을 취하고 오리알을 도망가게 한다."라는 속담을 나타낸 것. 이것은 '탐욕으로 인해서 나쁜 판단을 내리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아마도 오리알이 달걀보다 비쌌던가 보다. 요새도 그런지 오리알은 안사봐서 모르겠지만, 와중에 발 달린 오리알이 귀엽다.



Pieter_Brueghel-Proverbs-Crane_and_Fox.jpg 세부상세, 중앙에서 윗부분


화면을 훑어보다가 '아니 뭐지 이 익숙한 삽화는?' 했던 장면이 있다. 이솝 우화에 등장하는 학과 여우의 식사 장면이다.


네덜란드 속담에서는 '황새와 여우의 식사' 혹은 그냥 '황새와 여우'라는 표현을 쓰나본데, '남을 골탕먹이려 들면 자기도 (언젠가는) 당한다.'라는~ 우리가 잘아는 이솝우화의 요약본이다.




이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속담을 제외하고도 112개의 속담이 담긴 작품이다보니 연재가 길어질 듯 합니다. 내가 읽어봐도 의미를 모르는 것이라든지 그다지 재미없는 것은 빼고 올리려고 하는데, 그래도 원체 수가 많아서 말이죠. 이 방대한 속담의 내용을 한 화면에 담아낸 작가의 역량에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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