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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듯하지만 단순한 인간

by 춤추는 재스민


인문학자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모든 감정은 아주 단순한 생리적인 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감정으로 인해 생리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생리적 변화가 먼저고 그 다음에 감정이 생긴다는 뜻이다.

사랑이라는 감정도 누군가를 보면 괜히 가슴이 뛰기 때문에, 내가 저 사람을 좋아하나보다라고 생각하다보면 진짜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는 해석.
가슴이 뛰는 이유는 여러가지일 수가 있다.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입모양일 수도 있고, 상상했던 세상을 떠올리게 하는 향일 수도 있고, 목소리일 수도 있다. 나도 예상치 못했던 신체의 반응이 내 감정을 유도하는 것일 수 있다.

무기력에 빠져 있다가도 갑자기 몸 속에서 어떤 에너지와 설레임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아무 이유가 없다. 몸속에서 일어나는 어떤 호르몬이나 생리적인 변화가 갑자기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갑자기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왜 그런지 설명은 불가하다.

영화 <조>에 보면 그런 약이 나온다. 약을 먹으면 갑자기 두 사람이 사랑에 감정에 휩싸인다. 약의 효과는 하룻밤. 아침이 되면 두 사람의 눈빛은 다시 냉정하게 변하고 쿨하게 헤어진다.
남녀간의 관계를 지속함으로써 나타나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차단하고 필요한 부분만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개발된 약이다.

그런 시대가 오면 세상은 삭막해질까. 뭐 지금도 그렇게 따듯한 세상은 아닌 것 같다. 삭막함 속에서도 인간은 따스함을 찾으려 할 테고, 그런 곳은 변화된 형태로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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