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손절 라인 정하기

《너의 모든 걸음은 빛나는 순간이었다》 2025 Re:Write

by 자스민주


지나온 글을 다시 꺼내어, 지금의 마음으로 다시 씁니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페르소나를 지니고 살아간다. 사회적 위치에 맞춘 페르소나, 가족 관계 속 역할에 따른 페르소나, 인간관계의 유형별로 달라지는 페르소나까지. 이처럼 상황과 공간에 어울리는 가면을 쓰는 건 사회생활의 지혜이자 삶의 생존 방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가면이 선의로 가장된 해악이 될 때, 우리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선한 얼굴 뒤에 칼을 숨기고 다가오는 이들을 말이다. 이들과의 관계는 미련 없이 끊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처를 피하거나, 적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해가 지고 어스름이 내려앉는 황혼의 무렵을 일컫는 말이다. 푸른 밤과 붉은 낮의 색이 뒤섞이는 그 시간에는 멀리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나를 반기는 개인지, 아니면 나를 사냥하러 온 늑대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다.


만약 지금 당신이 그런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다. 모든 것이 분명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반가운 개라 생각하고 다가갔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늑대일까 두려워 거리를 두다 소중한 인연을 놓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이 어스름한 시간에는 재빠른 판단보다 인내의 미학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알 수 있다. 다가오는 이가 함께할 인연인지, 아니면 선한 가면 뒤에 차가운 칼을 숨긴 악연인지를.


충분한 기다림과 인내로 그 실루엣이 선명해졌다면, 이제 결정해야 한다. 당신을 진심으로 반기는 개와는 기꺼이 즐거운 왈츠를 추고, 당신을 해치려는 늑대와는 단호하게 등을 돌려야 한다. 손절은 비단 주식시장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인간관계에서도, 아프고 쓰라리더라도 단호한 손절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기억하자. 세상에는 늑대 같은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을 다정하게 안아줄 사람들, 선한 온기로 당신 곁에 머물 이들도 여전히 많다.


이제, 준비가 되었는가? 당신 앞에 다가오는 이와 춤을 출 것인지, 거리를 둘 것인지.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이 글은 《너의 모든 걸음은 빛나는 순간이었다 – 2025 Re:Write》의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퇴고된 문장으로 다시 꺼내는 10개의 반짝임, 매주 토요일, 일요일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