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의 결혼식을 가는 것
오늘은 회사 동료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말이 동료지 나보다 훨씬 어린 후배이다. 회사가 직급을 공개는 안하지만 나이가 나보다 여섯살이나 어리니. 여하간 아주 오래간만에 가는 결혼식이자,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의 결혼식을 참석한 날이다.
최근의 결혼식은 모두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나와 비슷한 또래의 결혼을 보러 가는 일들이었다. 코시국을 뚫고 결혼하는 사람들이라니 의지가 대단해! 라고 생각하기엔 대부분 인연을 늦게 만난 분들. 아주 축복하는 기분으로 참석해 주었지. 더불어 식장에서 바라보는 나의 모습도 불편하고 먼 거리감이 느껴지기보다는, 흐뭇하고 기쁘고, 내내 웃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그것과 아주 정확히 반대였다.
어딘가 모르게 낯설고 어색한 기운이 계속 있었다. 야외처럼 밝고 화사한 식장, 30대 초반의 신부와 신랑, 오랜 친구들이 명랑한 목소리로 불러주는 축가, 모든 것들이 즐겁고 귀여운 풍경이었다. 그렇지만 왠지 나에게는 이상한 기분이 계속 느껴졌다. 어딘가 모르게 한껏 기뻐해주고 축하해줄 수 있는 동질감이 느껴지기보다는, 나와 거리감이 먼 세계로 느껴지는 것이 더 강했다. 왜 그럴까. 나이가 먹어서일까. 단순히 내가 나이를 먹어 30대 후반이 되어버려, 저런 귀엽고 화창한 무드와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 스스로 나는 이미 너무 멀리 지나와버린 시절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무드에서 나를 떨어트려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일까.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아무튼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들어 사진도 찍지 못했다. 나이 타령을 누구보다 싫어하면서, 나이를 앞세워 경계를 짓고 있나. 꼰대로 가는 특급열차를 탄 것인가. 알 수 없는 기분이다. 이 기분 참..... 더운 밤. 덥고 습한 밀도 있는 공기가 집을 둘러싸고 있지만, 기분만큼은 참 가볍고 공허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