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보통 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 Jul 05. 2022

지나고 보니

생각했던 만큼, 혹은 훨씬 더 대단한 




 사실 거의 매일 보고 아주 긴 시간 부대낀다고 생각하지만 인생 전체로서는 짧은 순간을 함께하는 사이. 바로 회사에서 만나는 친구, 동료들이다. 그래서 짧은 나절, 혹은 매일 매일은 아주 지겹게 겪는다고 생각하고. 또 그 사람에 대해 아주 많이 안다고 자부하며 착각하고는 한다. '친하다'의 기준도 만들어지고. 친한 사람, 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그런데 떠나고 나서 시간이 지나 마주한 사람들은 또 다르더라. 내가 알던 사람, 내가 알던 모습에서 많이 벗어나기도 하고. 딱 그만큼이기도 하고. 더 대단한 모습을 장착한 사람도 있다. 예상한 만큼, 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기도 하고. 그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나 좋은 기회를 만나 생각지 못한 인생의 방향으로 노를 저어가는 분도 많았다. 그게 다 천운을 만나서는 절대 아니다. 조용히 계속해서 준비한 사람, 원래 그만한 능력을 갖추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마침 맞는 기회를 만나기도 하고, 그렇게 가다가 더 좋은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거다. 내가 전에 '친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그런 모습들을 무기로 삼아 나아가는 모습도 종종 본다. 그럴 때면 내가 허깨비를 알았나 싶을 정도로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내가 알던 사람이 그런 능력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다니, 놀라운 때도 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다 지나고 보니 보이는 것들. 그 때는 발견 못했던 모습들. 그것도 다 그 사람에게서 나온 것인데. 그게 다 모여 그 사람이었던 것인데. 



내가 보기엔 능력왕인 지인들이 가끔 어려움에 부딪혀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것 같다'는 한숨섞인 하소연을 할 때가 있었다. 나에게는 우주선을 타는 연구자 같은 수준으로 대단해 보이던 분들인데. 그저 조용히 응원을 해 주었을 때, 물론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거란걸 알면서도. 만 개의 능력 중에 백 개도 못 보았는데, 충분히 잘 해 낼 수 있다고, 응원해 주어도, 사실 본인이 그것을 깨닫고 극복해 나가기가 쉽지가 않음을. 충분히 안다. 시간이 약일까. 마음먹기에 달린 것일까. 내가 보기에 내 주변 사람들은 다들 능력이 대단한데. 지나고 보면 아마 깨닫게 될 것 같은데. 나는 아니지만. 



지나고 보니 대단한 사람이 되기는 나는 힘들 것 같다. 조금씩 나아가면 좋겠지만 뒤로 엎어지지나 않았으면 싶다. 오늘도 허당미 낭낭하게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조용히 지나가는 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렇게 부지런하기도 힘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