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결사건으로 남기 위해서
영화 <헤어질 결심> 보고 들어가는 길에
그 형사의 심장(마음)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조용히 지켜보며 음성으로 기록하던 날들, 그대로 답습한 행동들.
- 그 폰은 바다에 빠트려요, 깊은 데 빠트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그 마음을 그대로 실행할 줄이야.
- 그런 남자랑 왜 결혼 했습니까.
- 헤어질 결심을 하기 위해서요.
헤어질 결심을 하긴 한 건지 모르겠다. 그 어떤 존재보다 믿고 의지함을 드러내던 그녀. 왜 헤어질 결심을 해야 했을까. 한국인은 결혼한 사람을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라고 묻던 사람이.
“당신이 사랑을 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은 끝났고, 나의 사랑은 시작됐다.”
사무치게 기억에 남을 말이다.
시작부터 눈길을 사로잡던 파도치는 바다를 그린 벽지가 유독 다시 생각난다. 바다를 좋아하는 그녀. 그의 마음을 얻은 그녀. 그녀의 끝은, 행복한 끝이었을까. 영원히 미결사건으로 남아서.
한번 다시 볼까, 언제 밤에 파도치는 소리를 들으면 생각날 마지막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