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정면 / 권대웅
손으로 쓰는 시,
하루 한 편 시 필사
2019.07.14 오늘의 시
생의 정면 (正面)
- 권대웅
어느 순간 와락 진저리 쳐질 때가 있다
허리를 굽히고 마당을 쓰는데
머리 위로 쓰윽 이상하 바람이 지나간 것 같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무일 없듯이 가을 하늘 너무 푸르고 맑을 때
힘이 없는데 정면으로 맞장 떠야 할
어느 한 순간이 올 때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뙤약볕 시골길
흰 적막이 가득 들어있을 때
맑은 정신으로 눈이 떠진 새벽
오로지 홀로 나와 맞닥뜨릴 마지막 시간이 떠오를 때
홀연 엄습하는 생의 낯섦을 견디며
불안한 영혼들이 숙연해지고 고요해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