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시 필사] 사랑 / 박형진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오늘 알았다

by 그레이스
손으로 쓰는 시,
하루 한 편 시 필사



사랑

- 박형진


풀여치 한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있음의 제자리를 생각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마리 풀여치

하늘은 맑고

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 바람 속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소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오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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