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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Han May 25. 2020

BTS에게 배우는 사업전략

저는 방탄소년단의 아저씨팬입니다. 그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도 훌륭하지만 그들의 열정과 노력, 자세 등이 너무나 배울 점이 많습니다. 특히, 그들이 성공한 방식은 저같은 사업가에게도 연구의 대상입니다. 작년에 방탄소년단을 연구하며 회사 멤버들에게 보냈던 레터를 공유합니다. 결핍이 필요를 만든 것이고, 그 절실함이 진정성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CEO Letter - 2019.06.02] 

오늘은 방탄소년단에게서 배우는 사업 전략이라는 엉뚱한 내용을 써 보겠습니다. 어제 영국 윔블리 스타디움에서 방탄이 공연한 것에 대해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조명하고 있죠. 오히려 미국 공연보다 영국의 심장, 마이클잭슨, 퀸 등 유명 가수가 공연했던 윔블리에서 공연한 것에 대해 "World Invasion"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둔 개인/기업/아티스트/기타등등, 누가 있을까요? 거의 독보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작일 뿐이구요. 분명 연구해 볼만한 대상입니다.


# 방탄소년단 기초 지식

저는 BTS 공식 팬클럽인 ARMY는 아니지만, 꽤나 방탄을 좋아합니다. 2017년 11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공연할 때 즈음부터 였으니 이제 1년6개월이 되어 가네요. 그때 BTS를 보고 감탄했던 것은 엄청난 고난도의 칼군무와 고퀄의 뮤직비디오 때문이었죠. 이렇게 해 내려면 정말 얼마나 노력했을까 감탄하며 입덕하게 된거죠. 


하지만 저는 나이도 있고 바쁜지라 다른 팬들처럼 공연보거나 라이브 방송보거나, 굿즈 사거나 이런건 못하고 유튜브에서 방탄 관련 동영상 찾아보기가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보게 된 것이 BTS 공연 영상과 팬들의 reaction 영상, 커버 댄스 등이었죠. 유튜브엔 BTS 관련 그런 영상이 넘쳐 납니다. BTS 공연 티켓을 부모님으로부터 선물 받으며 오열하는 미국 10대 소녀의 영상을 보며, BTS 성공 요인 중 하나인 바이럴의 힘을 몸소 느끼게 되었죠. 


하지만, 왜 하고 많은 스타 중에 BTS만 이렇게 열렬한 소셜 반응과 바이럴이 강하게 형성되는 것일까, 데뷰 후 고작 4년만에 미국 무대를 점령하게 된 경쟁력은 무엇일까, 영어도 아니고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를 수만명의 글로벌 팬들이 떼창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들을 갖고 살다가 최근 "This is 방탄DNA"라는 2017년 12월에 출판된 책을 보게 되면서 나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건 그들의 방식이 아이돌의 글로벌 진출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닌 것 같은겁니다. 제품이나 기업이 글로벌 진출하려고 할 때도 유사한 장벽들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귀담아 들을만한 내용이 많다는 것이죠. 그래서 후다닥 읽고 정리하고 공유드리게 되었습니다.


BTS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기초 지식만 살짝 정리하자면,

7명의 남자 아이돌, 래퍼 3명 (RM, 슈가, 제이홉)과 보컬 4명(진, 지민, 뷔, 정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리더는 RM

방시혁 PD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이름없는 중소 기획사라 초기에 훍수저 아이돌, 중소 아이돌이라는 멸시를 받았음

멤버 전원이 순수 국내파, 대부분 지방 출신(부산, 대구, 광주, 거창 등), RM 역시 해외 나간 적없고 순수하게 국내에서 영어 공부함

2013년 6월 데뷔후 2017년 10월 모두 11장의 미니/정규/리패키지 앨범 발표, 2016년 두번째 정규 앨범인 WINGS가 국내외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

방탄소년단의 뜻은 10대와 20대에게 총알처럼 날아오는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당당하게 우리 음악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의미라고 함. 그래서 팬클럽 이름이 그들의 지키는 ARMY

더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나무위키


# BTS의 성공 요인

그들의 성공 요인을 저는 1) 컨텐츠, 2) 소셜 파워, 3) 그 기저에 깔린 BTS의 운영방식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은 3) BTS의 운영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이것부터 먼저 설명 드리죠.


기본적으로 BTS의 노래는 멤버들이 모두 참여해서 만듭니다. RM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멤버들이 작사/작곡 능력을 갖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소속사에서도 그들을 컨트롤 하기 보다는 그들에게 참여하고 리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들어 내는 컨텐츠는 철저히 그들 10대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돌이 보통 부르는 샤방샤방한 사랑이야기가 아니고, 10대/20대의 꿈과 성장,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주 솔직합니다. 자신들이 어릴 때 겪었던 고생들과 연습생으로서의 고난 등, 그냥 여과없이 담아냅니다. 그리고 기성세대의 시선이 아닌 같은 세대 친구로서 당당하게 헤쳐나가자고 얘기합니다. 쩔어 가사 중에 그런게 있습니다. "3포 세대? 5포 세대? 그럼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 언론과 어른들은 의지가 없다며 우릴 싹 주식처럼 매도해" 이런 공감은 프로듀서나 스타 작곡가/작사가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들이 가슴에서 우러나온 얘기를 하기 때문인거죠. 


그들의 소셜 활동에서도 BTS 멤버들의 자율적인 운영이 돋보입니다. 중소기획사라 공중파에 나갈 가능성도 적고 제대로된 마케팅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데뷔 전부터 온갖 소셜 채널을 통해 꾸준하게 소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블로그, 트위터, V라이브,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 채널을 통해 수백개 이상의 컨텐츠를 쏟아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컨텐츠가 기획사에 의해 잘 짜여진 그런 컨텐츠가 아니란 것입니다. 많은 부분 멤버들이 직접 찍어서 올리는 것인데, 일반 회사의 마케팅팀에서 보면 감히 엄두못낼 그런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런 컨텐츠는 솔직하고 재미있습니다. 괜히 High Quality 만들기 위해 어깨 힘 주지 않기 때문에 엉뚱하고 내 친구의 일상을 보는 것 같은거죠. 그런데 소속사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그런 영상 제작하다가 자칫 의도치 못한 실수가 있거나 법적인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은 감수하고 믿고 가는 것입니다. 덕분에 팬들 입장에선 저 멀리 하늘에 떠있는 별이 아닌 옆 동네에 있는 친근한 형/오빠와 같은 느낌을 주게 되는 것이죠. 2017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시상식 공연 이후 파티를 가지 않고 바로 숙소로 돌아와 ARMY를 위해 V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팬들에게 어떤 다른 스타에게서도 볼 수 없는 친근함을 준 것입니다. 


그들의 소셜 활동을 좀 더 까보면, 각자 재주가 좋다보니 앨범에 실리지 않는 비공식 음원을 만들어 블로그에 무료로 공개합니다. 다른 가수의 곡을 커버하거나 서로의 파트를 바꿔 부르는 등의 음악 영상물, 그리고 일상을 재미있게 찍어 올리는 방탄밤, 팀 트위터, 인터넷 방송, 팬 제작 컨텐츠 등 가희 방대합니다. 다른 아티스트도 소셜 활동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왜 이런 소셜 파워를 가지지 못할까요? 몇가지 그들만의 차별점이 있습니다. 1) 솔직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2) 어깨에 힘을 빼고 일상적으로 소통한다. 3) 멤버들이 직접 소통한다. 4) 소통은 마라톤, 꾸준히 한다. 가만 보면 일반적인 스타들에게는 뭐하나 쉬운게 없어 보입니다. 정말 그들이 소통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노력했는지 분명히 드러납니다. 


결국 BTS 멤버들이 컨텐츠와 소셜 활동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10대/20대에게 공감할 수 있는 보이그룹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 더, 컨텐츠 측면에서 보자면 그들은 한곡의 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나긴 서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첫번째 앨범이 10대/20대의 꿈을 노래했다면, 다음은 성장에 대해, 그 다음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게 다 줄기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앨범 내에서도 곡들간에 그런 서사 줄기가 있습니다. 치밀하게 스토리 구조를 잡고 기획해 나가는 것입니다. 한번 듣고 마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서사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죠. 가히 Masterpiece라고 할만한 그런걸 말이죠. 그리고 책에는 없지만 이런 과정에서 철저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재 세대들의 취향을 분석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다들 흥행사업이라고 얘기하는 엔터영역에서 치밀하고 정교하게 성공을 만들어낸다라 할 수 있습니다. 


# BTS로부터 배우는 사업전략

그럼 우린 BTS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저는 첫번째로 공감과 시대정신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성공한건 그들의 스토리가 시대정신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이란 기술도 시대정신과 맞아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시대정신과 고민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정 가치가 있는 문제를 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람의 마음은 움직일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멤버들이 자신들의 작품과 소셜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처럼 회사도 그럴 수 있을 때 멤버들의 포텐셜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7명의 스타가 참여하는 구조랑 100명 가까운 멤버들이 참여하는 구조는 다르겠죠. 하지만, 소속사 주도로 기획되었다면 지금의 BTS가 없었을 것처럼 멤버 각자가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제조건은 있겠죠. BTS 7명의 멤버는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위해 거의 모든 것을 바친 사람들입니다. 우리도 그만큼 헌신하고 달려갈 수 있을 때 회사가 날개를 달아줄 수 있겠죠. 그렇지 않고 의지도 없고 헌신도 없이 자유롭기만 바란다면 그건 Chaos로 가는 지름길이겠죠.


세번째는 외부와의 소통에서 BTS의 솔직하고 적극적인 소셜 활용입니다. 물론 대상으로 하는 고객이 다르고, 컨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접근할 수는 없겠지만, 돈많은 다른 기업이 하는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게 과연 더 성공적일까 의문입니다. BTS가 3대 기획사중 하나였다면 지금의 방탄은 없었을겁니다. 결핍이 필요를 만든 것이고, 그 절실함이 진정성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우리도 그런 프레임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차피 오픈소스이고 생태계와 커뮤니티가 주도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런 모습은 아닙니다. 소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 첫번째 대상은 바로 저 자신인 것 같고, 제가 어떻게 대외적으로 포지셔닝해야 할지 깊은 고민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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