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다들 별로라고 해서, 일단은 보류 중이다. 카카오톡 최신 버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SNS 타임라인을 스쳐 지나가는 불평들, 단톡방에서 터지는 한숨들. 그런데 이번 개편을 보며 든 생각이 하나 있다.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이다. 원가율이 낮은 구조로, 웬만하면 수익성이 괜찮아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 막상 숫자를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 숫자가 말해주는 것들
2020년과 2024년을 비교해보면, 그림이 명확해진다.
영업이익은 거의 제자리다. 4,500억 원에서 4,600억 원. 4년 동안 겨우 100억 원 늘었다. 문제는 영업이익률이다. 11.1%에서 5.8%로 떨어졌다.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더 흥미로운 건 개별과 연결의 격차다.
- 카카오 개별: 영업이익 약 5,000억 원, 이익률 19%
- 연결 기준: 영업이익 4,600억 원, 이익률 5.8%
자회사들이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 모기업은 건강한데, 식구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주가는 최근 반등했지만, 여전히 예전 고점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영업이익과 이익률은 개선해야 하고, 자회사 실적 턴어라운드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가장 확실한 수단, 광고
##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카카오 입장에서는 사활을 건 결정일 수도 있다. 네이버와 라인이라는 대체제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카카오는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불편함은 처음에만 불편하다. 사람은 금방 적응한다. 그리고 전 국민의 생활이 카톡에 길들여져 있다. 카카오페이로 송금하고, 카카오뱅크에서 대출받고, 카카오택시로 이동하고, 선물하기로 쇼핑한다.
단순히 메신저 하나 불편하다고 모든 것을 갈아탈 수 있을까? 당장 카톡만 지워도 연락 자체가 끊긴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유저 이탈은 생각만큼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 성공하면, 그게 길이 된다
드라마 '대행사'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길을 찾지 마세요. 성공하면 다른 사람이 그걸 길이라고 부르는 법이니까."
카카오의 이번 선택은 단기적 손실을 감수하고 장기적 수익성을 택한 결정이 아닐까. 몇 달 후, 혹은 몇 년 후에 이 선택이 성공했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이번 결정은 '길'이라고 재평가받을 것이다. 물론 유저의 관점에서는 다른 평가겠지만...
나는 여전히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다. 조금 더 지켜보려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업데이트를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