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돌아보는 내가 걸어온 길

계획과 다른 길에서 찾은 나만의 커리어

by Jason Han

안녕하세요. 대학 졸업후 제 첫 직장 시작일로부터 정확히 10년 하고도 10일이 되는 날입니다. 2015년 7월 9일, 그때의 저는 지금의 제가 될 줄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1. 뉴욕에서 시작된 첫 번째 좌절

대학 졸업 후 KPMG 뉴욕 오피스에서 IT Audit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원래 하고 싶었던 건 M&A쪽이었는데,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었어요. 그런데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H1B 비자가 떨어져 마국을 떠나야만 했던 것이었죠. 전 원래 미국에 뿌리를 내리고 싶었거든요.


2. 예상치 못한 방콕에서의 2년


긴 뒷이야기가 있지만 결국 KPMG 방콕 오피스로 가게 됐습니다. 계획에 없던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경험이 제게는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됐어요. 다른 문화, 다른 비즈니스 환경을 경험하며 시야가 한층 넓어졌습니다. 특히 태국은 이제 저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방콕에 2년만 있다가 원래는 뉴욕으로 다시 돌아갈 계획이었는데, 그 사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회사 비자 정책이 바뀌어 무산됐어요. 인생은 정말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3. 한국에서 찾은 진짜 내 길


호주로 갈 기회도 있었지만 또 다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맨땅에 헤딩하긴 싫어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KPMG Korea에 합류했는데, 이때가 전환점이었습니다. IT Audit은 정말 적성에 맞지 않았거든요. 전직을 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서 과감하게 Cross Border M&A팀으로 옮겼어요. 드디어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된 거죠.


FDD(Financial Due Diligence)와 PMI(Post Merger Integration) 업무를 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뉴욕과 방콕에서의 경험도 Cross Border 딜을 할 때 큰 도움이 됐고요.


4. 어드바이저에서 실전 경영자로


그러던 중 호주의 Wise Employment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M&A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됐어요. 피인수사 선정부터 딜클로징까지 End-to-end 과정을 도와드렸는데, 그들이 저에게 한국 법인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해 왔습니다.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안정적인 컨설팅 회사를 떠나 스타트업 같은 환경에서 법인장을 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직접 사업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더 컸어요.


2년간의 법인장 경험은 제게 정말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실제 비즈니스의 현실을 마주하게 됐거든요. 직원 채용부터 매출 관리, 현지화 전략까지 모든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5. 다시 컨설팅으로, 하지만 더 깊이 있게


그리고 지금은 삼일PWC PMI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다시 컨설팅으로 돌아온 이유요? 법인장 경험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면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이론적인 조언이 아니라 실무에서 겪어본 사람의 조언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이 부분은 실제로는 이런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라고 미리 알려드릴 수 있고, 실무진들의 고충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니 처음 계획했던 길과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지금의 저는 그때보다 훨씬 단단해진 것 같아요. 좌절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기회들도 있었지만, 모든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획과는 다른 길들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것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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