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100년 전에 그린 미래 2026년.

by 장재준



Jason Jahn Happy new_02.jpg 필자가 인공지능과 함께 디자인 한 신년 카드 입니다



2026년이라니..

어릴적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숫자의 해가 왔습니다.

서기 2026년을 소재로 한 과거의 영화가 떠올라 글을 남겨 봅니다.


metropolis2.jpg?type=w1 영화 메츠로폴리스 포스터(1927)

한 세기 전, 1927년 겨울 독일에서 한 편의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인간과 기계, 부유층과 노동자, 사랑과 혁명, 그리고 미래 도시의 화려한 비전을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프리츠 랑(Friedrich Christian Anton Lang . 1890~1976)감독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입니다. 당시로서는 손에 꼽을 수 있는 장대한 SF 무성 영화로서, 이후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 매트릭스(The Matrix. 1999) 등 수많은 디스토피아 SF 영화와 조지오웰(George Orwell)의 1984(1949년 작)와 알도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브레이브 뉴월드(Brave New World.1932년 작)와 같은 많은 책에 영감을 준 고전으로 평가됩니다.


영화 메트로폴리스는 고층 빌딩이 하늘을 가득 메운 2026년 즈음 대도시의 풍경에서 시작합니다. 찬란한 도시 위에는 부유한 계층이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는 반면, 그 아래 지하에는 수많은 노동자가 거대한 기계의 소음 속에서 빈곤한 생계를 이어갑니다. 이 두 세계의 불균형, 그 구조적 대비에서 영화는 이야기를 출발시킵니다.


주인공 프레더는 도시 통치자의 아들이지만 우연히 지하세계의 참상을 접하면서 충격을 받습니다.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고 느낌을 공유하는 여인 마리아와의 만남은 그로 하여금 도시의 불평등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한편 기술자 로트방은 로봇 기술을 이용해 혼란을 조장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노동자들은 로봇이 부추기는 혁명의 불길 속으로 뛰어듭니다.


영화는 계급 투쟁, 이념 대결과 사랑 이상의 무엇을 담고자 노력합니다. 그것은 인간성과 기술, 질서와 혼돈, 그리고 진정한 조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영화 속 명대사처럼 “머리와 손 사이의 중재자는 심장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는 계급 간 갈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열쇠가 ‘이성’도 ‘힘’도 아닌 ‘공감과 연대’라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Scene-Metropolis-Fritz-Lang.jpg?type=w1 영화 매트로폴리스(1927)의 한 장면
metropolis-1927.jpg?type=w1 영화 매트로폴리스(1927)의 한 장면

지난 한 세기 동안 우리는 눈부신 기술의 진보를 경험해 왔습니다.
자동차 보유와 비행기를 이용한 해외 이동이 일상화되었고, 인류는 달에 착륙했으며 이제는 화성 탐사까지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은 인간의 생활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꾸었고, 인공지능(AI)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발전하며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지적 노동마저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한 세기 전, 영화 메트로폴리스가 예견했던 ‘기계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는 더 이상 공상 과학이 아닙니다. 도시는 그 변화의 상징적 무대가 되었고, 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영화 속 메트로폴리스와 완전히 같지도, 완전히 다르지도 않습니다.
영화처럼 물리적으로 계층이 층층이 분리된 도시는 아니지만, 사회적 양극화는 오히려 더 복잡한 형태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공간과 오프라인 현실 곳곳에서 새로운 격차가 나타나고 있으며, 기술을 소유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데이터와 연결성의 차이는 오늘날 또 다른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되고 있습니다.

AI와 자동화는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일자리의 의미와 인간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분명 개인의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지만, 그 이면에서는 불안과 불확실성,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을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1927년, 메트로폴리스는 산업혁명이 초래한 기계화와 도시화, 계급 문제를 극단적인 이미지로 제시하며 관객에게 분명한 경고를 던졌습니다. 그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때보다 훨씬 더 거대한 변화의 문턱 앞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기술 발전 그 자체가 목적이 된 사회는 인간성을 잃을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효율과 속도는 삶의 편의성을 높이지만, 우리의 선택과 방향이 과연 인간과 공동체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묻게 합니다.


우리가 나아갈 미래는 무엇일까요.
2026년의 우리는 여전히 질문 속에 서 있습니다.


기술은 우리의 삶을 어디까지,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가.


100년 전, 메트로폴리스가 던진 질문은 그 영화가 그려낸 ‘미래’에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줍니다. 부와 기술이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자동으로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이며, 인간의 목적은 여전히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향해야 할 미래는 더 많은 기계적 생산과 더 빠른 결과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오히려 더 깊은 공감과 연대, 그리고 인간다움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에 가깝지 않을까요. 기술은 우리의 파트너일 수는 있지만, 결코 우리 삶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2026년의 새해를 맞으며, 우리는 메트로폴리스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어 우리 자신의 삶과 사회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세기 동안 인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지만, 그 기술을 무엇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여전히 우리 각자의 내면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기계와 기술이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이 시점에서, 우리는 기술적 가능성과 인간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감, 이해, 그리고 연대를 중심에 두는 삶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바랍니다.
2026년이 여러분에게 성취와 성장뿐 아니라, 진정한 행복과 인간적 연결을 되찾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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