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대기 오염을 겪는 대한민국, 원인은 무엇일까?
2019년 3월 5일 19시 30분 현재 대기질 상태를 보면 우리나라는 역대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전 지구상에서 최악의 대기 오염 지역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아래 그림은 대기 오염 지표인 미세먼지, 초 미세먼지, 화학물질(co/ 일산화탄소)별 대기질 상황으로, 구글어스, 윈드티비 등 글로벌 기상 안내 서비스 채널을 확인한 결과입니다. 대기 중 화학물질 오염 농도[1]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 지역이 전 지구상에서 최악의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윈디닷컴을 확대해 보면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이 co(일산화탄소)농도를 기준으로 최악의 대기오염 상황으로 확인 됩니다.
화면을 확대해 보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구글 어스도 우리나라와 중국이 지구상에서 화학물질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세먼지(PM10(지름 10㎛ 이하의 먼지))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중국이 최악의 상황임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초 미세먼지(PM2.5)로 나뉩니다. PM10이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μm)보다 약 1/5~1/7 정도로 작은 크기라면, PM2.5는 머리카락의 약 1/20~1/30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습니다.
PM2.5(지름이 2.5㎛ 이하의 미세먼지) 기준의 초미세먼지 농도 또한 최악의 상황입니다.
미세먼지 현황 국내 자료를 보아도 대기 측정 역사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고 합니다. 2019년 3월5일 19시40분 기준 미세먼지는 서울162㎍/㎥, 전북은 181㎍/㎥에 이릅니다. 2018년 3월 시행된 우리나라 미세먼지 '나쁨' 예보 기준인 36㎍/㎥의 다섯 배를 훌쩍 넘어서고 있습니다.
초미세먼지 또한 서울 112㎍/㎥, 충북126㎍/㎥에 이르고 있습니다. 충북의 경우는 초미세먼지 나쁨 기준인 36㎍/㎥의 4배 가량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중국발 초고농도 미세먼지에 충북 청주 지방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폐기물 소각장이 더해진 것 때문으로 예상됩니다. 충북 청주시는 전국 폐기물 20%를 소각하는 지역이지요. 이렇게 6일째 우리나라는 최악의 대기오염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해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에 따르면 2015년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는 1만1924명에 이르는 등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2]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하여 들어감으로써 각종 염증과 암 발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 중 하나로 지목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2018년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대기오염 사망자 700만명 중 70% 아시아인이며 WHO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이미 흡연 사망자 수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증기기관을 가동하기 위해 석탄을 때면서 극심한 스모그에 시달렸던 산업혁명 당시 영국인의 평균 수명은 37세에 불과했고, 공장지대 노동자와 가족들의 경우는 20세에 미치지 못했다[3]고 합니다. 물론 대기오염 뿐만 아니라, 오염된 식수, 열악한 근로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벌어진 일이지만, 극악의 대기 오염이 한 몫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6일 연속 최악의 초고농도 미세먼지 대기오염으로 '역사상 대기질 최악'의 정점을 갱신했고 내일도 이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정부는 노후 경유차량 운행 제한, 차량2부제, 화력 발전소 가동 하향 등의 비상저감 대책을 발효하여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러한 조치가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나라 내부보다는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화석연료를 대량 사용하는 중국이 적극적인 개선을 하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산둥성의 대기는 공기가 아니라, 가스 상태
몇년 전, 중국에 장기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밤에 베이징에서 출발하여 중국 동쪽 끝 항구도시인 산둥성 웨이하이시까지 10시간 가까이 차를 타고 고속도로로 이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1월, 겨울 밤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이동으로 답답해서 창을 열었더니, 생전 처음 맡아 보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매캐한 '가스'가 밀려들어오더군요. 네. '가스' 맞습니다. '공기' 아니었습니다.
그 냄새는 석탄을 태울 때의 냄새였습니다. 낮에는 연기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밤에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것이었죠. 깜짝 놀라 급히 창문을 닫았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을 때, 차에서 내리자 역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수건으로 코를 막았지만 기침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동행했던 중국인은 "중국은 주로 대기오염물질을 밤에 배출한다"고 짜증섞인 한탄을 하더군요.
중국은 아직도 대량으로 석탄을 소비하고 있으며 난방을 하거나, 전기를 생산하거나, 공장을 돌리거나 값싼 석탄을 대량 사용합니다. 화석연료를 태우면 일산화탄소가 나옵니다.
베이징 삼생환경연구원 홍하오 원장에 따르면 중국은 석탄 의존도가 무려 66%에 이르며 미국, 유럽, 일본을 모두 합한 것과 같은 양의 탄소 배출을 하고 있다[4]고 합니다.
구글어스와 윈드티비 대기오염 상황에서 보듯, 왜 중국과 우리나라가 전 지구상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가장 높은지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생각해 보면, 14억 인구 중,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동북지역 추운 지방의 수억명의 사람들이 난방을 위해 석탄을 태우기만 해도 얼마나 공기를 오염시킬 것인가는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자국의 공기질 개선을 국가 정책으로 정하고 폐기물 소각장과 화력 발전소, 대기오염물질배출 공장 등을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 동쪽 지방으로 집중적으로 이전 및 증가[5]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의 동부지방 대기는 대부분 서풍으로 대륙에서 동편 해상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공해물질을 바다쪽으로 내버리겠다는 속셈입니다. 아시다시피 바다 건너에는 우리나라가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 자국의 노력(?) 영향인지 중국 내의 공기질은 크게 개선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중국내의 대기오염은 크게 개선이 되었는데, 한국의 대기질은 더 심각해졌다'며 '중국이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쪽으로 쓰레기를 내버리고 "우리는 깨끗해졌는데 너흰 더러워졌으니 너희 책임"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전에도 중국 고비사막의 모래가 황사가 되어 바람을 타고 각종 공해물질과 함께 우리나라를 습격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지요. 중국이 이처럼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을 동부 집중 배치하고 있는데다가, 기후까지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중국쪽에서 서풍이나 북서풍이 불어왔습니다. 특히 동절기에는 북서쪽의 차가운 시베리아 대륙 고기압이 내려오는 상태에서 북동쪽으로 캄차카반도에는 저기압이 위치하는 서고동저형의 겨울철 기압배치가 유지되었습니다. 그래서 북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왔고 과거에는 고기압이 강해서 바람도 강했으나,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압 배치가 달라지고 바람의 세기가 점차 줄어들어 대기 정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발 스모그가 우리나라에 이르러 빠져나가지 않고 누적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현상은 겨울철에만 한정되지 않고 연중 상시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중국발 초고농도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극악의 피해를 주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중국은 자신들 탓이 아니라, 우리나라 탓이라고 합니다. 일부 우리나라 언론조차 중국보다 우리나라 내부의 문제가 더 크다는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다시 중국은 우리 언론의 보도를 근거 삼아, "너희 스스로나 잘하라"고 합니다. 일부 중국에 사는 교포들조차 중국 언론의 영향을 받아 중국이 원인이 아니라, 한국 스스로의 문제가 원인이라고 말하는 분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네. 물론 한 국가의 대기오염을 논할 때, 외부에서만 원인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내부에서도 막대한 양의 석탄 화력발전소와 폐기물 소각장, 전체 자동차 중 40%를 넘는 디젤 자동차 등이 있고 제대로 된 감시와 단속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한 시스템으로 인한 우리나라 내부의 오염된 공기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석탄 화력 발전소와 페기물 소각장 퇴출 등 강도높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전체 대기오염을 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큰 원인은 외부에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18년 수도권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별 원인분석’에 따르면 미세먼지 발생원인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2% 입니다. 고농도일 때는 최대 60%대에 달합니다.[6]
또한, 2019년 1월 초미세 먼지(PM 2.5) 발생 원인 분석 결과 전국 평균 국내 미세먼지 영향은 25%에 불과했습니다. 세부적으로 고농도 미세 먼지가 처음 발생한 2019년 1월 11일에는 국외 영향이 71%였지만 12일 68.7%, 13일 73.2%, 14일 78.1%, 15일 81.8% 등으로 점차 늘어났습니다. 전체 미세먼지의 4분의 3, 약 75%가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더 이해가 빠르실겁니다. 2019년 3월 7일 추가한 사진입니다.
위 이미지는 3월7일, 북풍이 불어온 덕분에 최악의 대기오염이 한반도를 지나간 상황입니다만. 중국 대륙은 여전히 대기 오염 속에 있는데요. 중국 대륙 동부에 고기압이 머물러 대기가 정체하자 자신들이 뿜어낸 대기 오염에 갇혀있는 상황입니다. 바람의 방향을 보시면 명확히 알 수 있는데 중국 동부의 대기 오염이 주변으로 퍼지고 상황이죠. 이렇게 명백한데도 눈과 귀를 닫고 '명확한' 증거를 내 놓으라는 중국 정부는 자칭 '대국'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아무튼 우리가 얼마나 이웃 복이 없는지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은 10년 이내의 비교적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온난화로 인해 대기의 특성이 정체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은 자국 대기질 개선을 위해 산둥성 등 중부 동쪽 지방에 집중적으로 폐기물 소각장과 화력 발전소를 더욱 많이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해마다 더 심해져 대기 오염의 쓰나미가 밀려올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는지 인정하고 단기간에 전향적인 개선을 이루지 않고서는 맑은 하늘을 보는 날은 앞으로 점점 더 줄어들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중국이 내 뿜는 공해 물질은 우리나라에만 해악을 끼치지 않습니다. 8,000만 한반도 인구와 14억 중국 인민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전 지구의 환경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치는 일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을 합친 것과 동일한 양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기 오염 물질을 쏟아내기 때문입니다. 이제 범 지구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요? 더 나빠지기 전에 말입니다.
맑은 하늘이 절실히 그리운 하루입니다.
[주]
[1] 구글어스, 윈드티비닷컴, 환경단체 등에서 대기중 화학물질 오염 지표로 삼고 있는 지표는 co(일산화탄소)
[2] "미세먼지 태아발달에 치명…대통령직속 특별기구 설치를"-"2015년 초미세먼지로 1만1924명 조기사망", 뉴스원 (http://news1.kr/articles/?3369247 )
[3] [양동휴 교수의 경제사 산책] 산업노동자군 탄생배경, 한국경제, 2006.06.11 (http://news.hankyung.com/article/2006060945731)
[4] 그린 아시아 포럼, 환경재단 블로그 (https://greenfu.blog.me/221375382989)
[5] 中동쪽에 소각장 227곳… 미세먼지 쓰나미 온다, 시장경제, 2018.04.26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275)
[6] 국립환경과학원의 ‘2018년 수도권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별 원인분석’ 인용 - 대한민국 뒤덮은 최악의 살인먼지 75% 중국산, 스카이데일리 2019.02.11.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대기질 #최악의미세먼지 #구글어스 #중국미세먼지 #스모그 #고농도미세먼지 #초고농도미세먼지#대기오염 #화력발전소 #폐기물소각장 #대책 #우리나라 #중국 #미세먼지이유 #왜 #발생원인 #기후변화 #맑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