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에는 이미 1,300만 개 이상의 블로그가 존재했다.
[Check Points]
2004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은 “블로그는 이미 메이저 미디어다”라는 칼럼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에서 블로그가 대표 온라인 미디어로 자리 잡은 시기는 2010년 전후로 평가됩니다.
당시 한국에는 1,300만 개 이상의 블로그에서 월 50만 개의 포스팅이 생성되었습니다. 20대 중 약 70%, 직장인 3명 중 1명이 블로그를 운영했습니다.
이 무렵 ‘파워블로거’라는 단어가 언론에 등장했고, 기자 대상 블로그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개인 온라인 미디어의 시작은 어디서부터 일까.
1999년 태어나 화려한 10년을 보낸 싸이월드일까, 아니면 2003년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네이버 블로그일까.
개인적인 의견을 더하자면, '개인'이 '브랜드'이자 '미디어'로 작동하기 시작한 시점, 즉 체계적인 온라인 마케팅 시장이 형성된 네이버 블로그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블로그의 본격적인 성장기였던 2010년 전후, 나는 아직 싸이월드에 머물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1999년 탄생해 2002년 ‘미니홈피’ 기능을 탑재한 싸이월드는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가상의 집’을 만들어 주었고, 2008년 기준 2,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으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04년 대학교에 입학한 후, 나는 하루 방문자 10명 남짓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운영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일촌은 50명을 넘지 않았고, BGM이나 배경을 감각적으로 연출하는 솜씨도 없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 시절에는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아직 희미했고, 싸이월드에서의 인기나 화제성이 현실로 이어지기까지는 지금과 비교하면 꽤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 무렵 네이버 블로그는 20대 사회 초년생과 젊은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취미이자 자기표현의 무대’로 떠오르고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 혹은 취미를 공유하는 콘텐츠들이 네이버 검색 결과에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블로그는 ‘정보의 나침반’이 되었다. 당시에는 ‘파워블로거’나 ‘상위 노출’ 같은 개념이 대중에게까지 퍼지지 않았던 때이기에 나에게는 여전히 먼 세계의 이야기였다. 나는 단지 리포트나 맛집 정보를 검색하며 남의 블로그를 읽고 정보를 얻는 ‘소비자’ 중 한 명이었다.
돌이켜보면 2010년 전후는 온라인 개인 미디어의 춘추전국시대였다. 끝없이 성장하던 싸이월드는 2010년, 전 세계 사용자 5억 명을 돌파한 페이스북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글로 소통하던 사람들은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갔고, 싸이월드는 특이점을 만들어 내지 못한 채 파급력을 잃어갔다.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내가 ‘사용자’에서 ‘창작자’로 바뀐 시점은 2012년이었다.
[Between the Lines]
2010년은 한국 온라인 미디어와 글로벌 SNS의 경계가 본격적으로 허물어지기 시작한 시기로 기억됩니다. 싸이월드와 네이버 블로그가 공존하던 시절, 그중 블로그만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는 여전히 흥미로운 연구 주제입니다.
2000년대 까지는 ‘창작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지금보다 훨씬 뚜렷했습니다. 콘텐츠가 생산되고 퍼지는 속도가 느렸기에, 영향력을 쌓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죠. 지금의 ‘속도’와 ‘자극’ 중심의 세계에서 그 ‘시간’이 가진 가치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오늘의 창작자와 마케터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