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낡은 디지털 도어록을 교체하고

낡았건 새롭건 익숙해지면 그만이다

지금 살고 있는  처음 분양받아 입주했을 때부터 써온 현관 디지털 도어록이 고장나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다가 직접 교체했다. 작업 도중 시행착오가 있어 새것 달다 말고  것을 달아 쓰다가 이틀 뒤에 다시 새것을   빼면 조금 헷갈릴  어렵지는 않았다.


전에 쓰던 도어록은 몇 해전 문제가 있어 분해 청소 후 다시 달아 써왔다. 그랬던 게 딸내미 태어나기 전이었으니 그도 최소한 6년도 더 전의 일이다. 그러니 무려 21년이나 그 자리에서 우리 집을 지켜왔다는 얘기다. 참 오래도 버텼다.


집이나 나나 나이를 먹어가니 자꾸 여기저기 고장이 나고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다 전 같지 않다. 한편으론 씁쓸하지만, 그러려니 한다. 시간이 흐르면 노화되는 게 자연스럽다. 억지로 뜯어고쳐봐야 티 나고 부작용이 생긴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는 게 현명하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자연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 싶다. 물론 인간관계는 노력하기에 따라 더 가까워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 나이와는 상관없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같은 정도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점점 더 커질 뿐.


도어록 하나 바꿨다고 헌 집이 새집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것으로 불편함 하나는 사라졌고, 쓰다 보면 그냥 원래 있던 것처럼 집과 함께,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갈 거다. 손댈 건 점점 더 많아지고, 고치고 때우는 데 힘은 더 들겠지만 익숙해지면 그만이다.


[ 2022년 6월 26일에 facebook에 올린 글입니다 ]

작가의 이전글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대하는 저널리스트의 자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