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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의 하이브리드 시대 개막

새 포르쉐 911에 쓰인 하이브리드 동력계

[ 솔직담백한 자동차 이야기, 제이슨류닷넷 웹사이트에 함께 올린 글입니다 ]


포르쉐가 새 911을 발표했습니다. 코드명이 992 II니 세대교체는 아니고 시쳇말로 '신차급 부분변경'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이번 세대 카이엔이 '뼈대만 빼고 모조리 바꾼' 것과 비교하면 변화의 폭은 좁은 편입니다. 911은 카이엔과는 성격이 다른 차고, 멋으로 타는 사람도 많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진짜 스포츠카니까 그에 걸맞은 변화를 추구했다고 보는 게 좋을 겁니다.

신형 포르쉐 911. 왼쪽부터 911 타르가 4 GTS, 911 카레라 GTS,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

예고되었던 대로 911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카레라 GTS에 들어갔는데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동력계 구성을 갖고 나왔다습니다. 포르쉐는 T하이브리드(T-Hybrid)라고 부르는데, 보도자료에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하이브리드 시스템 레이아웃과 터보차저 일체형 발전기(제너레이터)를 강조하는 표현인 듯 합니다. '터보 하이브리드'의 줄임말이라고 하는군요.

911 카레라 GTS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성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내연기관 즉 911에 줄곧 쓰여온 수평대향 6기통 '복서' 가솔린 엔진에 구동용 전기 모터를 결합한 구성이죠. 911 카레라 GTS에서 첫선을 보인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동용 전기 모터는 PDK 8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일체형인데, 최대 150 Nm (약 15.3 kg・m) 토크와 최고 40 kW (약 54 마력)의 출력을 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닌데도 구동용 전기 모터에 400V 시스템을 쓴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고출력에 필요한 고전압을 얻기 위한 방법이었겠죠. 전기 모터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는 역시 하이브리드라 용량이 1.9 kWh(총 용량)입니다. 이전 12V 배터리가 들어갔던 차체 앞쪽에 설치됩니다.

911 카레라 GTS에 쓰인 모터-제너레이터 일체형 터보차저

또다른 특이한 점으로는 모터-제너레이터 일체형 터보차저를 달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터빈-임펠러 회전축의 흡기쪽과 배기쪽 사이에 모터-제너레이터를 단 것인데요. 포뮬러 원(F1) 경주차에 쓰이는 MGU-H의 개념과 비슷합니다. 터보차저는 배출가스가 나오는 힘으로 터빈을 돌리는 것인 만큼 터보차저를 가스터빈 발전기로 만들어버린 셈인데요. 그러면서 터보 부스트압이 약할 땐 모터로 터빈을 돌려 터보 랙을 줄여버립니다. 발전은 최대 11 kW (약 15마력)까지 가능하다고 하네요.

911 카레라 GTS에 쓰인 새 수평대향 6기통 3.6 L 가솔린 싱글터보 복서 엔진

엔진은 새로 개발한 수평대향 6기통 3.6 L 가솔린 싱글터보 복서로, 이전 카레라 GTS에 3.0 L 가솔린 트윈터보를 썼던 것과 달리 실린더 보어(91mm→97mm)와 스트로크(76.4mm→81mm)를 모두 키웠지만 전보다 숏 스트로크 성향은 아주 살짝 더 커졌고요. 한편 모터-제너레이터 일체형 터보차저를 쓰면서 터보차저 갯수를 하나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 GTS

엔진 단독으로는 최고출력 485 마력 및 최대토크 570 Nm의 성능을 내지만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541 마력, 합산 최대토크는 610 Nm (약 62.2 kg・m)이라고 합니다. 최고출력은 3.0 L 트윈터보 복서 엔진을 얹었던 이전 카레라 GTS보다 61 마력 높아진 수치죠. 물론 엔진만 따지면 최고출력이 5마력 높아진 정도니 나머지는 전기 모터 덕분이기도 합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312 km,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3.0초고요.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

한편 911 카레라도 업그레이드되어 나왔는데, 상대적으로 동력계 변화의 폭은 좁아서 3.0 L 트윈터보 복서 엔진은 이전 카레라 GTS용 터보차저를 더하는 정도가 두드러질 뿐 큰 변화는 없습니다. 최고출력은 9마력 높아진 394 마력이고 최대토크는 450 Nm (약 45.9 kg・m)으로 그대로고요. 물론 최고속도와 0-시속 100km 가속 시간도 각각 시속 294 km와 4.1초(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추가 시 3.9초)로 각각 시속 1km 및 0.1초 향상되었습니다.

신형 포르쉐 911 카레라 GTS

기타 곳곳에 달라진 점들이 많지만 우선 가장 궁금했던 동력계 부분만 살펴봤습니다. 스포츠카 업체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경험해 보면, 내연기관의 약점을 전기 동력계가 보완하는 역할을 잘 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연기관의 반응이 더디고 비효율적인 상황에서 전기 계통이 특유의 빠르고 확실한 반응으로 허점을 상쇄시켜버리는 것이. 그 과정에서 이질감 없는 자연스러움을 이끌어내려면 역시 조율의 마법이 더해져야 할 텐데요. 실제 새 동력계가 어떤 느낌을 줄 지, 어디서든 제대로 시승해볼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궁금한 찹니다.


새 911은 먼저 카레라와 카레라 GTS가 나오고, 보디는 카레라가 쿠페와 카브리올레, 카레라 GTS는 쿠페, 카브리올레, 타르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카레라 GTS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카레라 4 GTS). 다만 타르가 모델은 사륜구동으로만 나옵니다(타르가 4 GTS). 독일 기준으로 출고 시작은 카레라가 늦은 여름, 카레라 GTS가 연말쯤 될 거라고 합니다.


https://youtu.be/5bfGgpSIg0

포르쉐코리아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는 신형 911 카레라 GTS가 2025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입니다. 신형 911 카레라 모델의 국내 출시 계획 및 가격은 미정이라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국내 출시 예정 모델의 기본값은 아래와 같습니다.


    • 911 카레라 GTS: 2억 2,980만 원

    • 911 카레라 GTS 카브리올레: 2억 4,620만 원

    • 911 카레라 4 GTS: 2억 3,940만 원

    • 911 카레라 4 GTS 카브리올레: 2억 5,580만 원

    • 911 타르가 4 GTS: 2억 5,6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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