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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Sungil Kang Feb 15. 2016

제주 로스터리 카페 외전

주인장의 개성따라 커피 향을 따라 찾아보는 제주 로스터리 커피  

어느 광고에서와 같이 은은한 커피 향을 맡으며 아침을 여는 나의 모습에는 현대인이라는 자긍심과 성공이  가져다주는 환희와 안락함이 배어 있다.  아침을 깨우는 모닝커피 한잔이 비록 마케팅적인 삶의 모습이라 할지라도 현대인의 대표적인 모던함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커피가 걸어온 길은 지난 하다. 알고 보면 커피는 아프리카의 이름 없는 열매는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확산되기까지 갖은 상징과 산업적 욕망이 뒤섞여 있는 결정체이며, 그 절정의 모습이 앞에서 그린 상징적 그림일 것이다.  마시기 전의 집안을 가득 메운 커피 향의 향긋함과 마신 후의 남는 진한 여운이 주는 만족감과 여유이다.

하지만 아침을 여는 음료로 운명 지어진 그날 이후 어느 날 커피는 그 자체로 존재하게 된다. 생두, 로스팅, 배전, 드립, 핸드밀 등 배우고 알아야 할 것이 많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 그것은 원두 공급과정에서의 비공정성(비싸다)과 같은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보다 세련됨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는 취향의 변화, 그리고 두 가지가 섞인 복합적인 성격이었던 것 같다. 거기에 관광 연구자로서의 흥미는 덤이다.

20세기 대표적인 르네상스적 지식인 하인리히 E. 야곱은 '커피의 역사'란 책에서 "한잔의 커피는 경이롭게 놀라운 관계의  집합체이다."라고 커피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차가 아닌 커피를 마시는 것은 취향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개인적이다. 현대인에게 취향은 상당히 중요하다. 계몽주의의 천부인권 사상이 확립된 이후 핏줄에 따른 개인 간 차별성은 유야무야 되었다.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은 자본이며 자본은 곧 취향으로 대별되었다. 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부르디외는 이를' 문화자본'으로까지 부른다. 이처럼 취향은 현대인의 세련됨, 여유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개인 간 '구별 짓기'의 중요한 논거로 사용하고 있다.

음료로 커피와 대별되는 차(tea)가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단순히  '차(tea)'는 그것이 갖고 있는 고상함과 세련됨이 한국인에게는 익숙하고 다소 폐쇄적이고 고답적인 느낌이다. 오리엔탈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반면 커피는 현대를 탄생케 한 서구적인 세련됨과 여유, 그리고 개방적이라는 느낌이다.  이런 면에서 현대적인 세련됨, 젊음을 상징하는 음료로 커피가 오늘날 대표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일반적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스타벅스는 그 정점에 있는 상징인 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연결해본다.

대중적인 스벅과 카페베네 등 프랜차이즈 커피에서 만족하던 내가 본격적으로 로스터리 카페를 찾게 된 것은 2000년대 중반 태국 방콕 여행에서의 경험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같다. 방콕의 카오산 로드가에 길거리 포장마차 카페에서 팔았던 그 커피는 생두는 어디 것이고 로스팅은 어디서 했는지는 모르지만 주문 시 갈아서 드립 해주었다. 커피를 기다리다 한잔 받아 들고 한 모금 입안에 머금은 그 순간 동안은 배낭여행객들로 뒤섞인 복잡하고 시끄러운 카오산로드가 커피 향으로 인해  나뿐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커피맛도 있구나'라는 깨닫음과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한잔의 마력에 빠진 그 순간이다. 

2000년대 말까지 한정된 제주에서 로스터리 카페를 찾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었고, 한잔의 여유 이상의 커피를 즐기기 위한 경제적 지출도 만만치 않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욕구는 강하고 경제적 여유가 없을 때 자작의 길을 걷게 된다. 이때부터는 취향은 자기발전적이 되는 것 같다. 때마침 갖춰진 인터넷 쇼핑의 편리함은 수망에서부터 간이 직화 로스팅기를 구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제주 외 국내나 해외여행 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정보가 되었다. 남들은 맛집이다 뭐 다해도 말이다. 한 달 전인 대만 남부 여행에서 세븐일레븐의 카페타임 이외에는 포기했다시피 한 그 시기에 한적한 펀치후라는 산속 마을박물관 겸 카페에서 사이펀 커피를  맛본 것은 이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간으로 기억된다. 이처럼 커피는 일상에서나 여행에서나 강렬한 갈구의 대상이고 인상적인 경험이 되었다. 하지만 낯선 여행지에서 로스터리 커피를 맛보는 것은 이처럼 인터넷의 도움만으로 해결 안될 때가 많다. 

다시 야곱의 커피에 대한 문구 "한잔의 커피는 경이롭고 놀라운 관계의 집합체이다."를 상기하면서 문구 속 '관계'라는 말에 조금 더 천착해보자. 프랜차이즈 카페나 분위기는 있지만 머신커피의 개성 없는 커피 맛을 좋아하지 않는 커피 매니아적 제주 여행자를 위해 제주 로스터리 카페를 정리해 놓았다. 여행지인 제주와의 관계가 이 카페들로 인해 더욱 끈끈 해지고 당신의 여행을 더욱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이 데이터는 아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자료라는 것을 명심하자. 제주의 모든 로스터리 카페를 다 담았으면 좋겠지만 그곳들과 나의 관계는 아직 이어지지 않았다. 새로운 관계 맺음이 이루어진다면 맵의 데이터는 업데이트될 것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아래 구글맵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제주 로스터리 카페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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