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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Sungil Kang Aug 12. 2017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Airbnb와 관광목적지 1

공유경제에 숨은 에어비앤비의 야망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don't go there, live there

에어비앤비(Airbnb)는 '공유숙박(accommodation-sharing)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제 세계 숙박시장의 거인으로 성장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에어비앤비는 오늘날 전 세계 65,000여 개의 도시에서 300만 객실 이상을 갖추고 2억 명 이상의 여행자가 이용하고 있다 한다. 이에 따라 어느덧 에어비앤비는 짧은 시간 안에 괄목상대한 성장을 이루어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유수의 세계적 호텔 체인에 비견되는 호스피탈리티 산업(hospitality industry)의 글로벌 강자로 자리 잡았다. 2008년 8월 시작된 공유 숙박서비스 에어비앤비만큼 국제 호스피탈리티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영향을 미쳤던 기업이 있나 싶을 정도로 경이로운 성장을 이룬 것이다. 


자료: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공유경제와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의 성장과 더불어 주목해 봐야 할 용어는 바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이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에 의하면, 공유경제는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의 충격 이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렌스 레식 교수에 의해 최초로 사용된 말로,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방식으로 풀이된다. 


공유경제와 관련한 다수의 논의를 살펴보면, 공유경제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서 나타나는 독점, 불공평, 경기침체, 환경오염 등의 대안을 모색하는 경제활동 과정에서 자동차, 빈방, 책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이나 부동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활동을 하여, 소유자 입장에서는 효율을 높이고, 구매자는 싼 값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소비형태의 추구하고 있다. 즉 자본주의를 넘어 시장과 국가정책의 실패라는 전통적 경제 대응한 대안적 자원배분을 목적으로 지역사회와 시민사회가 생활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실천하는 자발적이고 효혜적인 참여경제가 공유경제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전통 경제는 최대 효율성을 추구하는 데 있어 '소유', '이윤창출', '경쟁', '과잉소비', '자원고갈'을 키워드로 하는 경제라면, 공유경제는 소유 대신 공유, 이윤창출보다는 가치 창출, 경쟁보다는 신뢰, 과잉소비보다는 협력적 소비, 자원고갈보다는 자원절약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에 의해 등장했다. 


'소유에서 공유로', '빌려 쓰고 나눠 쓰는' 공유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여자와 이용자를 연결시켜주는 공유경제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2000년대 인터넷의 대중화, 이를 바탕으로 한 개인정보단말기라 할 수 있는 2007년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의 등장의 국가와 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정보에 대한 개인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한 정보의 민주화를 실현하여 공유경제 플랫폼을 낳는 기반을 형성했다. 2009년 아이폰 국내 보급 등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스마트폰의 시대는 대여자와 이용자가 언제, 어디에서나 서로 필요한 것을 파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볼 수 있다. 공유경제 플랫폼은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면서 수령하는 수수료(중개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는다.


출처: 공유경제정보센터


이런 공유경제 플랫폼의 사례는 우버나 소카와 같은 교통 공유,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장소(숙박) 공유에서 전통적인 중고물품 거래의 온라인 형태인 물건 공유, 그리고 서로 간의 지식(사람)을 공유에 이르기까지 유형의 물건에서 무형의 지식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유형으로 진화되고 있다.


숙박 그 이상을 향해, 에어비앤비의 야망


관광 연구자의 입장에서 에어비앤비에 대한 시각은 다소 불안정하고 모순적이며 이율배반적이기까지 하다. 관광산업적 시각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첫 수익을 내기까지 1,000일을 견디는 끈기와 열정으로 마침내 성공의 길을 가게 되었다는 신데렐라적 서사는 기업가가 어떻게 성공해야 하는지와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한편 관광목적지 매니지먼트의 입장에서 에어비앤비는 p2p라는 사업모델의 특성상 관리하기 어렵고 그 영향이 축적되어 언제 관광목적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운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에어비앤비가 세계적 도시인 뉴욕이나 바르셀로나, 베를린 등에서 시정부나 기존 관광업체들과 보이는 갈등 양상이 그렇다. 즉, 공유경제 p2p는 전혀 새로운 현상이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거나 진흥할 법률적 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업지역에서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에서 출타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일부에서는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로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긴 하지만 전통 경제에서 민박이나 숙박, 호텔업체가 하는 역할을 다름없이 수행할 뿐이라는 점에서 '공유(sharing)'이란 말은 비합법을 포장하기 위한 마케팅적 차원에서 용어로 말장난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UAYFXeFrRso 갭쳐이미지


세계 호스피탈리티 산업에서의 커진 영향력만큼 에어비앤비의 행보는 이 산업에서 끊임없는 주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에어비앤비는 최근 공유 숙박 그 이상을 꿈꾸는 것 같다. 특히 주목되는 부문은 에어비앤비 광고 메시지에서 읽을 수 있다. 


집에 온 것을 환영해(welcome home)


2014년에서 2016년까지 유튜브의 에어비앤비 커머셜 광고의 가장 대표적인 카피는 웰컴 홈이다. 여행자는 에어비앤비에 숙박함으로 인해 여행자인 이방인이 아닌 어딘가의 가정에 있게 됨으로써 어딘가에 속해 있다(#belong anywhere)라고 속삭였다. 에어비앤비가 초기부터 여행자의 숙박시장을 타깃으로 한 홈 쉐어링이 주요 사업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본질에 매우 충실하며, 여행자에게 소구 하는 목표도 분명했다.


출처: 유튜브(에어비앤비 광고 캡쳐)


여행은 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보는 것(don't go there, live there)


출처: 에버비엔비 홈페이지


에어비앤비가 최근 광고하고 있는 메인 카피이다. 에어비앤비는 이 카피를 통해 여행자들에게 은연중에 여행에 대한 우리의 관습적 생각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여행은 가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평범한 대다수의 여행자와 예비 여행자들에게 에어비앤비는 그것은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들이 정의 내리는 여행이란 '가는 것(go)'가 아닌 '하는 것(do)'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하냐면 가서 이곳저곳 보는(sighthing) 것에서 그쳐서는 진정한 여행이 아니며, 이방인인 여행자가 아닌 로컬(local) 같은 여행자, 진정한 여행자가 되려면 로컬처럼 살아보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속삭이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갖는 여행에 대한 로망에 살짝 기대서 말이다.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메시지를 통해 여행에 대한 패러다임 또는 경쟁요소 자체를 그들에게 유리하게 변화시켜 앞으로의 숙박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무서운 노림수를 보이고 있다. '진정성'이 상실된 현대사회에서 인간다움 찾아 떠나는 여행자들에게 이 카피보다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 있을까? 여행이 자기의 발견이라는 고전적 의미에서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더욱 고무적인 카피가 아닐까 싶다.


살아보는 것은 단순하게 며칠 여행지의 숙박시설에 묵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이는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숙박시설을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험의 거점으로 활용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또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즉, 숙박업체가 아니라 여행 경험이라는 전체를 관리하겠다는 속내를 광고를 통해 비추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에어비앤비는 이제 단순한 숙박업체가 아니라 여행 경험을 만들고 관리하는 여행사의 영역으로도 사업의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이미 이를 준비하고 있는데, 최근 에어비앤비 홈페이지를 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메뉴는 숙박시설 예약이 아니라 '트립'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그리고 호스트들이 피동적인 숙박 제공만을 할 것이 아니라 에어비앤비가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여행을 돕는 능동적인 호스트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어비앤비 호스트과 함께 하는 투어와 액티비티라는 새로운 영역을 선보이고 참여하는 호스트들에게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에어비앤비의 설립자이자 CEO인 브라인언 체스키(Brian Chesky)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우리 아이디어의 기본은 어떤 여행자가 어떤 여행지에 가기를 원한다면, 에어비앤비는 여행자가 거기서 살고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기를 원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곳에 가면 단순히 집에 있는 것 이상, 즉 그곳에서 이웃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는데, 우리의 핵심은 바로 이때 우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웃처럼 느끼게 몰두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고민했다." Our basic idea is: I want you to go to a city; you feel like you live there. When people go to a place, they want much more than just a home. They want to be part of a neighborhood. And what we are really focused on doing is, how can we immerse you into a neighborhood?


에어비앤비 홈페이스의 최 상단 메뉴는 숙소가 아닌 트립이다.


단순히 숙박을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여행의 핵심인 '경험'을 제공하며 여행시장의 패권을 움켜쥐려는 에어비앤비는 지금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를 넘나들어 아직 적절한 규제의 대상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다른 경쟁 관광사업자들에 비해 이점이 있다는 점에서 에어비앤비의 야망은 그들이 원하는 데로 이루어질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비즈니스적 관점이 아니라 관광목적지 매니지먼트적 관점에서 보면 에어비앤비 모델과 그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비수로 돌변할 가능성도 높다. 벌써부터 뉴욕 등 일부 관광목적지에서는 에어비앤비와 기존 사업자들의 여행시장 패권다툼에 따른 갈등.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과 같은 사회적 문제의 주요 원인제공자로 지목되어 세계 도처에서 그 존재의의를 도전받고 있기 때문이다.


2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홈쉐어링이 관광목적지에 미치는 갈등 요소적 측면,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의 과제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즉 에어비앤비는 관광목적지와 지역주민에게 단순히 부가적인 수익창출의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취급하기에는 대단히 민감하고 위협적인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목적지인 제주도는 이를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좀 더 범위를 넓혀보면 국내에서 대응은 어떠해야 되는지도 따져볼 예정이다.



참고자료


https://www.airbnb.co.kr/

김영균`오재환(2013). 도시재생 소프트전략으로서 공유경제 적용방안. 부산발전연구원.

크라우드산업연구소(2013). 공유경제 이야기 교육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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